삼키기와 음미하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삼키기와 음미하기

0 개 1,911 NZ코리아포스트
“자기 일은 자기가 스스로 하였으면 좋겠어요. 너무 산만해요.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벌써부터 조그만 것이 거짓말을 시작하니 정말 걱정이에요. 말이 통 안 먹혀가니 때릴 수밖에 없지요. 만화영화 볼 때나 게임할 때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얼마나 좋아. 어쩔 땐 저 아이가 내 아이인가 싶을 때가 많아요.”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한 학부모의 하소연이다. 가만히 듣고 보니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집, 우리 아이들 이야기 같은데. 엄마의 눈동자가 붉어지고 목소리가 메이는 걸 보니 꽤나 마음고생이 심했던 모양이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삼십대 중반 정도의 젊은 엄마는 말끝마다 ‘제가 교육을 잘못 시켰지요? 정말 죄책감이 들어요. 저에게 화가 나요.’ 하면서 온 몸으로 힘들어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하지만 상담을 하면서 더욱 분명한 것은 앳되게 보이기까지 한 엄마가 결과야 어쨌든 자녀를 위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였다는 것이었다. 사실 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도 우리나라 부모의 자식 사랑은 유별나다. 특히 교육열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피를 빼서라도 몸을 팔아서라도 교육을 시키겠다는 일념은 가히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 하지 않던가? 사실 말이 교육열이지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교육열이 아니라 교육 광에 가깝다. 공부를 하는 것은 자녀인데 정작 고민은 부모가 하니 주체가 전도되는 현상이다. 공부라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과정이 필수적인 것인데 무조건적으로 공부하는 행위만 강조하니 자녀들에게 공부는 일이고 귀찮은 것이며 피하고 싶은 것이 되어 자연스레 흥미를 잃게 된다. 인간이라면 고통을 줄이거나 피하려 하는 게 본능인데 교육 광에 가까운 부모에게 걸렸으니 꼼짝달싹 할 수 없다. 공부에 관하여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한 숨이라도 쉬려고 거짓말을 했다간 감시망에 걸려 그 성능만 확인할 뿐 죄인이 되고 곧바로 ‘공부 못하는 것은 하면 되지만 부모를 속이는 자식은 자식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라’ 며 칼날을 세워 인성지도를 해대니 받아들일 수 없는 전과만 늘고 아이는 강요되는 반성에 감성만 무디어 갈 뿐이다.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것은 집안 분위기나 아이 능력상 불가능하고 결국 달려들거나 가출하거나 하는 것 뿐 인데 이것도 나이가 좀 들어 이런 저런 것을 탐색하고 경험한 뒤에나 가능한 일이니 아이들은 눈치꾼이나 공부 못하는 능력 없는 아이로 남을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원조가 가정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주체의식이 없이 성장하는 자녀들은 엄마가 주는 우유만 먹고 자라나는 것과 같다.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적정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음식물을 씹어 소화시키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유아기가 지났으면서도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키니 소화불량에 걸리게 되고 다양한 병의 원인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한 사람들은 나와 남을 잘 구별 못하는 경계혼란을 경험하기 쉽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망각하여 피상적이고 단발 적 이며 판에 박힌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행동은 흔히 조급하고 게으르며 인내력이 없다. 한번도 천천히 씹으면서 음미하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소화하기보다는 습관적으로 그냥 ‘삼키려는’ 태도를 보이거나 씹을 것인지 삼킬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 항상 불안하기 때문에 깊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남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우리에게 토론 문화가 없으며, 비판은 잘하나 대안이 없고, 조급증에 걸려 있다는 식의 표현들이 자기 비하 적이라고 일축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느낌이다. 콜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차마져 마셔버리려 하는 우리의 유아기적 습성을 떼기 위해서는 우리 자녀들에게 빨리라는 이름으로 벌컥 삼키게 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화가 잘되도록 천천히 깨물고 맛을 음미하는 교육이 일상생활에서부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부, 서로 다른 두 사람(Ⅱ)

댓글 0 | 조회 2,086 | 2011.08.09
부모는 자녀를 통해 어린 시절의 삶을 보상받고자 하는 근원적 심리가 있습니다. 자녀에게 이런 저런 관심을 베풀면서 자신의 어렸을 적 아쉬움을 채우고자 합니다. 위… 더보기

부부, 서로 다른 두 사람(Ⅰ)

댓글 0 | 조회 1,948 | 2011.07.27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한 남녀가 부부가 되어 함께 살면서 갈등하는 주제는 다양합니다. 부부가 서로의 입장 차이를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대부분 양보하고 이해한… 더보기

서로 다른 것의 가치

댓글 0 | 조회 1,914 | 2011.07.12
부모 두 사람이 자녀교육에 대한 생각이나 방식이 같을 수도 있지만 대체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자녀에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숨 가… 더보기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대화요령(Ⅱ)

댓글 0 | 조회 2,071 | 2011.06.28
그만큼 우리 삶에서 감정표현은 미숙한 사람의 징표로 인정되어왔기 때문에 활발하게 표현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미숙한 사람이나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유기체의… 더보기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대화요령(Ⅰ)

댓글 0 | 조회 2,017 | 2011.06.14
부모 - 자녀간의 대화의 중요성은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부모 - 자녀간의 대화의 수준이나 질은 부모 - 자녀관계의 수준이나 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 더보기

나쁜 읽기습관이 오답 만든다

댓글 0 | 조회 2,281 | 2011.05.24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이의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어릴 때 그렇게 영특했던 아이가… 더보기

부모 언어습관, 아이 성공 좌우한다

댓글 0 | 조회 2,326 | 2011.05.10
사람에게서 가장 강한 근육은 세치 혀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세치 혀로 뱉어내는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운명을 뒤바꾼 예가 얼마나 많은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더보기

집중력을 두 배로 높이는 “5단계 생각법”

댓글 0 | 조회 2,623 | 2011.04.27
“제대로 집중하면 6시간 걸릴 일을 30분 만에 끝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30분이면 끝낼 일을 6시간해도 끝내지 못한다”고 아인슈타인은 말했습니다. 공부도… 더보기

사랑과 집착

댓글 0 | 조회 3,292 | 2011.04.12
세상의 어느 부모에게 물어도 자기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부모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에게 물어보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 더보기

자녀와 더불어 성장하는 부모

댓글 0 | 조회 1,924 | 2011.03.22
자녀를 키워본 사람이나 키우고 있는 사람은 부모노릇하기가 제일 어렵다고 느낄 것입니다. 필자도 어려서 부모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을 많이 갖고 자라서 “내가 부모가… 더보기

화를 다스리기

댓글 0 | 조회 2,179 | 2011.03.09
평상시 얌전하던 아이가 소위 욱하는 마음에 화를 참지 못하고 다른 아이나 형제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부모는 너무 놀라 처음… 더보기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 81가지(Ⅱ)

댓글 0 | 조회 2,781 | 2011.02.23
안 해야 되는 말 인줄 알면서도 화가 나면 내뱉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나는 이런 말들을 하지 않았을까? 한번 읽어보면서 자녀에 대한 마음을 잘 다스려 … 더보기

아이들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 81가지(Ⅰ)

댓글 0 | 조회 2,426 | 2011.02.08
안 해야 되는 말 인줄 알면서도 화가 나면 내뱉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나는 이런 말들을 하지 않았을까? 한번 읽어보면서 자녀에 대한 마음을 잘 다스려 … 더보기

10대를 최고로 사랑하는 7가지 방법(Ⅱ)

댓글 0 | 조회 2,397 | 2011.01.26
5.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라당신은 조건 없이 자녀를 사랑할 수 있는가?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는 있어도 아이에게 마음을 닫아서는 안 된다. 아이가 실망시킬… 더보기

10대를 최고로 사랑하는 7가지 방법(Ⅰ)

댓글 0 | 조회 2,197 | 2011.01.14
1. 자신의 십대 시절을 떠올려 보라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기억하는가? 그때 무엇을 생각하고 느꼈는가?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부모가 자신의 십대 시절을 기… 더보기

부모 바로서기

댓글 0 | 조회 2,024 | 2010.12.22
-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자녀가 어리다고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거나 또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로 그러지 말… 더보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댓글 0 | 조회 2,082 | 2010.12.08
자녀의 버릇고치는 대화법 버릇없는 자녀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올바른 대화 방법부터 익혀야 한다. “들어줄테니 말해보라”고 하고는 “그러니까 잘못됐어”라며 시비를 가… 더보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댓글 0 | 조회 2,602 | 2010.11.24
* 자녀의 인격을 무시하는 잔소리를 하지 말자.자녀가 공부하는 습관이나 행동에서 구체적인 사실만을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하나의 일에 케케묵은 일까지 끼워 넣어 … 더보기

책 읽지만 사고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댓글 0 | 조회 2,589 | 2010.11.10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이의 사고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에만 … 더보기

애들은 큰 소리를 쳐야 말을 듣는다?

댓글 0 | 조회 2,113 | 2010.10.28
생후부터 2세 정도의 시기를 어휘 폭발기라고 부를 만큼 아이들은 모국어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배웁니다. 하루가 다르게 언어 이해력이 향상되죠. 이런 언어적 발달… 더보기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최고의 기술”

댓글 0 | 조회 2,026 | 2010.10.13
좋은 부모란 자녀의 의도와 목적을 격려하고 인정해주며 끝까지 자녀가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코치로서의 부모입니다. 코치로서의 부모는 아이의 무한… 더보기

자녀를 이렇게 지도해보자

댓글 0 | 조회 2,178 | 2010.09.28
-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평생학습의 시대다. 지금까지는 대학을 졸업하면 책 덮고 공부 안해도 버틸 수 있었지만, 정보화 시대에는 매일 새로운 정보가 … 더보기

부모가 버려야 할 마음의 병 여섯 가지

댓글 0 | 조회 3,384 | 2010.09.16
모는 자칫 ‘위험한 확신’에 빠지기 쉽다. 자신이 낳고 키우는 자식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아이를 잘 키우고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더보기

성공인을 키운 부모의 20가지 습관(Ⅱ)

댓글 0 | 조회 3,487 | 2010.08.25
11. 아이의 우상을 존중해준다. 20세기를 산 부모의 우상과 21세기를 살 자녀의 우상이 같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부모의 잣대로 아이의 우상을 비웃지 말고 존중… 더보기

성공인을 키운 부모의 20가지 습관(Ⅰ)

댓글 0 | 조회 2,375 | 2010.08.11
1. 깔끔한 외모에 신경을 쓴다. 헐렁한 트레이닝 바지에 헝클어진 머리를 한 엄마, 집 안 어디서나 담배를 마구 피우는 아빠를 보며 아이들은 배울 것이 없다. 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