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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어록

0 개 1,575 안진희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갈수록 웃을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툭툭 내뱉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그 발상의 신기함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어느새 이렇게 커서 이런 말을 다하나 싶은 생각에 미소가 머금어지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식당엘 가서 밥을 먹는데 아들을 귀엽게 보신 주인 아주머니께서 옆에 있던 딸을 시켜서 아들에게 사탕을 하나 선물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에 아들에게 ‘이쁜 누나가 사탕을 줬네. 이쁜 누나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라고 했더니 아들 왈. ‘별로 안 이쁘구만.’(끙.. 벌써부터 뚜렷한 나름의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거니. 그래도 좀 이쁘다고 해주면 안 되겠니. 여자들에겐 때론 너무 솔직해서는 안 되는 거란다.)

볕이 좋길래 청소기를 좀 밀어 볼까 하고 폼을 잡고 있는데 아들 왈. ‘손님 오셔?’(으응… 너도 알고 있구나. 집에 누가 와야 겨우 청소한다는 사실을.. 민망하다. 늘 바빠서 그렇다면 이해해 줄 수 있겠니?)

유치원에서 픽업해 데려오는 길에 조용한 차 안에서 갑자기 뿌욱~ 하고 방구를 끼더니 아들 왈. ‘웁시~’ (흠.. 너 이제 키위 다 된 거니. 유치원 두 달 가더니 웁시~, 이엌.., 얌~ 같은 감탄사들은 기가 막히게 배워온다. 그래. 이렇게 시작해서 언젠가는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자연스러워지겠지? 부디 뼛속까지 키위가 되지는 말아다오. 넌 한국이 뿌리인 3대 독자니까 말야.)

아들이 뜬금없이 묻는다. ‘엄마는 여자야?’ ‘응’ ‘나는 남자야?’ ‘응’ 뭔가를 한참 생각한 아들 왈. ‘나도 크면 여자 될 거야.’(헉!! 제발 참아다오. 이 엄마가 비록 널 가지고 9달까지 딸 인줄 알고 태교를 해오긴 했지만 그래도 넌 3대 독자라구!!! 3대 독자가 순식간에 3대 독녀가 되면 어쩌란 말이냐.)

내가 잠시만 안보여도 찾아 다니며 나의 소재를 확인하는 아들은 내가 화장실에 갈 때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편안하게 똥을 눌 권리조차 박탈당했지만 그나마 변비에라도 걸리지 않은걸 위안으로 삼아야 하나. 눈치 보고 상황 봐서 똥이라도 좀 눌라치면 아들은 어김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는 ‘엄마 뭐해?’(보면 몰라? 변기에 앉아서 똥 누지 그럼 몰래 뭐라도 먹을까봐?) ‘왜 똥 또 누냐.’(흠냐흠냐… 맨날 맨날 잘 눠야지 그럼 엄마가 변비에 걸려서 한 며칠씩 똥 못 눴으면 좋겠냐..) ‘음.. 근데 이 냄새는 뭐지.’(아 놔 진짜!!!!!!!!!!)

일이 바빠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몸이 피곤해지다 보면 이전에는 그냥 좋은 쪽으로 넘어갈 일도 꼭 험악한 분위기에서 소리 지르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 컨디션이 안 좋으면 유난히 아들이 말을 안 듣는 것도 같고, 아들은 평소랑 다를 바 없는데 괜히 나 혼자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모를 일이다. 아무튼 그런 날이면 별거 아닌 일에 뚜껑이 활짝 열려서는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지르면서 아들을 몰아 세운다. 잘못한 일을 혼내는 걸로 시작했다가 울면 운다고 또 소리 지르고. 결국 내 화를 못 이겨서 우는 아들은 방에 남겨두고 씩씩거리면서 나와 버린다. 조금만 지나면 방안에 남겨진 아들의 울음 소리가 잦아든다. 울음을 그친 아들은 나에게로 조심히 다가와서 말한다. ‘엄마, 내가 울어서 미안해.’(짜식. 니가 더 어른이다. 엄마는 감정 조절도 못하는데 넌 벌써 화해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줄 줄도 알고 있으니. 부디 맨날 뚜껑 열리는 엄마를 용서해..)

웰링턴 예술기행(Ⅳ)

댓글 0 | 조회 2,334 | 2012.03.27
▶ Museum of Wellington City & Sea 예술아카데미 갤러리(NZ Academy of Fine Art)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웰링…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Ⅲ)

댓글 0 | 조회 2,566 | 2012.03.13
▶ NZ Academy of Fine Arts & NZ Portrait Gallery 국회의사당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레스토랑과 카페…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Ⅱ)

댓글 0 | 조회 2,207 | 2012.02.29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웰링턴의 국회의사당(Parliamnet)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들에게 과거를…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Ⅰ)

댓글 0 | 조회 2,313 | 2012.02.15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의 기운 때문에,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오클랜드의 해변과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그리웠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입고 온 원…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2,339 | 2012.02.02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는 포도밭은 지평선과 닮아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묘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분…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1,518 | 201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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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heke island of Wine(Ⅰ)

댓글 0 | 조회 3,280 | 2012.01.18
오클랜드에서 페리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와이헤케섬(Waiheke Island)는 와인의 섬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Ⅱ)

댓글 0 | 조회 4,061 | 2011.12.13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소위 디지털의 정보화로 요약되는 첨단 과학·기술 시대이다.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었지만, 개인…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Ⅰ)

댓글 0 | 조회 2,696 | 2011.11.23
다가오는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여러 가지 상황과 일로 마음이 복잡했다. 음악이 내게 주는 위로에 익숙해지기 시작한지가 언제부터였는지, 이제는 습관이… 더보기

See the Sea in Tauranga

댓글 0 | 조회 2,410 | 2011.11.10
금방이라도 하늘과 닿을 것 같은 푸른 바다의 위를 가르며 길게 뻗어있는 도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망가누이산 정상에서 나는, 타우랑가를 보았다. 노동절을 위한 …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400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725 | 201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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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75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1,727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34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810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717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719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773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현재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576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675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148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741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717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338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