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0 개 2,396 박건호
또 비가 온다. 일주일 넘게 햇빛을 보지 못하고 살고 있다. 비가 오면 떠오르는 시간 몇 가지가 있다.

아주 어렸던 16살에, 나는 독특한 패션으로 거리를 쏘다녔었다. 거대한 굽을 가지고 있는 구두 위에 검은색 스키니진, 허벅지를 감싸고 있는 번쩍거리는 체인들. 온갖 뜻 모를 글자가 적혀진 색이 바랜 티셔츠와 검은 라이더스. 왁스로 범벅을 한 머리는 항상 빳빳했고, 얼굴은 새하얗게 화장을 하고 다녔다. 그 얼굴 위에는 선글라스에 가까운 색안경을 착용했다. 열 손가락 모두 반지를 끼고 다녔고, 양 손목에는 늘 팔찌가 찰랑거렸다. 지금도 흔치는 않지만, 당시로서는 더더욱 흔치 않았다. 당시 여자친구의 패션 또한 비슷했다. 그렇게 둘이 손을 잡고 온 거리의 주인이 된 것처럼 쏘다녔다. 우리는 비가 오면 비를 맞는 것을 좋아했다. 늘 장마철이 오면 커다란 수건을 가방에 넣고, 미지근한 비에 온몸이 흠뻑 젖으면, 근처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서로의 머리와 비가 잔뜩 묻은 젖은 옷을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술을 마셨다. 옥탑방에 살던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 파전을 종종 해먹고는 했었다. 촌스러운 초록색 갑바천 아래에서, 혼자서 때로는 여자친구와 가끔은 친구들과. 막걸리와 파전, 구운 두부같은 것들을 먹고는 했다. 갑바천은 투둑투둑 소리를 내며 빗물을 떨구어내고, 파전은 기름 위에서 치이이익 하며 익는다. 빗물이 조금 묻어있는 막걸리 병들이 서로의 손을 오가고, 밤이 되도록 비는 그치지 않는다. 계속해서 후덥지근한 옥상의 콘크리트 바닥 위에 뜨겁게 떨어진다. 비가 내리는, 어딘지 모를 가여운 평화의 시간. 그 고요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다고 느끼며- 수다를 떠는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들.

군대에서의 비는, 정말 굉장한 추억이다. GOP에 올라가기 전의 마지막 훈련. 나는 심한 변의를 느끼고 삽을 들고 숲 속으로 향했다. 열심히 땅을 파고 바지를 내렸다. 순간 엉덩이 아래로 쏟아졌던 김이 펄펄나는 건강함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비는 내리고 있었다. 안경 위로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내가 보는 풍경을 점묘화로 물들였고, 나의 배설은 빗소리와 함께 상쾌하게 땅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그것은 잊을 수 없을 정도의 완벽한 상실이었다. 내 속의 모든 장기들이 자연으로 돌아간 느낌이었고, 내 안에는 오로지 심장의 고동과 빗소리만이 온 천지의 편안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웰링턴에 온 뒤,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었다. 그 아이의 퇴근시간은 저녁 너머쯤이었다. 파란 비를 맞으며 주황색 귤을 들고 그 아이가 일하는 곳으로 갔었다. 깜짝 놀라는 여자의 표정은 생각보다 보기가 좋은 것이었다.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귤을 내밀었고, 그 아이는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며 나와 함께 비를 맞으며 걸었다. 비가 오면 버스를 타고 가도 될일이었지만, 같이 걸어주는 것이 참 좋았다. 빗방울들은 유난히 그녀의 얼굴을 좋아했다. 금방 세수라도 한 듯 촉촉해지는 그녀의 화장기 없는 얼굴. 나는 빗방울들이 부러웠지만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생각했다. 내일부터는 손수건을 챙겨야겠군.

요즘처럼 비가 계속 내린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만날 때마다 비를 맞았다. 비 묻은 귤을 하나씩 까주고, 손수건으로 비를 닦아주었다. 우리의 이야기는 빗속을 부드럽게 유영했고, 절제를 잃고 곤두박질치려는 내 마음을 식물처럼 다잡았다. 다행히 우리는 이제 손을 잡고 있다.

비가 계속 해서 내린다. 전할 길 없는 그리움이 노력하지 않아도 시각화되어서 내 눈 앞에서 낙하한다. 검은 아스팔트 위의, 빗물에 젖은 벚꽃의 잎사귀들이- 마음의 손가락에 하나씩 걸려오는 어떤 존재의 쓸쓸함 같았던 것들이 그립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존재의 그리움이 나를 오히려 외롭지 않게 만들고 있다. 조금은 넓어진 혹은, 포장된 공감의 나이가 된 것인지.

일상에서 쉽게 키크는 법(2)

댓글 0 | 조회 2,669 | 2014.05.13
한의학에서는 수의 기운이 충분하면서 다른 기운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키가 잘 자란다고 본다. 키가 자란다는 것은 뼈체계(뼈, 물렁뼈, 인대 등)가 잘 자라는 것이다… 더보기

Devonport Bakery, Cafe

댓글 0 | 조회 2,955 | 2014.05.13
Devonport Stone Oven Bakery and Cafe 는 오클랜드 데본포트에 위치한 베이커리 전문 카페 이다. 모든 베이커리 제품을 직접 만들어 단골… 더보기

기부의 대상이 사라졌다? (가급적 근사원칙)

댓글 0 | 조회 3,729 | 2014.05.13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김밥할머니’를 기억하시는 독자가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기부’하면 항상 김밥할머니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더보기

생기를 주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83 | 2014.05.13
짤막하게 영화 얘기를 해볼까요? 첫 번째는 ‘백조’라는 영화입니다. 그레이스 켈리 나오는 영화인데, 아십니까? 참 우아한 여성이 남편 때문에, 10여 년 동안을 … 더보기

오래 살아야하는데.....

댓글 0 | 조회 2,543 | 2014.05.13
우연히 중국인들의 행사에 참석했다가 11살과 7살된 두 아들의 엄마로 뉴질랜드에 온 지 5년된 중국인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빠없이 아이들을 키… 더보기

한국대학교 2015입학전형 세부내용

댓글 0 | 조회 3,226 | 2014.05.01
몇일전 서울대학교에서2015 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은물론 서류평가 안내, 오해와 진실 등 참으로유용한 정보들을 발표하였다. 한국의 과거 50년교육 정책을 볼때 … 더보기

내면의식과 표면의식의 소통

댓글 0 | 조회 2,843 | 2014.04.24
두 달 전부터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기가 힘이 들었었습니다. 시간에 대한 개념도 없어져서 오늘은 잠시 잠들었다가 일어나면서 저녁… 더보기

뉴질랜드 학교에 적응 못하는 한인 청소년들

댓글 0 | 조회 5,656 | 2014.04.24
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온 경우들은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들을 겪는다. 우선 영어가 빨리 늘지 않아서 NCEA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에… 더보기

가메야마 - 만족스런 고독

댓글 0 | 조회 2,658 | 2014.04.24
출장 차 일본에 간 적이 있다. 도쿄나 교토, 오사카처럼 화려하거나 유명한 곳은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아주 구석진 도시로, 그나마 ‘도시’라는 표현을 써… 더보기

잡오퍼(Job Offer)에 대한 오만과 편견

댓글 0 | 조회 10,528 | 2014.04.24
소위 잡오퍼라고 불리는 고용제의는 취업비자와 기술이민의 승패를 쥐고 있는 “좌영어, 우잡오퍼” 중 하나입니다. 잡오퍼가 있어야 취업비자든 기술이민신청이 가능하며 … 더보기

오늘의 요리>> 오징어채 반찬, 바삭 김 무침

댓글 0 | 조회 3,662 | 2014.04.24
안녕하세요~~ 오늘도 우렁각시가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한주 한주가 빠르게 지나가고 4월이 시작됐나 했더니 벌써 중순이 되였네요. 자녀들도 텀 방학이 시작되면… 더보기

담배를 어떻게 끊어

댓글 0 | 조회 3,297 | 2014.04.24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위해 많은 시간이 남겨져 있는 듯 아주 싶게 ‘나중에’, ‘다음에’, ‘만약에 이렇게 되면’, 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지금 하지않는 것을 당… 더보기

주부(主婦) 실종시대

댓글 0 | 조회 3,196 | 2014.04.24
정신없이 흐려지는 시각을 거역이라도 하듯. 사물을 보고 느끼는 진정성은 더더욱 뚜렷해 지고 있으니 이것이 늙어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리라. 늘상 보던 주변의 물… 더보기

GUARANTEE!!!

댓글 0 | 조회 2,458 | 2014.04.24
▲ 그린경계선과 핀이 멀리있는경우 - 9번, 8번 아이언으로 Chip샷 ▲ 그린경계와 핀이 좁은 경우 Pitch샷 몇일전 한 회원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 더보기

Contracts for Difference (CFDs) are....

댓글 0 | 조회 2,438 | 2014.04.24
▶ Contracts for Difference (CFDs) are a contract between you and broker, to pay the differ… 더보기

InterCity와 Nakedbus 회사간의 송사

댓글 0 | 조회 3,182 | 2014.04.24
뉴질랜드 국내에서 장거리 여행을 해보신 분은 InterCity나 Nakedbus라는 회사를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두 회사 모두 뉴질랜드 주요 도시 사이를 … 더보기

세상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사진

댓글 0 | 조회 4,026 | 2014.04.24
▲ 사진 출처: http://www.hdwallpapers.in 바로 얼마전이었던 2014년 4월 9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XP가 공식… 더보기

일상에서 쉽게 키크는 법(Ⅰ)

댓글 0 | 조회 2,838 | 2014.04.24
1. 키가 크는 운동에는 줄넘기 달리기, 농구 등이 있는데요. 성장판에 자극을 주면서 성장호르몬 분비를 활달하게 하거든요. 줄넘기, 달리기, 농구 등은 점프를 하… 더보기

대학 지원과 추천서

댓글 0 | 조회 2,583 | 2014.04.24
대학 지원에 있어서 꼭 필요한 서류가 추천서입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과목 담당 교사 (academic teacher) 추천서를 1-2부를 요구합니다. 학교 … 더보기

부처님 오신날!

댓글 0 | 조회 2,496 | 2014.04.23
오는 5월 4일은 불기 2558년 부처님오신날입니다. 푸른 생명과 맑은 물결이 곳곳에서 고동치고, 거리마다 얼굴마다 따스한 미소가 번지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이 … 더보기

그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 주세요

댓글 0 | 조회 2,114 | 2014.04.23
요즘의 현대사회가 각자가 살아가기에도 바쁜세상이라 자녀숫자도 많이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반려견들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 더보기

수면장애(Ⅱ)

댓글 0 | 조회 2,765 | 2014.04.23
불면증이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결국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상담 전 저는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오직 환… 더보기

편안하게 하는 사람

댓글 0 | 조회 2,683 | 2014.04.23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느냐? 그 비결은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면 됩니다. 자기가 갈등이 있고 그러면 주변 사람이 편안해질 수가 없어요. 같… 더보기

Boodles Restaurant

댓글 0 | 조회 2,650 | 2014.04.23
Boodles Restaurant 는 서양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오클랜드 에 위치 하고 있으며 개인 손님부터 단체 손님까지 여행객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있… 더보기

현재

댓글 0 | 조회 2,397 | 2014.04.23
또 비가 온다. 일주일 넘게 햇빛을 보지 못하고 살고 있다. 비가 오면 떠오르는 시간 몇 가지가 있다. 아주 어렸던 16살에, 나는 독특한 패션으로 거리를 쏘다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