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기 (Ⅱ) 알 수 없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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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 (Ⅱ) 알 수 없는 인생

0 개 2,849 박건호
내가 곡을 쓰는 방식은 사실 굉장히 간단했다. 가사를 주욱 써 놓고, 기타로 코드를 하나씩 잡다가 맘에 드는 코드 진행 방식을 찾는다. 그리고 흥얼흥얼거리며 가사를 수정해나가며 1절을 만들고 후렴구를 만든다. 화성도 모르고, 악보도 못 읽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

사실 유일하게 보는 티비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내게 이런 이유없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윤미래가 유재석에게 이런 말을 던진다. “음악적 지식이 없어도 느낌으로 작곡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실제로 있다.” 아, 그렇구나. 그렇다면 이것이 작곡인가? 작곡이겠지? 들어서 자연스럽다면 되는 것. 후일 <무한도전>은 내게 한 번 더 용기를 심어주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차츰 “나의 곡들”과 “우리의 곡들”이 생겼고, 이메일을 통해 가사와 곡을 주고받던 J와 나는, 반응이 궁금해져 전역한지 얼마 안 된 2010년- 청주와 목포, 대전 등을 오가며 버스킹을 시도하게 되었다. 새로 합류한 보컬 K, 카혼 하나, 기타 한 대. 모두 작은 중소도시 규모들이었던데다, 당시 한국에서 홍대 이외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것은 흔치 않았다. 결과는 박카스와 빵, 만 원 정도의 용돈.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반응들을 만났다. 대부분 긍정적이었고, 때로는 동정적(?)이었던 그들의 리액션에 나는, 영화나 글 이외에 또다른 표현방식을 서서히 습득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습득의 도중에는 결별도 생겨났다. 2011년. 그 해에 보컬 K군은 캐나다로, 나는 졸업영화를 찍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1차적인 과거를 정리한다는 이유로, 학교의 녹음실을 빌려 3일에 걸쳐 우리 음악 중 세 곡을 선정해 녹음하기로 했다. 녹음은 겉으로 보기엔 순조로웠다. 하지만 - 이유는 모르겠지만- 평소에 내가 작곡을 시작하게 된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J, 녹음 디렉팅을 영화연출처럼 하는 나 때문에 목이 다 쉬어버린 K군, 녹음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스튜디오 녹음을 하다가 좌절해버린 나. 모두들 성격이 착해서 내색은 못했지만,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셋이 모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겠구나, 하고.

정말로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고, 우리의 연락은 조금씩 뜸해져갔다. 녹음한 것으로 디지털싱글이라도 내자는 말은 그야말로 바램이 되었다(앨범을 내기엔 녹음상태가 너무 빈약했다) 그리고 학교에선 시위를 하고, 졸업영화는 엎어지고, 다른 일들은 많이 들어오고, 나는 패닉상태가 되었다. 이어 뉴질랜드에 왔다.

뉴질랜드에 와서는 칼럼을 쓰게 되고, 일자리를 구하였으며, 삶은 점점 안정기로 접어들고, 화산처럼 부풀어 올랐었던 나의 패닉상태도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 이라는, 내 삶의 끝을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다. 뜬금없이 목표로 정한,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필요한 사람일까 필요하지 않은 사람일까? 사람은 꼭 타인의 필요로 인해 살아지는 것인가? 스스로에게서 자존감을 찾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타인이란 내게 소통의 도구인가, 소통의 결과인가. 그 때, 철학자 믈라덴 돌라르와 <무한도전>이 한 번 더 나를 흔들었다.

슬라보예 지젝의 책에서, 돌라르는 이렇게 말한다. “주체는 호명의 결과로 출현하기는커녕 오직 호명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실패할 때, 그런 한에서만 출현한다” 물론 전체적인 문맥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주체, 호명, 출현 그리고 문턱. 나를 감싸고 있던 단어들의 문장이 당시의 나에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무한도전> 의 박명수가 자신은 이제 작곡가라며 조그만 신디사이저 하나 맥북 하나를 들고 나와 “초조하게 거들먹거리는 꼴”이란! 두 사람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짚어내었다. 그 두 사람이 개그맨 박명수와 철학자 돌라르으으…였다. 이문세가 그랬다. 알 수 없는 인생이라고.

그 해 말, 나는 결국 무엇인지 모르면서도, 또한 그러기에 목표가 되어버린 “어디에나 있는, 어디에도 없는”에 대한 끝이 궁금하여- 뉴질랜드에 조금 더 오래 머무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워크비자가 나오던 날, 나는 곧바로 악기점으로 달려가 모니터 스피커와 마이크, 사운드카드와 신디사이저를 샀다.

홈 레코딩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였다. 그래, 나도 초조하게 거들먹거려보고 싶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기로에 서 있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나는 그 무엇도 아닌 그저 어떤 “주체”로서 스스로를 호명해보고 싶었다. 자아의 문턱도, 스스로를 호명하면 호명할수록 조금씩 닳아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고생과 설렘 속에 모든 세팅이 끝나고, 2014년을 목표로 딱 두 장의 앨범 발매를 위해- 나는 화성도 모르고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무턱대고 건반을 눌러보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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