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기 (Ⅲ) 요괴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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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기 (Ⅲ) 요괴의 기다림

0 개 2,389 박건호
원래는 화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만히 무엇인가 보는 것을 좋아했었습니다. 구름을 입에 문 새들이 태양 근처로 날개를 퍼덕이는 모습, 나뭇잎을 습관적으로 흔드는 바람의 흔적, 출렁이는 물결 아래 굶주린 것처럼 하느적거리는 미역의 손짓.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그림책들은 벼랑 끝에서 형형하게 빛나며 긴 눈빛을 내 뺨에 비벼대었습니다. 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를 캔버스 위에 열심히 스케치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농구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이클 조던의 혓바닥과, 자욱한 갈색 위에 검은 선을 찍찍 그어놓은 농구공의 움직임. 그런 것들이 신처럼 위대해보였습니다. 흙먼지가 잘게 날리는 운동장 위에 농구공을 튀기어 볼때면, 또 땀에 젖은 목덜미에 그 먼지의 냄새가 서늘하게 묻을 때면, 링 위에 뱅글 뱅글 도는 공처럼 제 마음의 방도 둥글게 충만해졌더랬습니다. 그렇게 온 동네를 쏘다니고도 모자라, 방에 걸어놓은 새가슴팍만한 농구대 위로 끝없이 공을 던졌습니다. 공은, 그것이 골이든 아니든 던져도 던져도 다시 튀어올라 어디론가 흩어졌습니다.

어디론가 흩어졌습니다. 무수한 텍스트들이 제 마음 속에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읽고 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제 나이 11살. 뜻을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제 머릿속의 발목을 참방참방 걷어냈습니다. 언어의 근육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날마다 사전의 얇은 종이들이 백열전구처럼 번뜩였습니다. 낯선 언어들의 울림으로 땅재주를 넘는 서커스단마냥 허영에 가득 찼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사람들이 촘촘히 매스게임을 준비할 때, 저는 원숭이처럼 붉은 롱커튼을 기어올라갔습니다. 절벽이 절벽인지 모른 채 절벽을 두드려대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굶어죽고 싶니?

벗겨진 입천장처럼 나는 현실을 참아가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허리를 비스듬히 숙인채 책상 위에 앉아, 오래된 가식과 정갈한 낙서를 손으로 줍고 눈으로 흉내를 내는 것. 당시의 계절은 그러한 것들이 정해진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는 불현듯 창문이 닫힌 별들을 보았습니다. 별들이 모두 창문을 닫은 채 머리를 조아리고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망상의 심해와도 같았던 의자에서 일어나, 별들의 창문을 하나하나 열고 싶었습니다. 멎지 않은 하늘의 숨소리를 보았습니다.

웹 디자이너. 15살. 컴퓨터의 책들은 모두 큽니다. 마치 축 늘어진 꽃잎의 혀와도 같이. 저는 꽃잎을 모두 닦아내어 조그만 기계를 집어 레일 위를 달리는 열차처럼 소리를 내었습니다. 새로운 시간 위에 단추처럼 흐르는 논리와 무규칙적 감각의 세계가 그림자처럼 길고 짙게 마음을 구걸했습니다. 한 줌 한 줌 빛나는 코드들을 빛나는 화면 위에 던질 때마다 나는 소리없는 폭설과도 같은 부주키의 화음을 만졌습니다.

그렇게, 그 이후에도 계속된 변화들.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제 손이 닿을 수 있던 별들 이외의 빛들은 너무도 멀었습니다. 음악, 미술, 글, 컴퓨터.. 너무도 멀었기에 보이지 않아서, 저는 그만 의자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날카로운 적의와 뒤척이는 풍경.

넌 누구냐. 누군데 의자를 쌓는 것이냐.

무너진 의자들.

무너진 의자들을 재빠르게 크로키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의자 아래에서야 알았습니다. 비어있는 것도 충족이라 부를 수 있음을 잊어버린 채, 스며드는 허무를 버둥거리며 거부하려 드는 본능적 고갯짓이 너무 큰 탓이었습니다.

방금, 한참을 기다렸던 전화벨의 소리가 제 방의 풍경을 잘게 쪼개놓았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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