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제자와 여(女)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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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제자와 여(女)스승

0 개 1,929 오소영
잔인한 달. 사 월은 갔지만 끝없이 어둡고 답답한 오월의 나날들도 속절없이 흘러 흘러가고 있다.  

상큼하게 가슴 뻥 뚫리는 그 무슨일은 없을까? 고국은 물론이지만 외국에 나와 사는 우리 한인들 모두도 너나없이 가슴속에 돌을 묻고사는 요즈음이다.  

오 월은 가정의 달. 십 오일은 스승의 날이기도하다. 어느 날인가 우연찮게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마치 전기에 감전된듯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사람을 만났다. 

옛날 교직에 몸 담았던 노 스승의 제자 이야기였는데 너무도 인간적인 가슴 뭉클한 스토리에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파삭하게. 메말라가는 감성에 한모금 시원한 생수가 흘러 들어가는 듯 잠깐이지만 답답하던 가슴이 후련해 지고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절로 번졌다.

그 선생님은 지금 팔 십대. 

아득히 흘러간 옛날 옛적 이야기였지만 누렇게 빛바랜 추억만이 아니고. 반세기도 훨씬지난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현재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더욱 찐한 감동이었다.

학교를 갓 졸업한. 꿈에 부풀은 열 아홉살. 처녀 선생님의 첫 부임지는 어느 지방도시의 산골 초등학교였다. 

희망찬 미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아이들과의 만남에 가슴이 설레었다. 그런데 뜻밖에 복병이 있을줄이야. 늘 늦게 2교시가 지나서 등교하는 아이가 하나있어 ‘설마 오늘은 아니겠지’ 하면서 한껏 인내심으로 버텨내 보았지만 달라지지가 않았다. 왜 늦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없고 그냥 울기만 해서 왕초보 선생님을 너무 힘들게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해도 소용없고 그 애의 대답은 언제나 울음으로 일관할뿐 안타까웠다.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는게 틀림없구나. 어느 날 집으로 부모님을 만나뵈러 가야겠다는 생각이들어 아이에게 통고를 했을 때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시 울음보를 터트린 그 아이 옆에있던 어떤애가 다급하게 끼어들었다.  

“선생님, 안돼요.” 하면서 우는애의 눈치를 보는것 같더니 “저 애 엄마는 계모에요. 근데 장사하는 장터까지 짐을 날라놓고 와야 하거든요. 안하면 혼나요” 하는게 아닌가.   

결손가정의 자녀라는걸 숨기고 싶은 아이의 불편한 마음을 알지못하고 나약한 자존심을 건드려 늘 울게만했던 자신이 오히려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그 다음 선생님께서 특별히 어찌했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나 엄마처럼 따뜻하게 다독여 주면서 아이에게 희망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게 했음이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어느 날인가 그 애는 자기 생모가 있는 곳을 알았다며 꼭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지금같지 않은 그 옛날에 사람 찾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고민을 하던차에 그리 멀지않은 도시 미용실에서 이야기끝에 그 애 엄마를 찾을 수가 있었다.   

너무도 쉬운 우연으로 엄마를 찾게된 것은 아이의 간절한 소망때문이었으리라. 한달음에 생모 곁으로 달려간 그 아이. 후에 계모로부터 아이를 빼돌렸다는 오해를 받고 시달림을 당한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만 했다. 그것으로 아이와의 인연은 짧게 끝이났다.

하지만 아이가 바라던 따뜻한 행복은 거기에도 없었다. 생모 곁이지만 이미 재혼한 엄마의 입지가 불편한걸 눈치채고 오래 견디지 못했다. 

아이의 나이 열 세살. 결국은 가출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많은 시간이 지난뒤에야 알게되었다. 그 후 ‘삼 십년’이란 긴 세월이 지난. 어느 날부터일까? 생각도 가물가물한 옛 제자로부터 용돈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열 아홉살 꽃띠 선생님이 팔 십대가 된 지금까지 ‘삼십 팔년’ 동안을 그렇게 한결같이 용돈을 보내고 스승의 날에는 선물을 잊지 않는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이젠 정말로 그만 받자고 사양을 해도 선생님 덕분으로 큰 세상에서 제법 사람이 되었다고 고집을 꺾지 않는단다.
  
그도 이제 칠 십대가 되어 그 또레의 손주들을 주렁주렁 두었을 할아버지가 되었을텐데... 거친 세상이라고 서로를 불신하는 세태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오랫만에 사람사는 진솔한 향기에 가벼운 현깃증을 느꼈다. 그런 훌륭한 사람이 있어 희뿌연 안개속에 한줄기 귀한 빛을 뿌리고 또다시 희망을 갖고 우리는 살아가게 되는 것이리라. 이렇게 멋지게 사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정말로 살기좋은 세상이 될텐데... 

가출한 열 세살 어린 소년은 무작정 상경을 했다. 아는사람 하나 없는 낯선 땅에서 어린 소년이 발붙여 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을까? 거친 세상과 부대끼며 살았을 삼 십년 세월은 밝히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어엿한 성인이 되기까지 마음속에 간직한 선생님의 온기가 그에게 오늘을 있게 했을 것이다. 따지고보면 스승의 책임을 다한 선생님과 제자의 도리를  충실하게 실천 했을뿐인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건 교과서적인 훈시일뿐. 지켜지기 어려운 일이기에 큰 감동을 받는 것이다. 

어느 날 제자가 스승되고. 스승도 제자 시절이 있었기에 모두가 하나같은 마음이어야 하겠지만 어릴 때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항로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중요한 메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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