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계단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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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계단이라면?

0 개 1,568 김지향
봄 처녀도 아니건 만, 난 봄을 제일 좋아합니다. 한국에서나 뉴질랜드에서나 추운 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면서 살았던 거 같습니다. 남들보다 추위를 덜 타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겨울은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기에 1년 중 겨울을 제일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봄을 기다리니, 자연히 겨울이 길게 느껴지지요. 올 겨울은 한국을 다녀왔기에 그나마 좀 짧았지만, 그래도 겨울은 늘 지루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렇게 지루한 겨울이 가고 드디어 봄이 돌아왔군요. 

며칠 전에 세 모녀가 함께 산책을 하였습니다. 큰애와 둘째가 산책하러 나가면서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하기에 얼른 모자를 눌러 쓰고 따라나섰습니다. 혼자 산책하는 것보다 아이들하고 산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즐겁거든요.

계단이 많은 산책로를 선택하여 함께 걸었는데, 아이들과 달리 나는 헉헉거리면서 올라갔습니다. 20대 중반의 젊은 딸들에게는 가뿐한 계단이었지만, 50대 중반의 나에게는 아득하기만 한 계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엄마에 대한 사랑이 기특하여 열심히 뒤따라 올라갔네요.

같은 계단이라도 계단을 올라갈 때가 내려갈 때보다 더 힘겹고 시간도 많이 걸리며, 가파른 계단일수록 더욱 더 그 차가 심하기에, 될 수 있으면 완만한 길을 선택하는 나였지만, 아이들에게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내려가는 계단이 훨씬 재미있고 즐거운 가 봅니다.

아이들은 나를 신경 쓰느라 천천히 올라갔지만, 내 체력으로 아이들을 뒤따라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로부터 너무 뒤떨어지면 나와의 산책이 재미없어질까봐 기를 쓰고 계단을 올라갔었나 봅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올라갔었으니까요.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한테 의지만 하면서 살았었고, 지금도 80을 훌쩍 넘기신 노인 분들께 걱정만 끼치면서 살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시원찮은 부모를 만나서 그런지 자립심이 강한 편입니다. 

내가 딸들을 자립심이 강하게 키우려 노력하기도 했었지만,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 자립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런 환경이 딸들에게 행인지 불행인지 잘 모르겠지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가 많긴 하군요.

이번 산책도 집이 안 팔려서 우울한 엄마를 위한 이벤트였는데, 우연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가파른 계곡을 내려갔다 올라가는 산책로를 선택하여 나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네요. 객지생활을 하면서 힘들어 할 때마다 함께 마음을 모아 나를 도왔던 어린애였을 때처럼 말입니다.

한 달 내내 수제비를 끓여먹었었던 그때, 맛없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고, 맛있게 먹어주었었던 그때처럼, 지금 역시 나에게 엄청난 힘을 주고 있습니다. 아직도 가족 앞에서는 철없는 말과 행동을 자주 하는 나에게 이런 기특한 자식들이 있는 걸 보면, 내가 복이 많은 것은 틀림없습니다.

산책을 다녀오고 나서 마음이 무척 뿌듯했습니다. 엄두를 내지 않았던 산책로를 걷게 되었고,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인생에 대해 숙고를 해보았고, 나이든 어미를 배려하여 뒤돌아서서 웃으면서 기다려주는 자식의 배려와 사랑을 마음껏 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생이 계단이라면?” 이라는 질문을 받는 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준비할까요?

나는 “인생이 계단이라면, 계속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단계를 무한히 반복할 것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루에 사계절이 있는 이곳에서 살면서 하루 속에서도 일 년 속에서도 인생의 계절을 터득하면서 살고 있는데, 계단 하나에서도 우리 인생을 들여다 볼 사색의 시간을 주니, 삶이 고달프고 힘들지만, 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만물이 통해있음을 실감하게 되네요.

이렇듯 만물이 우리와 통해 있으며 맞 물려 있으니,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이 세상이지만, 결코 우리는 외로운 존재가 아닙니다. 힘들수록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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