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고수(高手), 피노누아(Pinot Noir)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와인의 고수(高手), 피노누아(Pinot Noir)

0 개 4,221 피터 황
548.jpg

어느 분야에나 고수(高手)는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를 이룬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겐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남이 알지 못하는 고통의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대체로 세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꼭꼭 숨어사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목메어 찾아 다닌다. 와인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명품(名品)일 수록 깊고 깊은 어둠 속에서 자신이 최고조의 성숙을 이룰 때까지 인고(忍苦)의 세월을 묵묵히 기다린다. 그래서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온 그들의 등장은 명품을 손꼽아 기다린 애호가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의 지존(至尊)은 누구인가? ‘세계의 100대 와인’이라는 주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매년마다 생산되는 와인을 선정한다. 미국의 와인 잡지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도 매년 두각을 나타낸 세계의 와인 중에서 대략 1만병을 선정해 100병을 골라내는 일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과 피노누아도 빠지지 않고 항상 자리를 차지한다. 또한 영국의 와인잡지 ‘디캔터(Decanter)’는 최근에 죽기 전에 먹어 봐야 할 100대 와인을 선정했다. 그 중 최상의 10개중 3개는 프랑스의 ‘로마네 콩티 와인어리(Domaine de la Romanee Conti)’에서 차지했다. 62에이커의 자그마한 와인어리에서 생산되는 10만병 중에서 귀하신 몸, 100퍼센트 피노누아의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는 일년에 6200병(500상자)정도를 생산한다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와인의 최고봉이다.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악평가들과 평론가들도 30년 동안이나 성숙되어가는 그 앞에서는 무릎을 끓는다. 라벨엔 아무런 문양도 없이 포도원의 이름만이 달랑 적혀있는 이 와인은 그 해 생산된 와인 한 병이 600만원을 호가하고 테이스팅을 한 와인 평가관이 결국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는 전설의 와인이다. 이 와인은 피노누아를 통해서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 내려는 각고의 노력으로 프랑스 동부, 부르고뉴(Bourgogne, 영어명칭은 Burgundy)지방에서 탄생되었다. 이 와인은 과일 맛이 강하고 이상적으로 숙성이 되었을 경우에는 버섯 향기가 난다고 하는 피노누아의 최고 걸작품이다. 이 와인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에 하나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멜로가 보르도지방의 대표적인 품종인 반면 피노누아가 주요품종인 부르고뉴는 보르도와는 사뭇 다른 와인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비교 대상이 된다. 바닷가(대서양)에 인접한 보르도와 내륙에 위치한 부르고뉴는 기후, 토양 등 포도가 자라는 자연환경이 대조적이다. 또한 와인을 만들 때 보르도 지방에서는 반드시 두 개 이상의 품종을 섞어 맛의 조화를 추구한다. 하지만 부르고뉴 지방에서는 단일 품종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 힘차고 개성이 강한 와인이 생산된다. 이 때문에 보르도 산은 여성적인 반면 부르고뉴 산은 남성적이라는 비유도 있다. 특히 피노누아의 경우엔 포도주의 맛을 내기 위해 다른 포도와 블랜딩(Blending)하는 일은 결코 없다. 피노누아 품종만으로 너무도 완벽하기 때문이 아닐까? 

피노누아(Pinot Noir)는 수 많은 와인 메이커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받고 그들에게 처절한 실패의 쓴 맛을 안겨 주었으면서도 그 도도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귀족적인 포도 품종이다. 재배하기가 까다롭고 병충해에도 매우 약하다. 뉴질랜드도 세계적인 피노누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말보로지역과 마틴보로지역에서 생산되었으나 최근에는 퀸스타운을 가까이에 둔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 지역의 와인이 부르고뉴와는 다르게 상큼하고 신선하며 활기차고 젊은 스타일로 주목을 받으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피노누아는 색깔이 진하지 않고 화려한 인상의 밝은 연홍색(Pale Red)이고 체리의 붉은 빛깔을 띠며 딸기나 과일 향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이런 포도의 특성 때문에 프랑스의 샤앙파뉴 지방에서는 피노누아를 훌륭한 샴페인을 만드는데 사용한다. 피노누아의 주요 산지인 부르고뉴 지방은 메마른 땅으로 석회질과 점토질, 규산토 같은 서로 다른 토양이 1미터씩 파이 껍질처럼 겹쳐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석회질의 토양에서는 향기가 좋은 와인을, 점토질의 토양에서는 성숙되고 진한 와인을, 그리고 규산토의 토양에서는 가볍고 부드러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이렇듯이 그 각각의 토양에 의한 요소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감미로운 명품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와인을 마시는 타입을 보면 성격이나 취향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와인 전문가들이 있다. 피노누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섬세하고 내성적이며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인생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하고 탐구하며 정체성을 고민하는 철학자 스타일이라고 한다.

젊은 한때 정의(正義)만이 오로지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를 자유케할지도 모를 진리(眞理)를 찾아 헤매고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서적 한 두 권쯤은 겨드랑이에 끼고 교정을 걷거나 그 두꺼운 책을 잔디밭에 베고 누워 낮잠 자는 것을 겉멋으로 즐겼다. 그 시절과 다름없는 오늘의 군웅할거(群雄割據)하는 세상 속에서 고수(高手)들은 우리에게 묵묵히 장인(匠人)정신을 충고한다. 명품(名品)은 갈고 닦는 자기성찰의 고통을 통과해야만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진지한 것이며 진실은 우리가 지키고 있는 삶의 현장에 있고 희망은 철학(哲學)도 신(神)도 아닌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차원이 넘어가는 사랑

댓글 0 | 조회 1,901 | 2015.05.26
자기 존재를 너무 드러내는 것은 사실 사랑이 아닙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해주는 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 더보기

2016 한국대학입시 바로보기

댓글 0 | 조회 2,668 | 2015.05.19
지난주 중 연세대학교 입학사정관이 직접 뉴질랜드를 방문하여 오클랜드 그라마, 크리스틴, AIC 등 연세대학 합격생을 배출한 몇학교를 방문하여 간단히 세미나를 하고… 더보기

Lava Dining-Sofitel

댓글 0 | 조회 1,762 | 2015.05.13
Lava Dining-Sofitel Restaurant는 유럽피언 레스토랑, 서양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오클랜드 시티 하버에 위치 하고 있어 많은 현지인들이 … 더보기

이민부가 제공하는 일반워크 비자 종합 안내서

댓글 0 | 조회 3,819 | 2015.05.13
뉴질랜드 이민부는 자체 홈페이지(www.immigration.govt.nz)를 통해 가능한 한 많고도 깊이 있는 정보와 가이딩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 더보기

이 또한 지나가리라

댓글 0 | 조회 2,014 | 2015.05.13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인에게 전쟁에 크게 이겨도 교만함에 빠지지 않고, 절망으로부터도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긴 반지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 더보기

치킨크럿치

댓글 0 | 조회 2,912 | 2015.05.13
쏴아아~! 샤워기에서 뿜어내는 물줄기처럼 검은 먹구름 속에서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강한 빗줄기는 바로 내 눈 앞에서 지나고 있었다. “멋있다!” 나는 한동안 자리… 더보기
Now

현재 와인의 고수(高手), 피노누아(Pinot Noir)

댓글 0 | 조회 4,222 | 2015.05.13
어느 분야에나 고수(高手)는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를 이룬 사람들. 하지만 그들에겐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남이 알지… 더보기

늦은 사춘기

댓글 0 | 조회 3,150 | 2015.05.13
며칠전 인터에 다니는 딸의 학교에서 레터가 한장 왔다. 사춘기에 들어갈 무렵의 학생들을 위해 그들이 겪을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학부모들에게 사춘기 자… 더보기

시- 작고 즐거운 조각들

댓글 0 | 조회 1,656 | 2015.05.13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소소한 방법들 중엔 시 외우기가 있다. 물론 많이는 아니고, 그저 아주 좋아하는, 항상 기억하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시 한두 개 정도. 로버트… 더보기

부처님 오신 날

댓글 0 | 조회 2,624 | 2015.05.13
5월 17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은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지혜와 복덕을 다 갖추고 있다고 선언하신 날입니다. 모든 인간의 대자유와 대열반을 … 더보기

신해철

댓글 0 | 조회 2,326 | 2015.05.13
오랜만에 글을 쓴다. 뭔가 오랜만이라는 느낌이다. 시리즈 아닌 시리즈물을 쓰다보니 어렵다. 분량조절에 실패한 탓에 자꾸 사골처럼 우려먹는 기분이다. 사골은 그래도… 더보기

선녀와 나무꾼 3편

댓글 0 | 조회 1,908 | 2015.05.13
이렇게 쥐 대왕에게서 금화살을 받아 든 나무꾼은 용마에 올라타 하늘로 향하였다. 그런데 그때 하늘을 뱅글뱅글 돌고 있던 솔개 두 마리가 갑자기 내리 닥-쳐 금화살… 더보기

아들리느 결혼식에 가슴을 치는 남자

댓글 0 | 조회 3,142 | 2015.05.13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그리고 3일 후 왕도 죽었다.’라는 표현은 사실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어느 날 왕비가 죽었다. 3일 동안 죽은 왕비를 그리워하며 애통… 더보기

아이들의 피부 상처 잘 아물게 하는 Tip

댓글 0 | 조회 2,384 | 2015.05.13
생활 가운데 발생하는 상처나 찰과상 등은 대체로 일시적 치료 후에 좋아지지만 적당하지 않은 응급처치나 면역력이 약하고 허약한 경우는 이차감염과 흉터로 오랜 기간 … 더보기

언제까지 키가 클까?

댓글 0 | 조회 3,266 | 2015.05.13
연구에 의하면 유전적인 요소는 23%정도이고 영양적인 면은 31%, 운동적인 면은 20%, 환경적인 면은 16% 정도로 유전적인 요소는 1/5정도 밖에 되지 않기… 더보기

소회-책임을 파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28 | 2015.05.12
변호사가 된지 올해로 만 10년을 찍는다. 가끔, 아주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십오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 때에도 법을 공부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 더보기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 아는 부모의 힘

댓글 0 | 조회 1,857 | 2015.05.12
상담을 하면서 종종 부모들을 오시라 해서 만나봐야 하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렇게 오시는 분들은 대개 자녀들의 문제를 이미 알고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 더보기

예방할 수 있는 질병

댓글 0 | 조회 1,943 | 2015.05.12
세상에는 참 많은 질병들이 있다. 그 중에는 여러 경로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전염성 질환이 있고 어떤 경로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달되어 옮겨지지… 더보기

쓰리 퍼팅

댓글 0 | 조회 2,207 | 2015.05.12
요즘은 골프라는 운동을 매일 존경하면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골프라는 운동은 겸손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것 같다. 조금의 교만이 보인다 하면 골프의 신은… 더보기

은행 이자도 에누리 있다

댓글 0 | 조회 2,400 | 2015.05.12
▶ Mortgage war 지금 세계는 물가가 안 올라가서 난리입니다. 물가가 적게 올라가면 우리에겐 좋습니다(microeconomics). 그런데 개인을 떠나서… 더보기

아이들이 높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1,461 | 2015.05.12
홍신자 씨가 책에 그렇게 썼더군요. 자신의 딸이 나이는 훨씬 어리지만 자기보다 훨씬 영성이 높은 아이인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요즘 태어나는… 더보기

하나의 시간

댓글 0 | 조회 2,102 | 2015.05.12
지혜로운 생각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옳은 생각은 과연 어떤걸까 생각해 봅니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항상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표현에 서툴고 감정… 더보기

키위세이버 혜택 - Welcome Home Loan

댓글 0 | 조회 2,919 | 2015.05.12
일반적으로, 주택구입에 있어 최소한 20%의 deposit을 보유하고 있어야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특정자격요건을 갖춘다면 Housing New Z… 더보기

삶의 기술을 구체적으로 가르치기

댓글 0 | 조회 2,171 | 2015.05.12
부모의 욕심이나 상처, 열등감, 콤플렉스 등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자녀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예는 주변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부모 자신의 열등감을 자녀를 통해 해… 더보기

그들의 고통, 그 대가

댓글 0 | 조회 2,244 | 2015.04.30
오늘이 누구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고, 내일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 항상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즐기면서 살으라는 글귀를 읽으면 몇초 동안 그러자고 굳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