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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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0 개 2,013 김지향
하얀 은방울이 조롱조롱 달린 것 같은 예쁜 꽃이 수줍은 소녀처럼 고개를 숙이며 우리 집 정원에서 제일 먼저 봄을 알렸습니다. 실 목련도 뒤질세라 하얗게 웃으며 봄맞이에 한창입니다. 그들을 보는 내 눈에도 봄은 찾아 왔습니다.

이제부터 주말 이틀만 제외하고, 하루에 10시간 이내로 렌즈를 착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렌즈를 끼는 시간을 잘 지키기만 한다면 더 이상의 유령실핏줄은 생기지 않게 된답니다. 이미 생겨버린 유령실핏줄이야 어쩔 수 없이 함께 공존해야만 하지만, 눈 안에 산소가 부족하지 않게 관리를 한다면 실명의 위험에서 벗어난다고 했습니다. 6개월 동안 렌즈 착용시간을 잘 지키면서 지내다가 다시 검사하기로 했습니다. 

한 달 이상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생활을 해보니 이 또한 보통 일이 아니던데, 그 생활로부터 탈피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나에게도 봄의 전령사가 도착한 것 같군요. 봄의 생명력이 온 몸을 휘감는 듯합니다.

내 머릿속에는 이미 노란 수선화가 무리를 지어 피어 있고, 탐스러운 목련꽃 아래로 어미 오리 뒤를 줄지어 따라가는 아기 오리들의 앙증맞은 모습이 보이며, 눈처럼 휘날리는 벚꽃들의 향연 속에 뛰어다니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더불어 젊은 부모들의 행복한 미소가 스케치가 되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거센 비가 창문을 세차게 때리고 있었지만, 빗소리마저도 봄을 알리는 종소리로 들려왔습니다. 봄이 온다고 특별히 계획을 한 것도 없지만, 그저 봄날의 향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산책을 하고 웃고 즐길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서 그랬나 봅니다. 

봄처녀도 아니건만 봄이 가까워지기만 하면 이렇듯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번 봄은 유별나게 더 즐거운 기대를 갖게 합니다. 걱정스러웠던 일이 잘 풀려서 그런 가 봅니다.

내일 겨울비가 기승을 부릴 것만 같은데, 남편은 꽈배기를 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 또한 듬직하고 아름답군요. 이래도 기분 좋고 저래도 기분 좋은 걸 보면 지금 나는 봄의 마법에 걸려 봄 향기에 잔뜩 취해있는 게 분명합니다.

달콤하고 따스하고 아늑하고 보드라운 봄의 담요에 푹 싸여 단꿈을 꾸는 아기 같아요. 새로 태어난 느낌이랄까요? 차가운 어둠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드디어 땅을 뚫고 나와 빛을 보게 된 새싹의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춥게 느껴져서 옷을 겹겹으로 껴입고 있었습니다. 난방비가 많이 들어도 따스한 겨울을 나고 싶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게 추위를 더 탔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난방비처럼 아까운 것도 없더라고요. 결국 평소 습관대로 난방비를 아끼게 되었고, 그 대신 든든하게 옷을 껴입고 따스한 물을 자주 먹으면서 지냈습니다. 혹여 독감에 걸릴까봐 독감백신도 맞아 두고요.

든든하게 겨울채비를 해두고 시력검사를 하러 갔었다가 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5주 이상을 겨울잠 자는 곰처럼 집안에서만 지냈었는데, 봄의 전령사를 만났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었을까요?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볍습니다.

지금 비가 거세게 내립니다. 겨울의 마지막 심술일 것으로 보이네요. 곧이어 꽃샘추위도 기승을 부리겠죠. 하지만 봄은 이미 와 있기에 거센 겨울비도 꽃샘추위도 어느덧 지나가버릴 것입니다. 
이미 봄이 와 있다니 마음이 들뜹니다. 하늘이 맑고 햇볕이 따스한 날에 예쁜 모자 눌러 쓰고 공원에 갈 것입니다. 그곳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서 깔깔거리면서 수다를 떨 것입니다. 도시락도 싸야겠어요. 오리에게 줄 빵도 넉넉하게 준비하고요. 

네잎 클로버도 찾아봐야겠군요. 아픈 친구에게 행운을 전달하게요. 미니기차도 타볼까요? 레일을 따라 달리는 작은 기차에 앉아서 사람들에게 크게 손을 흔들어주고 싶거든요. 행복한 미소를 잔뜩 머금고요. 

봄의 전령사 덕분에 소박하고 자잘한 행복이 줄줄이 사탕이 되어 내 목에 걸쳐지네요. 달콤한 행복사탕을 하나씩 야금야금 꺼내 먹으면서 달콤한 봄을 마냥 즐길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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