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각급 고등학교의 학년말 시험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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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각급 고등학교의 학년말 시험이 끝났다

0 개 1,942 김준
얼마전 각급 고등학교의 학년말 시험이 끝났다. 매년 이 때가 되면 필자의 노트에 두 부류의 학생그룹이 리스트 되는데 그 한부류는 이번 external (편의상 NCEA 이외의 과정도 함께 external로 통칭하겠다) 시험에서 성적향상을 이루거나 이미 선취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수 있을법한 그룹이고 다른 한 부류는 올해도 그럭저럭 혹은 약간의 하락을 경험할것 같은 학생들의 그룹이다. 이들을 구분하는 방법은 사실 아주 간단한데 시험이 끝나고도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자리에 와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첫번째 부류고 ‘시험공부로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한주 쉬어야 할거 같아요.’라고 연락하는 쪽이 두번째 부류다. 혹 독자들 가운데는 필자가 학원의 경영적 측면을 고려해서 이런 ‘드립’을 날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을 분도 계실 법한데 필자는 이 컬럼을 통해 영업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믿어 주셨으면 한다. 

이제 위에서 말한 두번째 부류의 ‘시험공부로 힘이 들어서 한 주 쉬어야한다’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을 한번 제기해 보고 싶다.

첫째,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는가라는 질문이다. 

과연 몸에 병이 날 정도로 공부했을까? 시험에 대한 고민과 그 결과가 인생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다가 병이 났을까? 그런데 불행히도 대부분은 무리한 밤샘 때문에 졸린것 뿐이지 정말 공부한 노력때문에 병이 나지는 않는다. 설사 밤을 새워가며 시험 준비를 정말 혼이 쏙 빠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 치자. 그렇다면 이것은 더 큰 문제다. 그동안 공부를 게을리 해왔다는 반증이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또한 몸이 힘들어 쉰다는 친구들이, 모두 다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낮잠 한숨 잔 후 게임, SNS로 또 다른 밤을 세우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두번째, 이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학년말 시험을 준비하느라 몸에 병이 나서 공부를 쉬어야 할 정도라면 External을 보고나면 더 긴 시간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거고 학년이 올라가 더 어렵고 깊이있는 공부를 할때면 일년의 반은 시험후 휴식으로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 도대체 얼마나 스스로에게 더 너그러워야 만족을 할까? 물론 우리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고 따라서 키위 학생들의 자세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고등학생쯤 되면 어느 정도 분별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번째 질문은 과연 이 학생들이 학교 연말시험의 의미를 알고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시험에는 복합적인 여러가지 목적이 있을수 있겠지만 학년말 시험준비를 본격적인 external시험준비의 신호탄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 아닌가 싶다. 간단하게 말해 Y13이 학년말 시험을 봐야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뿐이라는 이야기다. 그들이 Y14에 올라가서 새로 능력별 반편성을 할 일도 없는데 왜 학년말 시험에 신경을 써야하는가.. 가뜩이나 external 준비로 신경이 곤두선 마당에... 당연히 학년말 시험 준비하며 external 준비까지 함께하라는 학교측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웬만해서 학생들이 적절한 시기에 external 준비를 시작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학년말 시험을 치른후 보여야 할 의당한 태도는 무엇인가 생각해 보자. 학생들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한해 동안 배웠던 내용을 총 복습하고 그에 해당되는 문제들까지 풀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시험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긴장된 마음으로 긍정적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부했고 공부한 내용이 어떤식으로 테스트 되는지 그리고 시험이 끝나고 느끼는 안도감과 약간의 허탈감도 경험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시험준비했던 내용을 잊은것은 아니다. 그렇다. 바로 이때가 external 시험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 할 최적의 순간인 것이다. 한 동안 또 정신줄 놓고 공부했던 내용을 다 잊어버린 후에 처음부터 external준비를 다시 시작하는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다. 마치 집을 짓다가 계획이 바뀌어 같은 모양의 창고를 짓는다고 할때 그 간 쌓아놓은 벽돌을 다 헐고 다시 시작하지 말고 기존 작업위에 연결해 짓자는 거다. 

지난 컬럼 중 잠시 언급했던 중국인 학생 C가 기억난다. 활발하고 미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던 C는 미국 IVY league의 한 대학교 심리학과에 조기합격을 했다. 그것도 Unconditional로. 다시 말해 external에서 pass만 하면 합격이 취소되거나 하지 않는다는 말이니 시험을 발로 치러도 Pass는 할수 있는 C의 입장에서는 졸업까지 남은 3개월여의 시간을 맘 편히 지낼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셈이다. 그런데도 C는 시험 전까지 필자와의 수업을 이어 나갔다. 오히려 필자가 C의 어머니께 결코 만만하지 않은 필자의 수업료를 계속 지출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만류했었으니..

굳이 과외를 계속 해야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 C가 웃으며 그랬다. ‘아무리 합격 했어도 만약 external에서 7점을 못받으면 엄마한테 죽는다’라고..

무섭게 가르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C의 어머니는 C에게 억지 공부를 시키며 인생을 사는 자세를 가르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멀리보는 자세가 중국인들의 저력을 만들어내는구나 싶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학부모님들께 부탁드린다. 

제발 아이들이 말하는 대로 그런가 보다 하며 끌려가시지 말라고..

이 정도만 하면 충분해 하고 말할 때 그대로 믿지 마시라고..

아직은 시간 많아, 괜찮아 라고 말할 때 서둘러 채근하시라고..

나중에 본인들이 스스로 깨닭고 너무 늦었음에 절망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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