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그리고 크리스마스 데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공항 그리고 크리스마스 데이

0 개 2,218 오소영

‘크리스마스 데이’에 밖을 나가보니 너무나 조용했다. ‘쇼핑 몰’까지 문을 닫으니 세상이 달라진듯 한산했다.  

 

모두들 어디로 간 것 일까?.   

 

그들에겐 일년을 기다려 온 행복한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여행을 떠나고. 더러는 가족들과 집안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을터.    

 

삶의 역동적인 온갖 소음. 코끝에 베인 공기속의 칙칙한 냄새들. 모두가 사라지고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사위.   

 

그 고요로움이 너무 싫다. 내리 비추는 찬란한 양광에 마치 시들어 죽어가고 있는듯한 도시.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멀리 온 듯한 낯설음. 외지에 혼자 버려진듯한 소외감으로 두려움이 밀려왔다. 

 

정말로 긴 세월을 혼자서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가끔씩 외롭다는 생각을 안 한건 아니지만 그건 누구나가 경험하는 지극히 평범한 생존의 과정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저물어가는 햇살에 긴 그림자를 끌며 서성이는 늙은이의 외로움에 비하면 그건 얼마나 사치스런 투정이었는지... 이만큼 살아봐야 알게되는 인생의 진리를 젊어선 알턱이 없질 않은가.

 

지금 이 순간을 도망치지 않으면 질식할 것만 같아 무작정 집을 나선다.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런 곳을 찾아야 했다.

 

(공항으로 달리자.) 궁즉통(窮卽通)?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벗어나고픈 강한 욕구에 빠르게 작용한 두뇌. 아직은 쓸만한건가?  

 

친구 c와 나는 의기투합이 잘 되는 그런 사이로 삶이 따분하고 지루할땐 가당치도 않는 해외여행의 꿈을 꾸며 자주 공항 나들이를 하곤 했었다. 특별한 사람들만이 비행기를 타던 시절. 멋지게 여행가방을 끌고 들고 나는 사람들을 경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주머니도 헐렁하고 애들 뒷바라지에 시간도 쪼갤 수 없는 그런 시절의 엉뚱하기 그지없는 옛날 이야기다.

 

그 옛 버릇이 무심중 튀어 나온 걸까?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놀래며 혼자서 속으로 웃는다.

 

그 길을 달릴땐 언제나 다름없이 가벼운 설레임이 있다. 살짝 가슴 떨리는듯한 긴장감. 그 기분도 얼마나 자극적인가. 나쁘지가 않다.          

 

그 어느 때 보다 오고 가는 여행객들로 넘쳐나는 공항의 인파. 인파.... 희비(喜悲)가 엇갈리는 공항에는 언제나 애환의 끈끈한 정서가 흘러넘친다.

 

시간에 쫓겨 허둥대는 그들속에 섞이니 지루할 수 없는 활기가 솟아난다.    

 

문득 남들 떠나는걸 보면서 슬금슬금 여행고픔의 느낌이 찾아든다. 나이 무거워 이젠 틀렸다고 체념했던 여행에의 낭만을 일깨우는 분위기.   

 

(그래 어딘가 또 떠나보자) 불끈 자신감도 샘솟는다.

 

시장통처럼 붐비는 한 쪽.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문득 창 밖의 파란 하늘을 올려다 본다.   

누군가를 싣고 방금 하늘을 치솟은 비행기 한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파아란 물위를 노니는 한마리 백조처럼 은빛 날개를 반짝이며 유영을 하듯 북쪽으로 사라지는 비행기. 괜스레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마냥 건조해져 가는 가슴에 윤기도는 정서도 아직은 남아 있구나.    

 

천천히 아래로 내려온 내 시선에 홀 한켠 앞 쪽으로 오둑하니 혼자 앉아서 차를 마시는 노인 한 분이 보였다. 머리가 반백인 서양 할아버지. 시선이 먼 창 밖으로 고정돼 있다. 누구를 기다리는 그런 표정도 아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혹시 외국에 나가있는 가족들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을 공항에서 그려 보는 것일까? 너무나 외로워 보인다. 내 시선이 그를 감시하듯 지켜보고 있음에 스스로 놀랜다. 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는 애틋함 때문일께다. 

 

갑자기 커피를 같이 마실 친구가 내 앞에 있다는게 말할 수 없는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의견이 맞지않을 땐. 아옹다옹 다투기도 잘하지만 아마도 오늘같은 날을 대비해서 화해도 하면서 잘 지내왔나보다.

 

가족들 앨범이나 들추면서 혼자 있었으면 얼마나 쓸쓸하고 미운 날이었을까?      

 

공감하는 사람끼리 외로움을 달래고 서로를 고마워하며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으니 행복은 스스로가 만들어가는게 틀림없다.

 

오래오래 기억될 공항에서의 역동적인 느낌들. 색다른 커피 타임. 그 오붓했던 시간은 벌써 과거속으로 묻혀갔다. 멈출 수 없는 시간들. 훗날 추억이라 이름붙여 그 시간을 곱씹는 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거꾸로 된 습관

댓글 0 | 조회 2,009 | 2016.01.28
어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었던 내 습관 중 몇 가지가 정 반대로 바뀌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러 바꾸려 한 것이 아니었는데, 몸이 스스로 내 습관을 바꿔 나… 더보기

식물과 생각

댓글 0 | 조회 2,596 | 2016.01.28
8월부터, 웰링턴을 떠나 여기에 온 후 많은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고추, 애호박, 피망, 해바라기, 토마토, 가지.. 주로 먹을 것들인데, 이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보기

스코틀랜드 로열 도녹 골프클럽

댓글 0 | 조회 5,067 | 2016.01.28
지난 2012년 7월 스코틀랜드 성지 순례를 하면서 로열 도녹(Dornoch) 골프클럽을 방문했다. 1000년 전 바이킹이 배를 약탈하던 스코틀랜드 북단의 조그만… 더보기

현재 공항 그리고 크리스마스 데이

댓글 0 | 조회 2,219 | 2016.01.28
‘크리스마스 데이’에 밖을 나가보니 너무나 조용했다. ‘쇼핑 몰’까지 문을 닫으니 세상이 달라진듯 한산했다. 모두들 어디로 간 것 일까?. 그들에겐 일년을 기다려… 더보기

주방 변신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2,395 | 2016.01.28
우리 집 주방은 오래된 원목 수납장에 20년이 넘어 보이는 바니쉬가 칠해져 있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 홈스쿨링 프로젝트로 수납장과 싱크대 장을 깔끔한 화이트로 페… 더보기

바람아 바람아 바람아

댓글 0 | 조회 1,729 | 2016.01.28
글쓴이: 이 강산 바람 부는 해변에 섰다. 궁형의 아름다운 황금(黃金)의 사장(沙場)엔 개를 산책시키는늙수그레한 부부가 몇 보일 뿐 호젓하고 쓸쓸하다. 오네로아 … 더보기

피치, “올해 NZ 집값 상승률 크게 꺾인다” 전망

댓글 0 | 조회 7,413 | 2016.01.28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사가 올해 뉴질랜드와 호주의 집값 상승률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사 금융팀의 벤 뉴이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 더보기

2016년의 현명한 이자율 선택은?

댓글 0 | 조회 2,209 | 2016.01.28
지난해 연말 휴가중 필자가 운영하는 사무실에서 융자 담당 어드바이저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 내용은 시중 은행의 이자율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는 것… 더보기

바보 이야기 8편

댓글 0 | 조회 2,114 | 2016.01.28
바보 이야기 4- 황소 피터(덴마크)옛날에 매우 좋은 농장을 소유한 농부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자식이 없었고 그래서 부부는 재산을 물려줄 후손이… 더보기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

댓글 0 | 조회 4,152 | 2016.01.27
애련설 (愛蓮說) 주돈이 (周敦餌)물과 땅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의 꽃에서 사랑 할 것이 매우 많다.진(晋)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 더보기

시작은 자신의 상황을 아는 것으로부터

댓글 0 | 조회 1,659 | 2016.01.27
어떤 일을 하다보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을 때 “이게 내 능력에 한계인가?”, “정말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인가?”, “이제 정말 그만두어야 하는건가?” 하면서… 더보기

Katsura Japanese Restaurant

댓글 0 | 조회 2,412 | 2016.01.27
Katsura Japanese Restaurant 은 오클랜드 시티, 량데뷰 호텔 1층에 위치한 고급 일식 전문 레스토랑이다. 뉴질랜드의 신선한 해산물로 매력적인… 더보기

부자 3대는 못가도 먹는 것은 3대 간다

댓글 0 | 조회 2,651 | 2016.01.27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던 ‘부자 3대’ 이야기는 오늘날에 와서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다. 한 번 부자의 반열에 오르면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하기가 쉬운 오… 더보기

올바른 자세만으로도 키를 키울수 있다

댓글 0 | 조회 2,087 | 2016.01.27
현대인의 평균 신장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을 갖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옛날에 비해 평균 신장이 늘어나는 것은 후천적으로… 더보기

상식

댓글 0 | 조회 1,536 | 2016.01.27
이번 주에는 그 동안 다뤄오던 주제의 마지막으로서 대학을 다니며 수업 중에 가르치는 교과 과목 외에 습득해야 하는 기술중에 하나로서, “상식” 이라는 주제 하에 … 더보기

자녀의 생활 관리에서의 부모의 몫 정하기

댓글 0 | 조회 2,815 | 2016.01.27
자녀들은 계속 성장하고 어린아이였다가 청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어간다. 그 가운데 어린아이였을 때는 부모가 바짝 안전이나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 더보기

Bright-line Test (양도소득세) - 4

댓글 0 | 조회 1,993 | 2016.01.27
<<지난호 이어서 계속>>Bright-line Test의 예외 (Main Home)앞서 소개했듯이, 일반적으로 소유주가 거주한 집을 매각하는… 더보기

변비에 도움이 되는 음식

댓글 0 | 조회 2,520 | 2016.01.27
변비는 신경을 많이 쓰거나 예민한 성격의 사람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수분을 섭취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이 변비를 예방하지만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인 생활에서는 … 더보기

3월에 변경, 시행될 부족 인력군 리스트

댓글 0 | 조회 3,814 | 2016.01.27
2015년의 마지막 칼럼 직후에 이민부의 한-뉴 FTA 후속조처에 대한 이민법의 변경이 정식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16년도 쿼터부터 한국인 워킹홀리데… 더보기

공부의 기술 (Ⅰ) - 정리의 기술

댓글 0 | 조회 1,473 | 2016.01.27
이제 2016학년도 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두 달 여간의 긴 방학 동안 학생들은 연말 시험의 결과를 받아보았을 텐데 어떤이는 끈질긴 노력이 주는 달콤함을 맛… 더보기

사람다운 사람

댓글 0 | 조회 1,752 | 2016.01.27
요즘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사람다운 사람이 보고 싶다’ 입니다. 그런 사람이 보고 싶어요. 다들 언젠가는 사람다운 사람으로서, 스스로 생각해도 괜찮은 사람, 멋…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발생하는 차량 관련 범죄

댓글 0 | 조회 3,615 | 2016.01.20
한국만큼 대중교통이 발전하지 못한 이곳 뉴질랜드에서는 대부분 개인이나 회사가소유한 차량이 각자의발이 되고 있습니다. 차량을 사용하는 빈도가높은 만큼 다양한 차량관… 더보기

2017 한국 의과대학 지원하기

댓글 0 | 조회 17,541 | 2016.01.14
해마다 3천명의 의사가 배출되는 한국에 아직은 많지 않지만 점차 해외고 출신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오늘은 지원 자격 별로 갈수 있는 한국의대의 모든 것을 알아보… 더보기

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아이들

댓글 0 | 조회 2,173 | 2016.01.14
얼마 전부터 봄이랑, 여름이는 아빠에게 통기타를 배우고 있다. 남편은 전문 기타리스트는 아니지만, 수년간 교회에서 기타를 연주하면서 기타라는 악기가 가진 간편함과… 더보기

융합 과학의 시대 - 논리적 분석 훈련을 하자 3

댓글 0 | 조회 1,439 | 2016.01.14
필자의 지인중 한 분이 자신의 전 회사 상사에 대해 해 준 이야기가 있다. 그 분은 당시 캐나다로 기술 이민을 가신 분 이었는데 그 분이 가진 ‘기술’이라는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