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파리....

4 4,875 NZ코리아포스트
런던에서는 집을 나설 때 우산을 들고 나서고 아마존에서는 커다란 칼을 들고 나선다고 한다. 오래전 비즈니스 관계로 동료들과 같이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나들이를 한 적이 있었다. 화창한 날씨지만 하도 변덕이 심하다하여 긴 소매 옷을 입었는데 친구는 반팔 티셔츠만 입고 나섰다. 잠바라도 하나 걸치라고 권해도 친구는 문제없다며 그냥 나섰는데 세느 강변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어느새 사람들의 옷차림은 두꺼워지는데 허리춤에 묶었던 옷을 입거나 오버를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그 날 친구는 감기에 걸려 멋진 여행을 잡쳐 버렸다. 有備無患, 미리 준비하면 걱정이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나는 집 밖을 나설 때 파리채를 들고 나선다. 집안에 들어온 파리를 백날 잡어 보았자 소용이 없다. 문만 열면 어느새 파리들이 단체관광이라도 오듯 물밀듯이 몰려온다. 문 밖에서 잠복하고 있는 파리들을 모조리 잡는 게 상책인 것이다. 우리 집은 파리가 살아가기에 지상낙원 같은 곳이다. 주변에 온통 소똥과 말똥이 널려있고 닭똥도 많지 개똥도 있지 새똥은 좀 많은가, 게다가 한국 음식냄새 풀풀 풍기지 그러니 파리들이란 파리는 모조리 우리 집으로 몰려들 수밖에,

파리채로 파리들을 매일 때려 잡다보니 다양한 파리들을 보게 된다. 뉴질랜드 토종파리, 호주에서 건너왔다는 파리, 유럽파리, 한국형파리, 이민나라답게 파리도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는데 類類相從이라고 끼리끼리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종족이 한 마리라도 끼어든다면 그야말로 파리전쟁이라도 일어날 기세로 공격을 한다. 기왕 이민을 왔으면 다른 종족과도 어울릴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하긴 뭐, 파리들도 소통 문제가 있겠고 만... 파리를 잡을 때에는 파리만 한 작은 매미도 있으니 주위를 해야 한다. 7년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지상에 나와 매미로 일주일 살다 간다는데 파리채에 맞아 죽으면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아내가 투 달러 숍에서 파리채를 사왔는데 투 달러에 파리채가 4개였다. 파리를 잡을 때마다 파리채 판은 한마디씩 잘라져 나가는데 잘라져 나갈수록 신기하게도 파리는 더 잘 잡혔다. 짜리몽땅한 파리채를 들이대니 파리가 우습게 알고 도망을 가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 정말 파리채를 기똥차게 잘 만들었네, 파리의 심리까지 파악하여 만들다니...

집주위의 파리를 몽땅 때려잡자 아내가 소리를 질렀다.

“여보~ 파리 좀 그만 잡어~ 당신이 동네파리 다 잡을 거야?”

아니 파리를 잡지 말라니? 아군이야 적군이야, 파리편이야 인간편이야? 아내의 이야기는 파리채가 부서져 또 사려면 돈이 들어가니 집안에 있는 파리만 잡으라는 이야기였다.

“5달러주고 파리약 스프레이 하나 사면 1주일 밖에 더 써? 2달러주고 파리채 4개를 사면 수천마리의 파리를 때려죽일 수 있는데 말이야~ 파리채 값 아깝다고 파리잡지 말라는 인간은 내 또 처음 보내,”

아내는 파리채가 부서지지 않도록 테이프를 잔뜩 붙여놓았다. 저러다 필경 테이프 값이 더 들어가지...

슈퍼마켓에서 한국라면을 할인해서 팔고 있었다. 아내보고 좀 사라했더니 그래도 비싸다고 이 나라 라면만 잔뜩 사면서 이걸로 한국형 라면으로 끓여 준다고 하였다. 1개당 50센트라는 이 나라 라면은 양이 적어 1.5개에 고춧가루며 양념을 넣어 끓여주니 양념값이 더 들어가지 않나 싶었다. 그렇다고 맛이 어디 본토 맛이 나는가? 턱도 없다.

아들이 오클랜드를 간다하여 맛있는 짜장라면을 사오라 했더니 일반 짜장라면보다 더 비싸다고 아내가 절대 사오지 말라고 한다. 아니, 짜장라면도 못 사먹는다면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은 어떻게 시켜 먹는단 말인가? 도대체 계산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는 사람은 모두 재벌이라는 이야기인가,

지난번 폭우가 쏟아져 몇 달 전 깔아놓은 차도의 자갈들이 많이 패였는데 아랫집 폴이 트랙터로 평평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도로까지 항상 작업을 해주니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포장도로에서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비포장도로에는 세 집이 살고 있는데 우리 집이 맨 끝집이다. 도로에 자갈을 깔 때 두 집을 합한 길이보다 우리 집 길이가 더 기니 우리가 비용을 절반이상 내야하는데 이웃들은 언제나 3등분한 비용만 내라고 한다. 우리가 비용을 더 내자고 아내에게 말하면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세 집이 3등분으로 정확히 계산 했고 만 그래,”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새해에도 잼 있고 살 맛 나는 글땜에

더 행복해 지는 사람들이 마나졌음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하지님도 사모님이랑 화해하시고

그냥 좋게 좋게 지내세요.ㅎ



건강하시고 거기다 행복까지 하세요.



쎔 배상.
nznoin
어쩌면 그렇게도 우리 마누라 하고 똑같은지.....

기름값 비싸다고 가까운 주유소 놔두고 멀리까정 가서 ,,히~1.5달라 벌었다고 좋댄다..

내계산으론 필경 먼곳까지가느라 3달는 더들었을텐데 ..

님에 재미난 글을 보면서 이싸이트에 들어오게됫습니다,항상 수고 하시는 님에게 감사드림니다
왕하지
쌔엠님 안녕~

nznoin님 우리 마누라도 왕가레이에서는 오직 한군데 주유소만 간답니다.

가는길이라면 괜찮지만 역부러 가면 더 드는데... ㅎㅎ.
쌔엠
우리 마누라를 봐서 잘아는데 ,

구조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살살 달래면서 가야지요.^^

엄마의 향기

댓글 4 | 조회 5,045 | 2011.09.27
얼마 전, 손자 샘이 아빠 집에 갔다가 하루 일찍 돌아왔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었다며 엄마를 끌어안고 엄마 볼에다 연신 뽀뽀를 해댔다. 옆에서 아내가 “할미도… 더보기

어머님을 위한 기도...

댓글 7 | 조회 5,044 | 2012.03.27
“정 못 있겠으면 오세요. 네 형이 공항버스 타는 데까지 바라다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네 형은 어디 다녀오면 항상 맛있는 것을 가져오고 나한테 참 잘… 더보기

현재 파리....

댓글 4 | 조회 4,876 | 2011.02.08
런던에서는 집을 나설 때 우산을 들고 나서고 아마존에서는 커다란 칼을 들고 나선다고 한다. 오래전 비즈니스 관계로 동료들과 같이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나들이를 … 더보기

11일만의 귀환

댓글 1 | 조회 4,871 | 2011.01.25
돼지저금통에 들어있는 동전을 꺼낸 손자가 여느 때와는 달리 지폐로 바꿔달라고 하였다. 5달러짜리까지 지폐로 바꾼 손자는 작은 지갑 속에 돈을 차곡차곡 모아두기 시… 더보기

운동화

댓글 2 | 조회 4,834 | 2011.05.10
저녁에 산책을 가는데 나보다 걸음이 빠른 아내가 이야기를 하느라고 느리게 걷고 있었다. “아, 좀 빨리 걸어, 앞에 똥차가 못 가니까 뒤에 새 차도 못 가잖아. … 더보기

미녀와 돼지

댓글 7 | 조회 4,778 | 2011.09.13
딸이 괜찮은 한인 아가씨가 있다고 오빠에게 말하자 옆에서 아내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 아들아 당장 만나보아라~” “어휴~ 엄마, 지금 내 상황이 여자 만날 상… 더보기

오씨 가족의 참변

댓글 1 | 조회 4,716 | 2008.11.25
최근 들어 오씨 가족들이 나들이를 나갔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간간히 들려 옵니다. 겨우내 움 추리고 집에서만 있던 오씨들이 요즘같이 따뜻한 봄철이 되면 가족… 더보기

꽃밭에서...

댓글 2 | 조회 4,710 | 2011.07.12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살고요~ 우리들은 닭장속에 모여살아요~” 암탉들이 꼬꼬거리며 평화스럽게 노래를 불러대도 닭장 속은 그저 심난하기 만 하였다. 수탉 2마리 때… 더보기

이웃집 여인

댓글 1 | 조회 4,287 | 2008.11.11
우리 집 뒤뜰언덕에 사과나무 열 그루가 있는데 그 뒤 울타리 너머의 높은 언덕엔 커다란 숲이 있습니다. 이웃집 여인은 개를 데리고 매일 그 숲속을 산책합니다. 내… 더보기

자동차 침대

댓글 0 | 조회 4,264 | 2010.03.09
손자가 어디서 무엇을 보고 왔는지 갑자기 자동차침대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 댔다. 내가 외출을 할 때마다 손자는 자동차침대 만들 나무 사러 가느냐고 물었다. 매일 … 더보기

우리는...

댓글 7 | 조회 4,158 | 2011.08.23
요즘은 하루세끼 밥 먹듯 하루에 서 너 번씩 비가 내리니 빨래를 벽난로 옆에다 널어두는데 어머니는 빨래를 빨리 개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들랑날랑하시며 빨래를 … 더보기

앞이 안 보인다

댓글 4 | 조회 4,100 | 2011.12.23
우리 집에는 20여종이 넘는 새가 살고 있다. 푸드득거리며 날아다니는 새 몇 마리 바라보는 사이에 한해가 후다닥 지나가 버렸다. 한국에서 여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더보기

정말 공짜야?

댓글 0 | 조회 4,099 | 2008.12.09
얼마 전부터 아침에 담이 많이 나오고 피도 섞여 나오더군요. 주택 리 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직접 목수 일을 하다 보니 먼지도 많이 마시고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 더보기

괜히 왔다간다

댓글 2 | 조회 4,055 | 2012.09.12
“뉴질랜드에 사는 둘째며느리인데요. 우리 어머니 좀 바꿔주세요.” 아내가 한국의 경로당으로 전화를 하니까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어머니가 다리… 더보기

빨간 우체통

댓글 2 | 조회 4,039 | 2009.10.26
아내가 오클랜드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했다. "너 이번 주말에 올 때 한국 슈퍼마켓에 가서 부르스타 좀 사와라~ 토요일 저녁에 손님을 초대를 했는데 월남 쌈을 먹… 더보기

철의 여인

댓글 2 | 조회 4,037 | 2012.05.08
아내에게 입을 좀 벌려보라고 하고 입안을 들여다보니 모든 게 멀쩡하였다. 목젖이 붓지도 않고 입천장도 멀쩡하고 혓바닥도 매끈거렸다. 지난 일요일은 아내가 리더라고… 더보기

비굴한 선생님

댓글 2 | 조회 4,002 | 2012.03.13
우리 뒷집 말 목장 풀밭에는 수꿩의 울음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꿩 요리인데 가슴살은 날 것으로 먹고 샤브샤브요리에다 꿩 만두,… 더보기

잔혹한 전원생활

댓글 1 | 조회 3,989 | 2008.10.30
요즘 사료 값이 올라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오리를 2마리나 가져간다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공짜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 간다는 것입니다.암, 그래야지… 더보기

한국 남자는 행운아

댓글 0 | 조회 3,935 | 2009.03.10
골프클럽 매니저인 스티브는 요즘 혼자 삽니다. 스티브는 부인과 딸 둘, 아들과 같이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선생인 부인이 원래 호주 사람인데 뉴질랜드보다 수입도 높… 더보기

연상의 여인

댓글 4 | 조회 3,921 | 2012.02.01
강아지가 놀아달라고 귀찮게 굴면 나는 풀밭을 향해 야옹~ 하고 소리를 지른다. 강아지는 으르렁 거리며 달려가 목을 빼고 깡충깡충 뛰면서 풀밭을 헤집고 다닌다. 밖… 더보기

유정천리

댓글 0 | 조회 3,850 | 2010.05.25
동식이네 가족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 우리 집에서 닭을 잡아 같이 식사를 하는데 동식이 아빠의 표정이 상당히 어두웠다. 그날 술이 얼큰해진 동식이 아빠가 감정이 복… 더보기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댓글 2 | 조회 3,844 | 2012.04.24
뉴질랜드에서 오래 살다보니 이제 한국친구들하고는 멀어져가는 느낌이랄까, 내 친구들의 특징이라면 인터넷하고 거리가 좀 멀다는 게 특징이다. 메일을 보내도 별로 답장… 더보기

잉꼬부부

댓글 4 | 조회 3,842 | 2012.05.22
아내가 일하는 가게에 수많은 단골손님 중 키위커플이 있는데 그 커플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는 잉꼬부부라 하였다. 그 부부의 이름은 마이클과 메리인데 바닷가에 살고… 더보기

스무 살 처녀귀신

댓글 0 | 조회 3,781 | 2012.06.12
코리아 포스트가 벌써 스무 살 청년이 되었다. 뉴질랜드라는 타국에서 이렇게 잘 자랐으니 여간 대견스러운 게 아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내가 뉴질랜… 더보기

양고기와 아보카도

댓글 2 | 조회 3,779 | 2012.10.24
어느 날 우리 집 길목에 앞집 양 한마리가 돌담을 넘어 길가에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우두머리 양이 돌담을 넘자 다른 양들도 따라 돌담을 넘어 풀을 뜯어먹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