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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성병
한때는 밥 먹듯이 詩를 쓸 때가 있었다
詩를 쓰면서 詩가 곧 밥이라 생각했다
아니다, 아니다 詩는 결코 밥이 될 수 없고
밥은 詩가 될 수 없지만
아니다, 아니다, 그런 게 아니다
詩를 밥이라 생각하고 싶었고
밥을 詩라 생각하고 싶었다
(쌓이는 것은 생각의 빈 술병뿐
마음의 한 쪽 귀퉁이 쌓다 만 생각의 벽돌장뿐)
세상과 하나가 되기 위해선
내 스스로가 세상이 되어야 한다?
젊은 날 찬란한 희망은 두려운 희망으로
자꾸만 갈 길을 재촉하는데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이 붉은 나이에 구름이 되려 하다니
구름이 되려 했다니
아직은 이 땅에 미련이 남았었던가?
삶이 나를 속이면 슬퍼할 것이다, 나는
당당하게 분노할 것이다,
나는 영원히 詩는 밥이 될 수 없고
밥은 詩가 될 수 없지만
詩를 밥이라 생각하고
밥을 詩라 생각하고 싶었을 뿐
세상 속으로―
몹쓸 희망도 희망은 희망입니다
세상 속으로―
몹쓸 귀향도 귀향은 귀향입니다
오클랜드문학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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