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쥐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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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쥐는 싫다

0 개 2,247 박신영
씽크대 캐비넷의 문을 열었더니 작은 생쥐 한 마리가 툭 튀어나온다

나는 기겁을 하고 비명을 질렀다 짙은 회색의 그 놈은 쪼르르 다용도실안으로 도망친다 덩치로 봐서는 지놈이 더욱 놀랐겠지만 나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물이 쑥 빠질 것 같았다
얼른 집밖으로 도망친 나는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궁리하면서.

마침 앞집사는 치리가 차를 몰고 들어온다 대강의 인사를 끝낸 후 사실 쥐가 나왔는데 어쩌냐 했더니 당장 치리는 자신의 아들 스티브를 불렀다 스티브는 작은 플라스틱통을 들고 씩 웃으며 나타났다 그통으로 어떻게 쥐를 잡아볼 생각인가보다 물론 어림도 없었다 다용도실안으로 들어간 그 놈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너네집 고양이를 데리고 오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스티브 왈, 자기도 그 생각을 했는데 내가 고양이를 싫어해서 어떨까 했단다 아니 내가 고양이를 싫어하는 건 어떻게 알았지? 하여간 싫어하는 마음은 국경초월, 언어초월 이심전심인가보다

잘 생각해 보니 언젠가 치리가 집에 들어오라고 했을 때, 나는 흘낏 고양이를 한번 본 후, 어물쩡 핑계를 대고 얼른 돌아나온 기억이 있다 그 후로도 치리와는 정원에 서서 대화를 나누었지 한번도 집안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치리네 오른쪽집에는 젊은 키위 커플이 사는데, 상당히 큰 개가 두 마리 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사는 이 녀석들은 집주인이 돌아온 저녁에는 꼭 정원을 어슬렁거리고 담도 없는 우리집까지 걸어와서는 우리집 정원에 바나나 3송이같은 응아를 해 놓고 가기도 했다 두 번이나 바나나를 목격한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 쫓아가 항의를 하고 싶었지만 2가지 이유로 참았다 첫 번째는 그 집 문을 노크한 순간 다가올 그 개들이 무서워서이고, 두 번째는 착한 아시안의 이미지를 손상시킬까 걱정되서였다  

나는 정말 개도 고양이도 사양하고 싶지만 이 놈의 쥐는 잡아야할 상황이고 고양이를 싫다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스티브는 자신의 뚱뚱한 고양이를 안고 왔는데 이 고양이놈이 우리집에 안 들어올려고 냅다 도망을 친다 ‘녀석, 자존심은 있군.’ 스티브는 다시 먹이로 유인해서 우리집 앞까지 몰고 와서는 목을 꽉 움켜쥐고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나는 물론 ‘무서워서’ 집밖에 있었고 아들녀석은 궁금하다며 혼자 지켜보겠다고 집안에 있었다 기다란 고무장화를 신고(이마당에 신발벗고 들어가라는 얘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집안으로 들어간 스티브는 한참을 안 나왔다 고양이작전도 실패하고 쥐덫을 놓기로 결정했다 스티브는 베이컨 한 조각을 얹어서 다용도실 안에 쥐덫을 놓았다

친구 남편인 로스는 쥐가 튀어나온 캐비넷을 들여다 보더니, 침입경로를 알아냈다 씽크대의 배수 파이프가 연결된 벽에 구멍이 나 있었다 나는 이사오자마자 그 구멍을 발견하고 보기 흉해서 테이프로 막았었는데 그 테이프를 갉아먹었던 것이다 나는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그 구멍을 메워달라고 했다
로스는 베이컨 위에다 치즈 한 조각까지 덤으로 끼워 두었다 사람들이 다 자는 밤이 되어야만 쥐가 나타난단다 결국 오늘밤은 쥐와함께.....

다음날 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고 나오려는데 왠지 쥐가 문밖에서 기다릴 것 같아서 방문을 발로 몇 번 찬 후, 살짝 문을 열었다 다용도실 문을 열어봐야 쥐가 잡혔나 확인을 할텐데 열어볼 용기가 없다 아들녀석도 무섭단다

오후가 되어서야 스티브에게 부탁을 했다 또 신발을 신고 집안에 들어간 스티브는 텅빈 쥐덫을 들고 나온다 영리한 그 놈이 치즈와 베이컨만 빼먹고 사라졌다
또 쥐덫을 놓는 수밖에 없었다

치리는 베이컨 한 조각을 얹어서 들고 왔다
내게 건네주는데 나는 우물쭈물 받지도 못하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 그 쥐덫을 쳐다만 봤다 친절한 치리는 신발도 벗고 들어와 쥐덫을 다용도실에 놓았다
고체로 된 먹이를 놓으면 살짝 빼 먹을 확률이 높아서 치즈를 붙여서 라이터로 살짝 녹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쥐덫을 만지지도 못하는 주제에 찬밥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므로 나는 아무말 않고 치리의 수고에 치하를 했다  

또 하룻밤이 지났다
이번에는 집주인이 나타났다
하지만 또 다시 베이컨만 사라진 쥐덫.
집주인은 치리에게 쥐덫을 돌려주고 자신이 직접 사온 쥐덫에 땅콩버터를 발랐다
3일째다
한밤중에 뭔가 철커덕 하는 소리가 다용도실에서 들렸는데 혹시 쥐가 잡혔나? 하지만 열어볼 엄두가 안 난다 이번에는 누구에게 부탁을 해서 다용실을 열어볼 것인가. 내 신세야말로 독안에 든 쥐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오프라쇼를 보니까 어린이 성추행범을 공개수배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내용들이 신기하게도 비슷했다

엄마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소위 싱글맘의 주위에 도움의 손길을 주는 친절한 이웃이 있다 금방 family friend같은 존재가 되어 믿음을 준 뒤,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아이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한다 여자아이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도 피해자가 되었다........

보면서 참 답답했다 물론 성추행범이 나쁜 놈이지만 그렇게들 쉽게 당할 수 밖에 없었나, 싱글맘들이 조금 한심하게도 느껴졌는데, 사람은 참 직접 겪어봐야만 안다고 지금은 그 여자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결국, 사람좋은 친구 남편인 투이가 나섰다 그는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아주 작은 놈이네.” 비닐봉지로 그 놈을 움켜 쥔 투이에게 나는 간절히 부탁을 했다 우리집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아달라고. 고맙게도 옆집 쓰레기통에 슬쩍 버려주었다.
또 다른 놈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치즈얹은 쥐덫은 다용도실에 다시 설치되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문을 열어볼 수가 없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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