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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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0 개 1,768 김지향
다윗 왕이 궁중의 세공인에게 전쟁에 크게 이겨도 교만함에 빠지지 않고, 절망으로부터도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긴 반지 하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다. 고심 끝에 세공인은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하여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글귀를 새기게 됩니다. 그 글귀가 작금의 시대에까지 명언으로 남아 험한 인생길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우리 가족에게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둘째가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교통사고를 당한데다, 큰 애 역시 일하다가 허리가 삐끗하여 둘 다 카이로프랙틱을 받으러 다니고 있는데, 내 건강까지 문제가 생기고, 엊그제 남편까지 큰 교통사고를 내서 차를 폐차시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고가 난 두 차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서 견인을 해야 했었지만, 다행히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보험이 끝난 상태라서 다시 들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던 때인데다 100% 우리 측 잘못이라서 엄청 큰 손해가 예상이 됩니다. 평소 너무 느긋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어 두었던 습관을 버리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들려오네요. 형부는 이번 사건을 내 목숨과 맞바꾼 것으로 여기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생각을 돌리니 마음이 편했지만, 앞으로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하늘은 변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변덕스러운 하늘 덕분에 둘째 딸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요즘 유치원에 실습을 나가고 있거든요. 시골의 작은 유치원에서 실습을 하고 싶다는 말을 오랫동안 해왔었는데, 때마침 둘째가 바랐던 환경의 유치원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5주간의 실습인데, 아주 만족스러워 합니다.

남편이 둘째를 픽업하러 가다가 사고가 났는데, 유치원 실습 둘째 날이었지요. 기다리던 아빠가 오랫동안 오지 않으니까 무슨 사고가 일어났을 거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지인한테 부탁하여 대신 픽업을 했는데, 유치원에 갈 땐, 모발폰을 들고 가지 않기에 혼자 걱정을 많이 했었나 봅니다. 생각보다 큰 사고가 난 것을 알자 많이 속상해 하더군요.

큰딸과 막내는 둘째처럼 섬세한 성격이 아니라서 금방 툭툭 털어버리는데, 둘째에게는 좀 힘든 일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두 번의 교통사고가 일어났었던 것부터 이리저리 많이 속상해 하더라고요. 내가 둘째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네팔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고가 우리 잘못으로 일어난 일인데다 사람이 멀쩡하니 크게 속상해할 일 없다고 전했지요. 다행히 금방 마음을 내려놓더라고요.

파미는 오클랜드와 달리 대중교통이 잘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인구가 적은 도시이니 버스를 타려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차하면 승용차로 딸들을 데려다주곤 했었는데, 잠시 차가 없으니 버스를 타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승용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을 30~40분 정도 걸려서 가야하고, 시내와 좀 멀리 떨어진 장소는 시내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합니다. 만약 타야할 버스를 놓치면 아주 난감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둘째는 시간에 맞춰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빠른 걸음으로 50분 걸어서 갔다고 했습니다. 버스가 출근시간 한 시간 전에 유치원에 도착을 하기에,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집에 도착한 둘째의 모습이 아주 밝고 명랑했습니다.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났던 거 같습니다.

유치원에 2주마다 한 시간씩 치유사가 해주는 수업이 있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치유와 많이 비슷해서 그분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고 했습니다. 생각이 거의 비슷한 그 분이 음악치유와 더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8군데의 유치원에서 수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무실에서 1세부터 6세까지의 아이들과 놀이를 통하여 치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방학 때 하루 동안 자신을 따라 다니면서 어떤 일인지 한 번 보라고 했답니다. 자신이 늘 바랐던 유치원에서 실습을 하게 된 것도 너무 신기한데, 막연하게 자신이 원하던 일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신이 나 있더라고요. 유치원 선생을 하면서 음악 치유사를 해보려 했었는데, 그 일을 하게 되면 너무 바빠서 유치원 교사일은 하기 힘들 거라고 했답니다. 갈 길이 아직 멀긴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꼭 가고 싶은 일을 직접 하고 있는 분을 파미에서 만난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답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둘째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사고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갔습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을 알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조하면서 잘 지나가도록 노력하자고 했습니다. 이번 일로 또 한 번 가족의 사랑을 깊게 느끼면서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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