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베일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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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베일의 춤

0 개 4,799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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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괴짜가 다 천재(天才)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천재는 다 괴짜이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19세기 말을 대표하는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평론가이다. 그가 미국에 입국할 때 세관 신고서에 자기의 재능 외에는 아무 것도 신고할 것이 없다고 적어낼 정도로 자만심이 강한 괴짜였다. ‘예술을 위한 예술’을 표방하고 탐미주의(耽美主義, Aestheticism)를 주창한 그는 남색사건(男色事件)에 휘말려 말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출옥 후 파리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20세기가 시작되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1891년에 남긴 유일한 장편 소설「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ey」은 19세기 말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후 1892년에 프랑스 어로 발표한 희곡「살로메(Salome)」는 감히 엽기적이라고 할 만큼 팸므파탈(Femme Fatal)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팸므파탈은 프랑스어이며 영어로는 ‘Fatal woman’에 해당되는 말이다. 주체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신비로움으로 둘러 싸여 있어 특히 남자를 위험이나 재앙에 빠뜨리는 여성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여성의 신비로움이 너무 개방되어 있어 누구에게서도 신비감을 찾을 수 없으므로 이러한 현실은 어찌 보면 현대인의 비극이라 할 수도 있다. 

 

오스카 와일드는 신약 성서에 나오는 몇 줄의 이야기를 가지고 특유의 끼를 발휘하여 희곡으로 구성하였다. 신약성서 마태오복음 14장과 마르코복음 6장에 헤로데 대왕과 그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 그들의 딸 살로메, 세례자 요한의 이야기가 나온다. “헤로데 왕은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를 취하고 이를 비난하는 요한을 옥에 가둔다. 요한에게 앙심을 품은 헤로디아는 복수할 기회를 찾던 중 마침 헤로데의 생일이 되어 잔치가 벌어졌을 때 살로메로 하여금 매혹적인 춤을 추어 헤로데를 매혹하게 만든다. 헤로데는 살로메에게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것이며 살로메가 원하는 것이라면 왕국의 절반이라도 주겠다고 약속한다. 살로메는 어머니 헤로디아에게서 소원을 받고 요한의 목을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였다”는 내용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기존의 이야기에다 좀 더 극적이고 막장에 나올 법한 요소를 가미하였다. 영국인보다 더 영어를 잘 구사하는 오스카 와일드가 발표한 ‘살로메’라는 드라마의 핵심은 비밀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 비밀이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다. 살로메의 모티브를 상징주의 기법을 통해 집필하였으며 와일드의 다중성이 반영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였으며 프랑스로 피신해서 살았던 와일드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니기 위해 가면으로 프랑스의 상징주의를 도용(盜用)했다고 본다. 드라마에 나오는 살로메의 ‘일곱 베일의 춤(The dance of the seven veils)’은 액션의 다양한 복잡성이 교차하는 결절점이다. 

 

의붓아버지인 헤로데 왕이 살로메를 탐하고 살로메는 요한의 매력에 이끌려 사랑을 구하지만 거절당하고 헤로디아는 요한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고 있는 등 복잡한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춤을 추는 순간 살로메의 인간적인 것(살로메의 요한에 대한 소유욕), 인간 이하의 것(살로메의 어두운 퇴폐적 관능 욕구), 초인간적인 것(살로메가 인습적 억압을 벗어나 미적 초월을 이루려는 욕구) 등 모두가 구현되는 순간이다. 

 

와일드에 의해 쓰여 진 희곡「살로메」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 Strauss)에 의해 오페라로 작곡되어 1905년도에 초연되었는데 20세기 초에 세기적인 충격을 던져준 파격적인 오페라가 되었다. 헤로데의 생일잔치에서 10여 분 동안 펼쳐지는 살로메의 관능적인 ‘일곱 베일의 춤’은 파격적이다. 일곱 개의 베일을 겹겹이 두르고 춤을 추면서 곡이 진행됨에 따라 한 겹씩 벗어던지게 된다. 거의 나체가 되어 헤로데왕의 발밑에 쓰러지니 왕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매료된다. 춤을 춘 대가로 살로메는 요한의 목을 헤로데왕에게 요구하게 되고 은쟁반에 담아 온 요한의 목에서 뜨거운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살로메는 그 목에 키스를 퍼붓는다. 

 

살로메의 원작자인 오스카 와일드 자신도 살로메라는 극중 인물에 완전히 경도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본가, 작곡가를 포함해 세 명의 남성이 모두 내용을 넘어서 살로메라는 어린 여성이 가진 관능성에 끌리고 있었던 것이다. 살로메는 원작자 와일드가 어떻게 의도했던지 간에 오페라에서 더 유명해졌다. 살로메에 화려한 시각적, 청각적 금빛 날개를 달아준 건 슈트라우스였다. 세상에서 가장 강렬하고 인상적이며 총체적인 예술작품이 된 「살로메」 ……. 

 

탐미주의의 전성시대를 연 오스카 와일드는 정신보다는 감각을, 내용보다는 형식을, 현실보다는 공상을 중시하고 아름다움을 진실함이나 선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때로는 악에서 까지 미를 발견하는 경향을 띤다. 천재와 광기를 넘나드는 오스카 와일드의 한마디 - ‘남자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날엔 그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주지만, 단 한 가지 해주지 않는 것은 언제까지든지 계속해서 사랑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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