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와 전어 그리고 갈치와 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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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와 전어 그리고 갈치와 낙지

0 개 3,216 박명윤

바람이 서늘하다 싶을 때 해산물(海産物)은 맛이 들기 시작한다. 가을 바다의 별미로 꽃게, 전어, 낙지, 갈치 등을 꼽으며, 그 중에서 꽃게는 가을 바다를 대표하는 맛이라 할 수 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는 ‘맛이 달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맛이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갈치와 낙지를 10월의 ‘어식백세 수산물’로 선정, 발표했다.

 

어식백세(魚食百歲), 즉 육류(肉類)를 섭취하는 동물보다 어류(魚類)를 섭취하는 동물의 수명이 2-3배 더 길다. 이에 수산물은 육류와는 또 다른 보양음식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으므로 생선을 골고루 먹으면 장수(長壽)를 누릴 수 있다. 우리 몸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맛을 좋아하며,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이 내 건강과 직결되는 올바른 식생활이라 할 수 있다.

 

수산물은 고단백질,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으로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또한 수산물의 지방은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노화방지, 골다공증 예방, 강장효과, 두뇌개발, 질병예방 등에 좋은 다양한 효능이 있다.  

 

(crab)는 갑각류(甲殼類) 십각목(十脚目)의 단미류(短尾類)에 속하는 절족(節足)동물이다. 몸이 납작하고 두흉부(頭胸部)가 크고 등과 배는 단단한 딱지에 싸여있으며, 다섯 쌍의 발 중 첫째 한 쌍은 집게발이다. 사람이나 동물이 몹시 괴로울 때 부걱부걱 나오는 거품 같은 침을 ‘게거품’이라고 한다.

 

‘바닷게’에는 꽃게, 꽃발게, 농게, 도적게, 칠게, 달랑게, 바닷참게, 털게 등 종류가 많다. ‘민물게’의 몸빛은 녹색을 띤 갈색이며, 등딱지 중앙에 H자 모양의 홈이 있으며 배딱지는 희다. 집게발이 짧고 그 바깥쪽에 긴 털이 덮여 있으며, 넷째발이 가장 긴 특징이 있으므로 식별하기가 쉽다. 그러나 민물게는 디스토마(distoma, 鞭蟲)의 중간숙주(宿主)이므로 날것으로 먹거나 게장을 먹으면 디스토마에 걸릴 위험성이 크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꽃게(Blue crab)는 큰 놈 하나가 작은 놈 여럿보다 낫다. 가을에는 살이 꽉 찬 수게가 암게보다 나으며, , 볶음, 찌개 등을 해서 먹는다. 물론 게장을 담글 때는 작은 암놈 꽃게가 좋기 때문에 봄에 알과 내장으로 가득한 암게를 대량으로 구입하여 냉동고(冷凍庫) 꽁꽁 얼려뒀다가 일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진한 주황색 알과 내장은 색깔만큼이나 맛과 향이 진하다.

 

꽃게장, 꽃게무침, 꽃게탕, 꽃게범벅 등이 대표적인 꽃게 요리에 속한다. 꽃게장은 간장게장이 맛이 있으며, 꽃게무침은 매콤달콤하게 무친 양념게장이다. 꽃게범벅은 녹말을 풀어 걸쭉하게 마무리한 요리이다. 꽃게의 암수 구분은 어렵지 않다. 꽃게는 배 아래쪽 껍질이 이중이며, 이 부위를 제(, 배꼽)라 부른다. 암컷은 배꼽이 둥글고, 수컷은 뾰족하다.

 

꽃게를 고를 때는 묵직하고 단단해야 하므로 손가락으로 눌러서 쑥쑥 들어가면 살이 덜 찼다는 징조다. 맛있는 꽃게는 옆구리까지 살이 꽉 차 있어야 하므로, 다리 뒤쪽 등 껍데기 양옆 부문이 반투명하게 비쳐 보이면 살이 적은 것이다. 꽃게 배꼽을 눌어서 똥이 나오면 살이 덜 찼다는 증거이다.

 

꽃게는 단백질의 함량이 많으며 필수아미노산(essential amino acids)이 많아 발육기 어린이에게는 아주 좋은 식품이다. 지방의 함량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성도 좋아 회복기에 있는 환자, 허약 체질인 사람과 노인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게는 신선도(新鮮度)가 빨리 떨어지며 세균의 번식이 빨라 세균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게의 껍질과 발에는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 성분이 단백질과 결합해 있기 때문에 삶거나 구우면 이 색소 단백질이 변성하여 아스타크산틴이 유리되어 빨갛게 변한다. 게는 영양가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 맛이 독특한 것은 글리신, 프로린, 아르기닌, 베타인, 타우린 등의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전어 굽는 냄새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과 같이 전어는 날로 먹든, 구워서 먹든 맛이 좋다. 전어(錢魚)의 생김새는 동전같이 생기지 않았는데도 명칭에는 ‘전()’자를 사용하고 있다. 전어의 명칭은 지방에 따라 전어(全魚), 전어(剪魚), 전어(箭魚), 새갈치, 전어사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어(Gizzard shad)는 청어목(靑魚目)에 속하며 몸은 측편하고 빛깔은 푸른빛이 짙고 약간 누런빛을 띠고 있으며  길이는 20-30cm 내외이다. 입이 작고 이가 없으며 납작한데 등이 솟았고 배가 불러서 긴 달걀모양을 하고 있다. 전어는 등 쪽이 청어처럼 청흑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며, 체측 중앙부에서 등 쪽으로 농갈색의 반점 줄이 있다. 등지느러미의 최후의 연조가 길어 긴 실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어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방이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지방을 구성하는 성분이 고도불포화산(高度不飽和酸)이다. 전어는 인체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 무기질, 비타민 등 균형 잡힌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대중적인 생선으로 인기가 높다.

 

전어 요리는 지져 먹어도 좋고, 구워 먹어도 좋다. 대개 전어전, 전어찜, 매운탕으로 조리를 해서 먹는다. 전어는 잔가시가 많으나 맛있는 생선으로 우리나라 주요 수산물의 하나로 불린다. 전어는 근해(近海)성 생선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풀 밑의 갯흙도 먹는 생선이다

 

생선은 지방이 많은 것일수록 비린내가 많이 나지만, 구워 먹으면 여분의 지방이 흘러내려 맛과 영양이 좋아진다. 생선구이는 알맞게 구워져야 맛이 좋다. 너무 센 불로 급하게 구우면 생선 꽁지와 대가리만 검게 타고 살이 덜 구워지는 일이 많다.

 

이에 생선을 태우지 않고 구우려면 지느러미와 꽁지 위에 소금을 수북이 얹어 놓고 구우면 타지 않고 고르게 구워진다. 또한 생선에 소금을 20-30분전에 뿌려 놓았다가 술에 적셔서 구우면 생선의 표면이 단단해지므로 부서지지 않고 비린내도 가신다.

 

낙지(Whip-arm octopus)는 단백질이 풍부한 스태미나(stamina)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라남도 목포(木浦)지방에서 여름철 맥을 못 추는 남성에게 생()낙지를 최고의 스태미나 식품으로 추천하고 있다. 그래서 ‘낙지 한 마리가 인삼 1근과 맞먹는다’는 말까지 생겨났다.

 

생낙지에 맛들인 사람들은 ‘산낙지를 깨끗이 씻어, 번거로운 요리법이나 양념이 필요 없이 풋고추 쪽마늘과 된장에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리면 되므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생낙지는 목구멍을 넘어갈 때까지도 꿈틀 그리기 때문에 그 끈질긴 생명력을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낙지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다 보면 생으로 먹는 단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고 한다.

 

낙지의 주성분은 단백질을 비롯하여 인, 철분, 칼슘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다. 낙지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주로 알리닌, 글리신 등이 많으며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성호르몬의 분비도 줄어든다. 낙지에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으므로 참기름을 쳐서 먹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이다.

 

또한 낙지의 신경섬유에는 타우린(taurine)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고유한 맛이 있다. 타우린은 쓸개즙과 근골격계를 만드는 것을 비롯하여 중추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한다. 또한 간의 작용을 도우며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여 정력을 증가시킨다. 낙지발의 흡착판에서 만들어지는 타우린을 이용하여 개발한 약은 간의 작용을 도우면서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한다.

 

갈치(Hair tail)는 가을에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수산물 중 하나이며, 몸이 훌쭉하고 길어 ‘칼’같이 생겼다고 해서 ‘어도(魚刀), ‘칼치’라고도 부른다. 신라(新羅)시대에 칼을 ‘갈’이라고 한 사실로 보아 갈치라는 말은 이미 신라 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사료된다. 갈치 새끼를 풀치라고도 하며, 경남 충무 지방에서는 빈쟁이라고 부른다.

 

갈치의 몸길이는 1-1.5m에 달하며, 입이 크고 양턱과 구개골에 강한 이가 있다. 갈치는 배와 꼬리에는 지느러미가 없지만 등지느러미는 머리 뒤에서 꼬리까지 등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온몸에 비늘은 없고 은백색의 가루 같은 것이 덮어 있으며, 이 물질이 인공 진주의 광택을 내는데 사용된다.

 

갈치는 단백질의 함량이 많고 지방이 알맞게 들어있어 맛이 좋다. 지방은 지느러미가 달린 쪽에 더 많으며, 소량이지만 당질이 있기 때문에 고유한 풍미가 있다. 갈치는 다른 생선과 같이 칼슘에 비해 인산의 함량이 많아 산성식품이므로 채소와 곁들어 먹는 것이 좋다. 갈치자반이란 소금에 절인 갈치를 토막을 쳐서 굽거나 찐 반찬을 말한다.

 

갈치는 여름철 산란을 마치고 월동(越冬)에 대비하기 위해 늦가을까지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10월을 전후한 시기에 살과 기름이 가장 많이 올라 맛이 좋다. 갈치의 살이 부드러워 소화 기능이 약한 노약자 영양식으로 권장되고 있으며, 칼슘 인 나트륨 등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고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영양식으로도 좋은 식품이다.

 

가식부분(edible portion) 100g당 단백질과 지질 함량은 다음과 같다.

갈치(Hair tail, raw) 단백질 18.5g/ 지질 7.5g

낙지(Whip-arm octopus, raw) 단백질 11.5g/ 지질 0.6g

전어(Gizzard shad, raw) 단백질 24,4g/ 지질 2.4g

꽃게(Blue crab, raw) 단백질 13.7g/ 지질 0.8g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언급한 ‘의학의 아버지(Father of Medicine)’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BC 460?-BC 377?)의 말처럼 우리는 건강관리를 위하여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여야 한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가을철 생선을 가급적 많이 먹어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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