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친구

0 개 2,471 김지향

눈부시게 빛나는 분홍빛 벚꽃들이 일주일 내내 내리는 봄비를 맞고 축축한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회색 하늘에 화사한 핑크색보다야 보라색이 더 잘 어울리지만, 빛이 사라진 거리는 스산하기 짝이 없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모르고 지냈었는데, 마음과 달리 몸이 힘들었었나 보다. 입천장이 헐고 잇몸이 부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쉬라는 징조.

 

음악을 틀어 놓고 입안에 따끈한 물을 머금고 있었다. 입천장이 따갑고 쓰리고 아릿했지만, 잇몸과 이 역시 얼얼한 아픔으로 욱신거렸지만, 입안 전체가 편안해지고 있었다. 몸도 마음을 써주는 것만큼 스스로 치유하려 노력하고 있겠지.

 

주말인 오늘과 내일은 온통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지내기로 했다. 내 입이 원하는 것을 먹고, 내 눈이 보고 싶어하는 책을 읽고, 내 귀가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듣고, 내 몸이 원하는 자세로 뒹굴면서 놀기로 작정했다.

 

보통 사람들의 삶 그대로 자라고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산 세월을 돌이켜 보니 남는 기억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보호자의 입장이 서로 뒤바뀌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중이다. 

 

지구 저 반대편의 뉴질랜드라는 타국에 와서 살기에 보통의 삶이라기엔 좀 무리가 있겠지만, 빈 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인생의 큰 틀 속에서 보자면 50보나 100보나 그게 그거 아닌가?

 

요즘 나는 나이를 잊고 산다. 내 병을 알고 나서부터 더욱더 그러하다. 내 병을 이기려 들지 않는다. 죽는 그날까지 병과 더불어 친구처럼 지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의사의 지시를 꼬박꼬박 잘 따르면서 약도 잘 먹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

 

하늘이 그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나에게 일을 주었다. 생전 해보지도 않았던 일이며, 내 팔자에 없는 일로만 생각했었던 옷을 판매하는 일이다. 하지만 병을 이기려는 마음으로 그 일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생각보다 옷 파는 일이 재미있었다. 천차만별의 사람들의 행동거지를 통해 그들 안에서 나 자신을 들여다 보면서 연민의 정이 일었다. 일을 통해 병을 이기려 했었던 나의 어리석음도 들여다 보였다. 일과 병을 친구로 삼아 함께 나아가야 하는 것을……

 

나는 모자가 참 잘 어울리는 여자다. 모자만 쓰면 나이를 잊게 된다. 그래서인지 모자를 즐겨 쓰는 편이다. 이 세상에서 모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라는 찬사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 말이 아부일지라도 모자가 잘 어울리는 내가 참 기분 좋다.

 

옷에 어울리는 모자를 쓰고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베레모부터 니트모자들까지 여러 종류의 모자를 쓰지만, 때로는 올림 머리를 하느라 모자를 쓰지 않는 날도 있다. 살아 움직이는 마네킹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따르느라 예쁘게 단장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지만, 영혼의 존재인 인간이 어찌 살아있는 마네킹으로만 만족할 수 있으랴.

 

병 때문에 살 찔 날이 없지만, 그 덕분에 옷 맵시가 좋다. 그런 면으로 내가 앓고 있는 병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저 병을 잘 다스려 가면서 일과 병행해 나가면 그만이다. 

 

쇼핑몰 상인들과 나누는 정 또한 매우 즐겁다. 맞은 편에 보이는 로또 매장의 판매원들은 $50짜리를 잔돈으로 바꿔주는 일을 해주며, 액자 맞춤 판매를 하는 옆집의 꽤나 예술적인 멋쟁이 여자도 항상 밝은 웃음으로 나를 대한다. 내가 입은 옷을 사고 싶어하기도 하고, 내가 권하는 옷을 입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한 달 넘게 레빈을 다니면서 무리를 한 것 같다. 지난 주 내내 비가 오면서 몸도 덩달아 피곤하더니 드디어 입안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칼럼을 쓰고 있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아팠던 내 잇몸은 스스로 치유를 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나 자신을 정리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감사하다. 사랑한다.

 

와이나무 시냇물을 걸으며

댓글 0 | 조회 3,217 | 2016.10.26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鄕愁)에 나오는 ‘옛 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가는……’ 그 실개천은 오늘 날 흐르지 않고 있다. 첫 사랑의 클리세(Cliche)… 더보기

슬픔의 힘

댓글 0 | 조회 1,658 | 2016.10.26
글쓴이: 김 진경1욕망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긴 하지만욕망은 세상을 멸망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한 그릇의 밥을 끊이는 불이세상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듯이그렇게… 더보기

지붕위의 여자

댓글 0 | 조회 3,220 | 2016.10.26
뒷집에 새로 이사와 살고 있는 여자가 있다. 항상 후두로 머리를 덮은 파커차림이다. 뒷모습 말고는 얼굴을 본 적이없어 나이를 가늠조차 할 수가 없다. 남자처럼 키… 더보기

브레멘의 음악대 5편

댓글 0 | 조회 1,549 | 2016.10.26
■ 황혼의 노래네 동물은 이렇게 노인들의 여러 가지 성향들을 대표하고 있기도 하지만, 예술적인 부분에서도 서로 상통하는 데가 있다. 당나귀와 사냥개가 류트와 드럼… 더보기

이자율 오를 수 있다

댓글 0 | 조회 2,570 | 2016.10.26
요즈음 세계 금융 동향이 심상치 않다. 금융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주고 있는 이 시기, 향후 세계 금융환경의 변화는 해외 자본으로 움직이는 뉴질랜드 금… 더보기

JUNIOR INTER PROVINCIAL

댓글 0 | 조회 1,552 | 2016.10.26
필자는 지난 10월 3일부터 10월 7일동안 로토루아를 다녀왔다. 둘째 딸의 골프 시합을 위해서였다. 이번에 치뤄진 시합은 OPEN ENTRY가 아닌 각 지역에서… 더보기

꽃게와 전어 그리고 갈치와 낙지

댓글 0 | 조회 3,217 | 2016.10.26
바람이 서늘하다 싶을 때 해산물(海産物)은 맛이 들기 시작한다. 가을 바다의 별미로 꽃게, 전어, 낙지, 갈치 등을 꼽으며, 그 중에서 꽃게는 가을 바다를 대표하… 더보기

주택매매량 감소 지방도시 매매가 최고가 경신

댓글 0 | 조회 2,958 | 2016.10.26
뉴질랜드 부동산 협회(REINZ)가 최신 부동산매매 거래정보를 바탕으로 10월에 발표한 지난 9월 주택매매 통계에 의하면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이 겨울시기 동안 잠… 더보기

딸 키우는 재미

댓글 0 | 조회 2,102 | 2016.10.26
우리 부부에게는 아들 셋과 딸 둘이 있다. 첫 아이 임신 20주째, 초음파를 찍을 때 아기의 성별을 알려줄 건지 물어보는데 알려 주지 말라고 하였다.첫째 아이인 … 더보기

자신의 학습 습관을 점검하십시오

댓글 0 | 조회 1,714 | 2016.10.26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지요?버릇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 없지만, 특히 그 중에 학습 습관은 가장 중요한 습관 중에 … 더보기

여실히 드러나는 내신성적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807 | 2016.10.20
지난 10여년간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통계와 최근 한국대학 입시의 추세로 볼때 결국 수험생에게는 학교내신이 무엇보… 더보기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할 가정폭력 문제

댓글 0 | 조회 2,666 | 2016.10.19
가정 폭력의 문제는 뉴질랜드에서 거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폐하게 만들며 개인 및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범죄… 더보기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

댓글 0 | 조회 3,108 | 2016.10.18
<날마다 아름다운 죽음을 살고 싶다>는 자원활동가 김옥라(金玉羅) 박사님의 생애사(生涯史) 제목이다. 김옥라 장로님 가족과 친지들이 지난 9월 27일 … 더보기

남섬겨울여행V Moeraki Boulders

댓글 0 | 조회 2,330 | 2016.10.16
MoerakiBoulders남섬 동해안 Moeraki해변에 여기저기 무리지어 있는 동글동글하고 예쁘게 생긴돌공(Ball)들.​이Boulder들은세계적으로 희귀한 … 더보기

마음의 고향을 찾아서

댓글 0 | 조회 2,045 | 2016.10.13
제가 한국에 들어 온지도 벌써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얼마나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제가 한국에 들어 올때만 하더라도 한 낮에는 여름 날씨처럼 여겨 지더니 이제는 … 더보기

정신적 심리적 요인들로 인한 육체적 변화

댓글 0 | 조회 2,650 | 2016.10.13
며칠 전, 한 학생에게 연락이 왔다. 요즘 들어 갑자기 심장이 조여 드는 것 같은 증상과 함께 화가 나기도 하고 숨이 막히고 식은 땀이 나는 데 그 순간은 정말 … 더보기

Rockefeller Champagne & Oyster Bar

댓글 0 | 조회 1,854 | 2016.10.12
Rockefeller Champagne & Oyster Bar Restaurant 은 오클랜드 시티에 위치한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굴 요리를 먹고 … 더보기

예측할수 없는 2016년 주택경기

댓글 0 | 조회 2,973 | 2016.10.12
▲ 9월 전국 매도 희망가격 $594,821 (전월대비 0.3% 상승)​Realestate.co.nz 이 10월1일 발표한 실시간 시장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주… 더보기

현재 친구

댓글 0 | 조회 2,472 | 2016.10.12
눈부시게 빛나는 분홍빛 벚꽃들이 일주일 내내 내리는 봄비를 맞고 축축한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회색 하늘에 화사한 핑크색보다야 보라색이 더 잘 어울리지만, 빛이 사… 더보기

브레멘의 음악대 4편

댓글 0 | 조회 1,596 | 2016.10.12
■ 황혼의 노래고양이는 고대 이집트에서 자비, 수확, 사랑, 치유를 상징하는 숭배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중세시대 유럽에서는 마녀를 감시하는 작은 악마, 특히 검은 … 더보기

새벽을 찾는 사람들

댓글 0 | 조회 2,348 | 2016.10.12
10여 년 전 태권도 7단인 어느 교민을 만났을 때 무슨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끔 골프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더니 골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이… 더보기

내 인생은 나의 것

댓글 0 | 조회 1,843 | 2016.10.12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는 모든 것 책임질 수 있어요~필자가 중학생 때인가… 전국을 휩쓸었던 유행가 가사이다. 당시 신문에 ‘청소년들의 반항… 더보기

나이트 마켓 - 관광, 혹은 작은 일탈

댓글 0 | 조회 2,965 | 2016.10.12
오클랜드의 명물이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마켓(Market)을 꼽을 것이다. 한글로는 7일장 정도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할까. 데이 마켓, 나이트 마켓 상관 없이 모… 더보기

최근 2개월간의 기술이민 의향서(EOI) 채택 동향

댓글 0 | 조회 5,496 | 2016.10.12
투자이민 2법과 기술이민에 적용되고 있는 의향서 제도는 외국에서 보기엔, 조금 복잡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주 옛날 법은 본인과 에이젼트가 머리 맞대고… 더보기

무서운 사람들

댓글 0 | 조회 2,260 | 2016.10.12
몇달전 가볍게 계획한 베트남 여행을 지금 하고 왔다. 참 더운 나라다. 시원해도 30도 이상이다. 충분히 차갑게 보이는 호텔 수영장은 늘 생각보다는 따뜻했다. 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