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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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부모

0 개 2,443 이현숙

가끔씩 아니 솔직히 자주 필자의 입을 손으로 치면서 또 말을 많이 했구나 후회하는 대상은 다름아닌 자녀들이다. 자녀들이 하는 한 두 가지 질문에 또는 어쩌다 뱉은 말에 대해 과장하면 날이 새도록 기승전결까지 읊는 것이다. 자녀들이 순하거나 그런 부모에게 훈련되어서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 속으로 이제 다시는 질문을 하지 말아야지 아니면 뭔 말을 못하겠네 하며 속으로 생각은 하겠지만 그야말로 자녀가 묵묵히 들어준다. 차라리 짜증내며 그만하라는 자녀라면 버릇없다고 또 한마디 들을지언정 자녀 입장에서는 속은 편하겠다, 그 시간을 피할 수는 있으니.

 

사실 여러 교육학자들이 주장하는 바도 교육의 미명하에 하는 잔소리가 자녀들에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하고 같은 행동을 지적할 때도 감정적인 상태에서 하거나 교육한다면서 하는 지루한 훈계는 그 또한 비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 부모가 자녀들에게 교육이나 훈육의 목적으로 하는 말들은 서로가 소통하는 형태에서 즉 서로의 말을 듣고 말하는 쌍방적인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녀가 의사소통이 안될 정도의 어린 경우는 행동의 습관을 위해 가르쳐야 하지만 서로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부터는 일방적인 가르침보다는 서로가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하며 해나가는 대화가 자녀의 삶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 십대의 자녀를 둔 부모의 세대에도 그 부모가 교육을 하는 방식이 일방적이었기에 지금의 부모는 그런 쌍방의 소통에 익숙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부모와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익숙하게 하며 청소년기나 청년기를 보내지 않았던 부모가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으면 사실 그 익숙하지 못한 방식을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의 정도 안에서 자신의 자녀와도 한계적인 소통을 하게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불만으로 여겼던 부모의 행태를 자신도 부모가 되어서 되풀이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스스로 그 한계를 넘어서려고 애쓰며 소통하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 그것은 자녀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것이다. 자녀의 얘기를 들으면서 기승전결을 준비하려는 본능을 참으며 오로지 들어주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듣기만 해도 무엇인가 해결될 까 싶은 분들도 있겠지만 90%는 자녀가 말을 해가면서 스스로 깨닫고 막연하던지 아니면 해결점을 발견하던지 그 후 좀 더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던지 하는 어떤 형태로든 그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감정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고 게다가 부모가 나를 이해해주는 구나 라고 느낄 수도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부부끼리도 서로 속상한 일이 있어서 한쪽이 말을 꺼낼 때 어떤 해결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얘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경우들이 더 많다. 그러나 상대는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어떡하려고 하냐 혹은 상대를 비난 혹은 판단하는 말들로 속상해서 시작한 얘기는 다툼이 되면서 내가 다시는 말을 하나 보자라고 마무리가 되는 일들이 흔하다. 

 

자녀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그들에게 부모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90점짜리 부모이다. 그러면서 할 수 있다면 짧은 격려와 위로의 말들은 그 10점을 채우고 자녀들에게 내 부모는 나를 이해하는 멋진 부모가 되는 것이다. 사실 알고 보면 쉬운 좋은 부모 되기이지만 실전에서 얘기를 들으며 불쑥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는 부모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부모도 자꾸 들어주자 들어주자 주문을 외며 스스로를 훈련시킬 필요가 있고 그런 노력들이 한 번 두 번 지속되면 좀 더 많이 들어줄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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