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총명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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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닭의 총명함이……

0 개 2,590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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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이제 정유년(丁酉年, The year of rooster)을 맞이했다. 역법(曆法)에 따르면 ‘丁’은 ‘불의 기운’을 의미하고 불의 기운은 ‘밝다’를 상징하며 ‘酉’는 닭이므로 정유년은 총명한 닭을 상징한다. 각종 테러에 전 세계가 공포 속에 떨고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문제로 유럽이 시끄러울 때 한국에서는 최순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연말에 불어 닥친 AI(Avian Influenza,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수난은 닭의 해를 앞두고 2000만 마리가 넘는 닭들이 살 처분되었고 계란파동을 일으켜 재앙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리는, 빛의 도래를 알리는 존재이다. 즉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땅위에서 생활하는 방식은 어둠과 밝음을 경계하는 새벽의 존재로서의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밤에서 아침으로의 자연 시간적 이행은 삶의 고난이 시작됨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의 일상적 삶의 시작을 알린다. 시계가 없던 시절의 밤이나 흐린 날씨에 닭의 울음소리로 시각을 알 수 있어서 닭의 울음은 때를 알려주는 시보(時報)의 역할을 했다. 수탉은 정확한 시각에 울었으므로, 그 울음소리를 듣고 밤이 깊었는지, 날이 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조상의 제사를 지낼 때면. 닭의 울음소리를 기준으로 하여 뫼를 짓고 제사를 거행하였다. 닭은 제물(祭物)로도 많이 사용했다. 달걀에서 새 생명이 부화되기에 알을 ‘소생(부활)’ 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생각하여 죽은 자의 부장품으로 삼았다.       

 

닭은 상서로운 새(瑞鳥)인 꿩을 대신하는 길조(吉鳥)로 인식되어 ‘꿩 대신 닭’ 이라는 속담이 전해내려 왔다. 흔히 처가에 다녀온 신랑에게 “씨암탉 몇 마리나 먹었어?” 라고 농담을 하는데 그만큼 닭요리는 귀한 손님에게나 대접하는 음식이었다. 혼례 초례상에 닭을 청홍보에 싸서 놓았으며, 폐백(幣帛)에도 닭을 사용했다. 이처럼 닭이 중요한 행사나 새해 첫 음식에 등장하게 된 것은 길상(吉詳)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라는 속담은 속 보이는 거짓말로 시치미를 뗄 때 쓰는 말이다. 남의 닭을 잡아먹고는 닭 주인이 자신을 의심하면 오리발을 보여주며 “나, 오리 먹었어” 라고 뻔뻔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인다. 국정 농단 청문회에서 피의자로 의심되는 증인들이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은 정나미가 떨어질 지경이었다. 

 

수탉은 먹이를 발견하면 아내와 자식들을 불러 모아 먹게 한 후, 자신은 새 먹이를 찾아 나선다. 또한 적을 만나면 필사적으로 싸우는데, 이는 식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정확히 판별하는 지혜가 있다. 수탉은 남성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 가족과 가정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용기와 시간의 변화를 판단하는 현명함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이상적인 남성상을 대변한다.                   

 

조선시대에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사람은 서재에 닭의 그림을 걸었다. 닭은 입신출세(立身出世)와 부귀공명(富貴功名)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즉, 닭이 머리 위에 볏을 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관(冠)을 썼다고 하였다. 관을 쓴다는 것은 학문적 정상의 표지이며, 벼슬을 하는 것과 같은 뜻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어미닭과 병아리」라는 한시(漢詩)에서 닭의 모성 보호 본능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목털은 곤두서서 고슴도치 닮았고, 제 새끼 건드리면 꼬꼬댁 조아 대네, 낟알을 찾아내면 쪼는 채만 하고서 새끼 위한 마음으로 배고픔을 참네.”

 

프랑스에서의 수탉은 자부심의 상징이며, 국가의 표상이다. 그래서 화폐에 수탉의 문양을 새겨 놓았다. 소크라테스는 죽기 전에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 의술의 신)에게 수탉을 바치도록 제자에게 부탁했다. 이 때 수탉은, 죽은 사람의 세계에 죽은 자의 영혼을 알리고 인도하며, 새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닭은 지옥과 하늘을 오가는 전령(傳令) 신인 헤르메스의 속성으로 간주된다. 아프리카의 콩고에서는 통과 제의에서, 입문자가 제의를 통과하면 목에 닭을 걸어 줌으로써 끝이 나는데, 그 입문자는 닭의 인도에 의해 죽은 영혼과 소통하며 새로운 탄생을 보장받는다고 한다. 또한 수탉이 많은 암탉을 거느린다는 속성에서 왕성한 정력을 상징한다. 

 

닭은 메시아처럼 밤에 뒤이은 아참의 도래를 알리기 때문에 신에게서 오는 은총의 상징이다. 교회나 성당의 첨탑에 닭의 모양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닭의 울음소리는 천사의 강림으로 간주된다. 또한 무덤에 닭의 모습을 새겨 부활의 아침, 즉 깨어남을 상징했다. 그리고 그 아침은 빛과 깨우침을 가져온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의 교과서 표지에 닭을 그렸다. 오클랜드 알바니 빌리지(Albany village)에 가보면 닭을 상징 동물로 삼아 지역을 홍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류 역사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수많은 폭풍우에 시달리면서도 전진을 계속하듯이 역경 속에서도 발전을 거듭해 왔다. 단기적으로 실망감을 안기기도 하지만 먼 역사의 흐름에서 볼 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비교적 평온한 가운데 역사가 진행되어간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은  파고가 매우 심한 바다를 항해하는 같이 정치, 사회 변화가 역동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정유년에는 병신년에 일어났던 격동의 물결이 지나고 평온한 가운데 성숙한 정치, 사회의 모습을 이루어나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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