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달, 나의 4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잔인한 달, 나의 4월

0 개 1,913 오소영

4월 1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누군가 실없는 말로 내 웃음보를 자극해 올 것만 같은 기대로 첫날을 맞았다. 

 

고국은 지금 봄이 무르익는 좋은 계절이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꽃의 향연으로 마음이 들뜬다. 향긋한 미나리 강회로 입맛을 돋우는 어머님 생신도 이 달이었다. 

 

연두색 새 순으로 들판이 온통 파랗다. 해마다 고국 나드리를 갈망하는 때도 이 때 쯤이다. 내게 4월은 마음 부푸는 희망의 달이기도 했다.

 

c2adffad14d1505262058b1e5d9b50de_1495525377_3698.jpg
 

2017년 지난 4월은 그 꿈이 무참히 깨져버렸다. 어느날 너무나 건강했던 친구의 부음을 전해 들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노래도 부르고 밥도 함께 먹으며 가까이 지냈던 친구였다.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어떤 일에 엮여 소원해 지기도 하는게 인간관계인지. 근래는 안타깝게도 서먹한 사이로 만남이 뜸해 졌었다. 하지만 얼굴 마주치면 서로가 빙긋 웃어주는 아주 멀어질 수 없는 그런 친구였다. 

 

갑작스런 그의 부음을 접하고 충격이 너무나 컸다. 엉켰던 매듭 풀지도 못하고 영영 헤어졌음이 더욱 마음 아렸다. 또래의 죽음으로 연상되는 어떤 두려움도 한 몫을 단단히 했음이다.

 

엎친데 겹친다는 말이 있다. 

 

어느날 아침. 고국에서 헤비급 비보가 또 날아들었다. 나를 완전히 절벽 아래로 굴러내리게 했다. 아프다는 소식은 물론 그 어떤 불편함도 들은 적이 없었던 내 혈육. 사랑하는 언니의 부음이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슬프다는 생각도 미처 들지않았다. 

 

무엇엔가 심하게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듯한 띵한 느낌 뿐이었다. 생각이 정지된 순간이랄까? 가슴이 무겁게 답답해 왔다. 두 다리에 힘이 쭉 빠져 일어설 수가 없었다.

 

“엄마, 이모가 돌아가셨다지요.”

살만큼 살다 돌아가셨으니 호상(好喪)이란다. 담담하게 이 엄마를 위로해주는 내 자녀들. 그들이 내 마음을 어찌 이해 하겠는가. 

 

아이들에게 내 진한 슬픔을 안으로 깊숙이 포장하는 일이 참 힘들었다. 바로 며칠전에 조카가 사진을 찍어 보냈다. 

 

엎드려서 책을 읽으시는 쪼그라든 노인. 웅크린 자세가 너무나 작아서 놀랬다. 

 

당신을 제목으로 낸 이 동생의 책을 열심히 탐독하시던 내 언니의 늙은 모습이었다. 동생의 인터뷰 영상을 텔레비죤으로 보시는 뒷모습의 사진도 보내왔다. 

 

어머님의 근황을 알려주는 조카의 자상한 배려였다. 얼굴아닌 뒷모습. 그게 언니의 마지막 영상이 될줄 누가 알았으리. 

 

언니 마음속에 깊이 싸안고 가셨을 이 동생. 그 분께 드린 책이 마지막 선물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언니가 그만큼만 사실줄 알고 내가 때맞춰 책을 냈을까? 언니가 내게 해 주신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조금은 빚을 갚은것 같은 마음이 든다. 

 

만나지 못하고 지낸 세월이 오년이나 되었다. 그 동안에 밀린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해변의 모래알 만큼이나 쌓이고 쌓였는데... 

 

이제 그 말 누구에게 풀고 올까나. 선뜻 장례식에도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남동생이 보내주는 사진과 중계로 언니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사실 나는 언니의 부음을 듣던 다음 날. 또 한 분의 부음을 접했다. 중복되는 슬픔에 가슴이 짓눌렸다. 

 

아들같이 젊은 지인의 어머니시다. 언니와 동갑으로 얼마전 병을 얻어서 투병중이셨다. 어머님 마지막 임종을 보려고 시드니로 날아간 막내 아드님. 아들딸들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셨다는 말씀을 전했다. 

 

생전에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사진들을 보내주었다. 애통해하는 자식의 아픔이 절절하게 묻어왔다. 키가 자그마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분이었다. 

 

단 한번 아드님을 통해서 처음 뵈었다. 평소에 어머니 살아오신 옛날 이야기를 많이 청해 들었다는 젊은이. 어머님 자랑거리가 참 많아서 부럽기도 했다. 

 

그 어머니와 동시대를 살아온 나. 소통하는 공감대로 우리는 세대의 벽을 허물었다. 말벗 잘해 주는 좋은 친구였다. 

 

내 마음도 아프지만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아들의 슬픔보다 더 할까? 우리는 서로서로가 위로를 하면서 같이 슬픔을 달랬다.

 

마음을 같이했던 또레친구. 지인과 더불어 사랑하는 가족까지. 회오리 바람처럼 한번에 몰아닥친 세 분의 죽음.

 

놀랜 가슴이 쉽게 가라앉지를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내 체력이 그 고통에서 버텨내기엔 역부족 이었나보다. 

 

나는 급기야 쓰러졌다. 어떤 밤. 머리속은 혼란으로 어수선했다. 한쪽 얼굴근육이 마비가 온 것처럼 감각이 없어졌다. 뒷목이 뻣뻣해 왔다. 깊은 수렁으로 몸이 빠져드는 것처럼 나른했다. 이런 경험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정신을 차리려고 청심환을 찾아 씹어삼켰다 별로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 밤 나는 죽음으로 가는듯한 착각속에 빠져서 꼬박 날밤을 새웠다.

 

그러나 어김없이 밝아온 아침은 희망이었다. 주말의 병원을 외면하고 급한 김에 한약국으로 달려갔다. 잘 버텨내려고 지금까지 쓰디쓴 한약을 마시며 살아간다 나는 지금.....

 

각자의 몫이 다른 삶을. 다시 내 위치로 돌아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득 언니의 목소리를 환청으로 듣는다.

 

“힘내 이 바보같은 사람아, 누구나 때가 되면 그렇게 다 가는 걸 뭘 그러나”이제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느냐가 목전에 다달은 싯점이다. 

 

그 분들은 깔끔하게 생을 마감하셨다. 흔히 말하는 99881234는 못사셨지만 조금 앞당겨 88881234를 해 내셨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잔인한 달 4월이 그렇게 물러갔다. 

 

세상은 다시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다들 잘 먹고 천연덕스럽게 살아간다. 그렇게 얄미운게 세상 이치인가?

 

삼가 세 분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빕니다. 

Now

현재 잔인한 달, 나의 4월

댓글 0 | 조회 1,914 | 2017.05.23
4월 1일은 만우절(萬愚節)이다. 누군가 실없는 말로 내 웃음보를 자극해 올 것만 같은 기대로 첫날을 맞았다.고국은 지금 봄이 무르익는 좋은 계절이다. 울긋불긋 … 더보기

심즈 - 삶이라는 게임​

댓글 0 | 조회 2,069 | 2017.05.23
많은 게임 매니아들에게 게임은 지치고 피곤한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처로 여겨진다.잠시나마 근심걱정을 잊을 수 있는, 혹은 현실에선 결코 되지 못할 내가 될 수 있는 … 더보기

당신의 삶에 보내는 찬사, 블랙스톤 제주 (Ⅱ)

댓글 0 | 조회 1,902 | 2017.05.23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드리 나무다. Brian Costello가 설계를 하면서 얼마나 고민했을까?블랙스톤 제주의 코스는 세계 최고의 골프클럽 디자인 회사인 JMP … 더보기

삶의 만족도(滿足度)

댓글 0 | 조회 1,828 | 2017.05.23
국제연합(UN)은 전 세계 인류의 체질과 평균수명에 대한 측정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연령 분류의 표준에 새로운 규정으로 사람의 평생 연령을 5단계로 나누어 발표… 더보기

완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댓글 0 | 조회 1,898 | 2017.05.23
날씨가 쌀쌀하니 무릎에 바람도 솔솔 들어오고 몸도 예전만큼 가볍지 않아 수영장에 자주 가게 되었다. 수영장 사우나에 있다 보면 한국 어머니들의 사우나 토크가 얼마… 더보기

변경예정 기술이민법, 전격 대공개

댓글 0 | 조회 5,770 | 2017.05.23
지난 4.19 발표를 통해 오는 8월로 예정된 기술이민 변경법에 대한 이민부의 공식발표가 6월에 있을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연동되어 시행될 일반 워크비자관련 … 더보기

명필....

댓글 0 | 조회 1,947 | 2017.05.23
우리는 서예의 원조는 중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서체(calligraphy)의 원조는 아랍어이다. 아랍어 글 자체가 예술이고, 모든 이슬람 예술의 근간이 … 더보기

Book 인테리어

댓글 0 | 조회 1,502 | 2017.05.23
■ Book 인테리어하루에도 수십권의 책들이 출판되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감동받고 영화와 음악 그리고 과학과 철학의 세계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은… 더보기

사람과 반려동물(伴侶動物)

댓글 0 | 조회 1,685 | 2017.05.16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사람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반려동물에는 전통적인 반려동… 더보기

5월 단상

댓글 0 | 조회 1,576 | 2017.05.10
5월 입니다.한국에선 5월이 주는 의미가‘신록의 계절’ 또는‘가정의 달’이겠지만 이 곳 뉴질랜드에서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반 토막을 바꿔먹을 시간 동안 지내다 보… 더보기

소리의 뼈

댓글 0 | 조회 1,499 | 2017.05.10
기 형도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학장의… 더보기

“대부”를 통해 말할 수 있는 것 Godfather, 1972 1974

댓글 0 | 조회 2,529 | 2017.05.10
대부,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지요. 오늘 굳이 대부의 영화적 요소에 대하여 세세하게 말하는 것은 어쩌면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 것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대신 … 더보기

지금 여기에서....

댓글 0 | 조회 1,464 | 2017.05.10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게 하나의 연결선상에 있으며 서로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그 어떤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이러한 연결 고리를 … 더보기

지연납부가산세 및 이자

댓글 0 | 조회 3,032 | 2017.05.10
연중 4월 5월은 사업주에게는‘세금납부철’이다. 4월7일은 전년도 최종소득세, 5월7일은 당해년도 마지막 중간예납 및 3월31일 기간의 GST납부기한이다.참고로,… 더보기

구렁덩덩신선비 10편

댓글 0 | 조회 1,477 | 2017.05.10
어느 고을에 박좌수란 사람이 무남독녀를 시집보내려고 사람을 구하러 다녔다.그 고을에 고유라는 남의 집살이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무식하기는 하지만 양반의 후손으… 더보기

Udom Thai Restaurant

댓글 0 | 조회 1,597 | 2017.05.10
Udom Thai Restaurant은 오클랜드 써니눅에 위치한 태국 요리 전문점이다. 뉴질랜드의 신선한 해산물과 육류 재료로 아시안 태국 요리의 매콥한 맛을 선… 더보기

나의 웹사이트에서 무슨 일이?

댓글 0 | 조회 1,497 | 2017.05.10
‘남반구의 만두’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한 나사장이 있습니다.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받고 정해진 요일에 배송을 하는 방식의 사업을 구상하고 일단 맘에 드는 웹… 더보기

He will do something new today

댓글 0 | 조회 1,986 | 2017.05.10
나는 몇 년 전에 한국행을 결심했을 때 다시는 이 나라에 오고 싶지 않은 생각에 차도 처분하고 나의 개인 소유도 거의 처분한 채 한국으로 떠났다.돌아간 들 오랜 … 더보기

성공한 사람은 성취욕을 달성한 사람이다(I)

댓글 0 | 조회 2,700 | 2017.05.10
■ Achievement desire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그러나 남선우라는 산악인을 기억하고 있는 … 더보기

한 때....

댓글 0 | 조회 1,711 | 2017.05.09
한국도 이젠 골프의 시즌이 시작된 것 같다.몇주 전만 해도 그린을 빼고는 어디가 러프며 어디가 페어웨이인지 모를 정도로 잔디 색이 초록이 아닌 갈색을 띄곤 했다.… 더보기

한 민족은 하나다

댓글 0 | 조회 2,628 | 2017.05.09
한국 고대사를 탐사해보면 황허문명보다천년 앞서는 유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중국이 동북공정으로……“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 더보기

낮아지는 실업률

댓글 0 | 조회 2,220 | 2017.05.09
■ 실업률 4.9%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올라가기만 하던 실업률이 2009년 이후 지난 8년간 통계중 가장 낮은 4.9%까지 떨어졌다.이 영향으로 인해 뉴… 더보기

커피홀릭

댓글 0 | 조회 2,251 | 2017.05.09
저는 커피를 참 좋아합니다.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리라 생각합니다.일하다가 먹는 커피들은 무의식 중에 입에 붓고 있을 때도 많습니다만, 쉬는 시간이 필요할 땐 커피가… 더보기

당신의 삶에 보내는 찬사, 블랙스톤 제주 (Ⅰ)

댓글 0 | 조회 3,047 | 2017.05.09
블랙스톤 골프 & 리조트가 원시림 곶자왈을 통해 골퍼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무엇일까?북제주군 한림읍에위치한 블랙스톤 제주는 곶자왈 원시림의 자연원형을 그대… 더보기

공중보건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댓글 0 | 조회 4,877 | 2017.05.09
미국 예일대 윈슬로우(E. A. Winslow, 1877-1957) 교수는 ‘공중보건학’을 환경위생관리, 전염병관리, 개인위생에 관한 보건교육, 질병의 조기진단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