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삼십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뱃길 삼십분

0 개 1,870 오소영

 

2c76755b3f816b4bb91ac620ec066f4a_1522123340_788.jpg

 

뱃길 삼십분은 짧은 여행길이다.  

쾌적해서 기분좋게 타는 훼리(ferry). 감질나고 아쉽다. 

 

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 마냥 누워서 뒹구는 날이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은 잠시뿐. 몸과 마음이 바닥으로 처진다. 잠깐 눈붙인 오수(午睡)에는 두려운 악몽만 달겨들고. 갑자기 암담한 나락에서 헤맨다. 나이 무게에 짓눌린 헐헐한 영혼 때문일까? 

 

정신을 차리려면 일어나 밖으로 뛰쳐 나가야 한다. 갇힌 공간을 벗어나 사람들 속에 섞이고자 혼탁한 세상 속으로 다시 몸을 던진다. 

 

이럴 때, 한 시간이면 되돌아올 수 있는 뱃길 여행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배에 오르면 낯선 세상을 달려온 여행자의 마음으로 설렌다. 한 번도 본적없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창가에 앉아 출렁이는 물살을 벗 삼아 뒤로 멀어지는 시티를 바라본다. 내가 발딛고 사는 땅을 잠시 벗어나 아주 먼 곳을 떠나는 것 같은 착각도 새롭다. 까만 어둠 속에서 저 도시를 바라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시드니’의 깨어나는 새 아침을 보던 때의 경이로움이 생각났다. 또 하루의 일출을 맞이하려는 도시의 꿈틀거림이. 참으로 장관이었다.

 

어둠속에서 하나 둘 불빛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숫자가 늘어가면서 반딧불 동굴처럼 불꽃으로 화사해져 가는 도시.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오페라 하우스’의 모습이 보석처럼 빛났다. 각도를 잘 잡아 찍은 전문 사진가의 멋진 사진 한 장이었다. 

 

그 아름다움을 혼자서만 본다는게 얼마나 안타깝던지... 

 

“얼른 일어나셔요. 시드니가 열리는 저 멋진 걸 보셔야죠.” 호들갑을 떨며 일행들을 깨웠던 그 어느 해의 크루즈 여행. 

 

미끄러지듯 부두를 찾아 들어가는 배는 이미 그 곳을 지나쳤다. 

 

아침 잠이 유난히 단 내가 무슨 행운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갈매기들의 여유로운 날개짓. 멋진 곡예로 비상하며 파란 하늘을 수놓는다. 마치 내게 아양을 떨듯이.... 

 

저기 하얗게 긴 띠를 두른듯 따라오는 길은 밋션베이 로드다. 

 

그 길 끝이 누드 비치 언덕이다. 호기심으로 벼랑밑을 내려다보면 정말로 벌거숭이의 사람들이 보였다. 재미있다고 느끼면서 굉장한 문화의 충격을 받곤했다. 

 

대자연 앞에서 진짜 자연인이 되어 보려는 인간의 귀소본능 때문일까? 그 길을 달리는 차들이 장난감처럼 앙징스럽게 귀엽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웅장한 크루즈가  바다 한 가운데 버티고 서 있다. 너무 커서 부두에 정박하지 못한 떠다니는 호텔이다. 마치 하얀 섬이 하나 우뚝 솟아난듯 보인다. 그 규모로 보아 쉽게 볼 수 있는 만만한 크루즈가 아닌게 틀림없다. 

 

“삼만불짜리 세계일주 쿠르즈나 타보고 마지막 갑시다” 

 

아내에게 약속했다던 어느 남편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속절없이 저 세상 벌써 가 버렸다. 크루즈 이야기만 나오면 눈가가 촉촉해 지는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치 앞을 모르는게 인생이거늘. 지금 우리 나이가 얼마인데... 우리는 쓴 웃음을 흘렸다. 

 

배가 닿은 터미널에서 버스로 한 정거장. 정말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바다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양편 길가 카페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관광객을 손짓하는 갖가지 상품들이 오색으로 찬란하다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우리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알아서 데려다 달라”고 기사님한테 부탁했더니 섬 한 코스를 다 돌아 다시 데려다 준 곳이 여기였다. 카페겸 바에는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앉을 자리가 없다. 늙은이들 기웃거리기엔 과감한 용기가 필요했다. 

 

2번 버스던가? 그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달려간다. 

 

인기척도 없고 집도 별로 없는 한적함만이 나그네를 반긴다. 나무 숲 우거진 등성이 밑으로 내려가면 거긴 정말 별천지의 세상이 펼쳐진다. 카렌다에서나 보았던 멋진 풍광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둥그렇게 아담한 비치가 잔잔한 물을 품고 졸듯이 조용하다. 소리치면 들릴 것처럼 물건너 푸르른 마을이 건너다 보인다. 이쪽 낚시터의 새빨강 지붕이 그림처럼 물위에 떠있다.

 

보이는 사람 하나 없는데 식탁위에 하늘색 비치파라솔은 누가 펴놓았는 지? 누군가가 마시고 간 빈 프라스틱 컵 네 개가 심심함을 덜어준다. 

 

처음부터 그 숨겨진 비경을 찾은게 아니었다. 헝크러진 나무숲에 가려진 그 곳을 몇번이나 그냥 지나쳤었다.

 

같은 곳이지만 여행은 누구와 같이 가느냐에 따라 느낌도 기분도 달라진 다. 처지가 같은 동병상련의 말 통하는 친구와 함께라면 부담이 없어 좋다. 어떤 말이든 허물없이 나눌 수 있는 친구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점심 준비를 해 온 친구와 밥 먹을 자리를 찾다가 보물처럼 찾아낸 곳. 빛나는 우정에 내린 선물이었을까? 

 

어느 누구 우울 소리만 나오면 죽이 맞아 떠나는 우리들의 비밀 아지트.

 

‘와이헤케’ 

노인이란 호칭을 더께더께 무겁게 달고사는 우리들. 혼미해져 가는 영혼을 흔들어 깨워주는 멋진 밀애(?) 장소다. 

 

아직 미지의 1,3,4번 코스가 더 남아있다. 또 다시 숨어있는 비경을 찾아내야지. 어떤 정보도 없이 부닫히면서 찾아내는 쾌감을 모험처럼 즐기려고 한다. 

 

여지를 남겨두고 늘 호기심을 자극하는. 뱃길 삼십분.

 

 

댓글 0 | 조회 1,702 | 2018.03.28
사물과 사물 사이의 빈 공간을 틈이라고 한다. 공간적인 의미 외에도 틈도 있다.바로 시간의 틈이다. 즉,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는데 그것이… 더보기

영어가 문제인가, 태도가 문제인가

댓글 0 | 조회 2,685 | 2018.03.27
‘뉴질랜드에 오래 살고 있으니 영어는 이제 자유자재로 구사하겠네?’ 고국의 친구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질문은 마치 ‘인생을 오… 더보기

토지분할용 주택 분석 사례 2

댓글 0 | 조회 2,416 | 2018.03.27
집을 구매함에 있어서 집과 주변 지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얼마를 지불할 재정적 여유가 있는지, 적절한 구입 가격은 얼마인지, 구입 목… 더보기

보약 왜 드시나요? (홍삼의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4,468 | 2018.03.27
한국인들의 보약선호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 번째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워낙 못 먹고 일만 많이 하여 … 더보기
Now

현재 뱃길 삼십분

댓글 0 | 조회 1,871 | 2018.03.27
뱃길 삼십분은 짧은 여행길이다.쾌적해서 기분좋게 타는 훼리(ferry). 감질나고 아쉽다.특별한 볼 일이 없으면 마냥 누워서 뒹구는 날이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은… 더보기

뉴질랜드 고용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3,296 | 2018.03.27
뉴질랜드 고용관계법 개정안 (Employment Relations Amendment Bill)이 2018년 1월 29일 국회에 상정되어 현재 계류중입니다. 크고 … 더보기

웹사이트 방문객 늘리는 17가지 방법

댓글 0 | 조회 2,183 | 2018.03.27
세상에 나를 드러내는 창구 - 바로 웹사이트입니다. 만드는 과정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완성된 사이트를 보는 순간 진실이 다가옵니다.이제… 시작에 … 더보기

센스있는 꽃장식

댓글 0 | 조회 2,042 | 2018.03.27
DIY 인테리어■ 센스있는 꽃장식밋밋한 장소에 다양한 색상과 향기가 나는 화분으로 장식을 하는 것은 인테리어 비용은 적게 들면서 효과는 높다.■ 색상이 주는 효과… 더보기

일목요연~~의존자녀의 비자와 영주권

댓글 0 | 조회 4,817 | 2018.03.27
부모가 영주권자인데, 자녀(들)이 비영주권자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혼, 재혼 등으로 인하여 자녀를 제외하고 영주권을 받은 부모도 있고,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 더보기

[포토 스케치] 예술의 도시 웰링턴 2

댓글 0 | 조회 1,386 | 2018.03.26
▲ 예술의 도시 웰링턴

스티븐 호킹과 루게릭병

댓글 0 | 조회 2,442 | 2018.03.24
<3월14일>은 아인슈타인(Einstein)이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자 호킹(Hawking)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떠난 날이다. 루게릭병(근위축성… 더보기

볼륨과 탄력있는 동안 얼굴을 만들어주는 “지방이식”

댓글 0 | 조회 2,759 | 2018.03.24
이번주 휴람 의료정보에서는 동안 얼굴이 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인 지방이식에 대해서 휴람 네트워크 시너지성형외과의 도움을 받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나… 더보기

2019년도 한국 대학입시 분석

댓글 0 | 조회 2,806 | 2018.03.22
대한민국의 대학입시야 말로 ‘변화무쌍’ ‘조변석개’ 란 말이 딱 맞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교육과 부동산이 매번 도마에 오르기 때문… 더보기

[포토 스케치] 예술의 도시 웰링턴 1

댓글 0 | 조회 1,363 | 2018.03.20
▲ 예술의 도시 웰링턴

성품 둘 - 순종

댓글 0 | 조회 1,935 | 2018.03.15
순종은 옳은 권위와 질서에 즉시, 기꺼이 따르는 것입니다.위대한 성품이 위대한 인생을 만듭니다. 성품은 처한 환경에 관계 없이 나타나는 한 사람의 인격입니다.성품… 더보기

가정이 서기 위해 필요한 자기 관리

댓글 0 | 조회 1,831 | 2018.03.15
이번호에는 남편, 아내 혹은 부모로서 가정이 바로서갈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관리가 중요하며 이를 위한 실천방법들을 나누려 한다.매일같이 부딪히는 사… 더보기

크루즈 객실과 각종 부대시설(Ⅰ)

댓글 0 | 조회 2,972 | 2018.03.15
세계는 넓고 여행할 곳은 많다. 말 그대로 크루즈로 여행할 수 있는 목적지는 수없이 많다. 지난 호까지는 호주, 뉴질랜드, 남태평양을 거쳐 지중해와 북유럽 크루즈… 더보기

뉴질랜드식 선행학습

댓글 0 | 조회 2,562 | 2018.03.15
얼마 전, 저의 학원에서 수업을 듣기에는 조금 나이가 어린 자녀를 두신 어머니께서 상담 차 방문하셨습니다. 뉴질랜드의 다소 특이한 교육과정을 처음 접하시는 학부모… 더보기

가족수당 변경내용 -1

댓글 0 | 조회 3,755 | 2018.03.15
이번호와 다음호에 걸쳐 오는 2018년 7월 1일자로 변경되는 가족수당 (Working for Families Tax Credits)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하겠다… 더보기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8편

댓글 0 | 조회 1,478 | 2018.03.15
이모네‘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집’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우리 이모네이다. 이모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항상 문이 열려 있는 곳처럼… 더보기

이슬람

댓글 0 | 조회 1,977 | 2018.03.15
전세계 17억 신도를 가진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다.그나…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싸움 2

댓글 0 | 조회 2,661 | 2018.03.14
김승희아침에 눈을 뜨면 세계가 있다.아침에 눈뜨면 당연의 세계가 있다.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있다.당연의 세계는 당연히 거기에 있다.당연의 세계는 왜, 거기에,당연… 더보기

여자의 사랑 속성

댓글 0 | 조회 1,595 | 2018.03.14
왜 여자들은 사랑 때문에 불행해지는지 모르겠어요.꼭 지팡이 짚고 가려는 속성 때문에 그렇죠.남자 지팡이 짚고서 가려는 속성 때문에 불행해진다고요.사랑내지 남자를 … 더보기

태아도 보고 배운다

댓글 0 | 조회 1,084 | 2018.03.14
태교란 태중교육 또는 태내교육의 약자다. 산과학에 있어서는 심신의학의 한 분야로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태교의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보기

기침

댓글 0 | 조회 1,600 | 2018.03.14
실내 공기는 쾌적하게, 물을 많이 먹이세요​감기를 치료하다 보면 오한·발열·두통 같은 증세는 대부분 쉽게 떨어지는 반면, 기침이나 가래는 마지막까지 남아 아이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