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VS 멋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예쁘다 VS 멋있다

0 개 2,113 Jane Jo

집안 상을 당해 고향집에 갔을 때 문상오신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니 생각에 썩 괜찮은 어른이 된거 같니?”초상집에 와서 뜬금없는 질문이라 여기겠지만... 그렇다. ‘좋은 어른’은 초등학교 내내 아니 중학교 초입언저리까지 나의 장래 희망사항에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여느 아이들처럼 선생님, 간호사, 변호사, 항공조종사 뭐 이런게 아니라 그냥 ‘좋은 어른’이라고 적어내던 나의 엉뚱한 동심 밑바닥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나의 장래희망 사항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좋은 어른은 아주 어릴적엔 뻥튀기를 구경하면 한주먹씩 나눠주던 인심좋은 아저씨였다가 집잃어 버리고 경찰서에 있을때 겁에 잔뜩 질린 내 얼굴을 말없이 계속 지켜보며 괜찮아 괜찮아 하듯 웃어주던 순경 아줌마였다가 자존심을 상할까 걱정해 내 책상에 몰래 학교앞 서점에서 샘플로 써보라며 제공받은 참고서들을 밀어넣어 놓던 선생님이었다가 그렇게 그렇게 내 심장 한쪽에 조그만 감동점들을 남겨놓던 어른들이 었는지도.  

 

그런데.... 인생을 살다보니 그게 어느 다른 꿈보다 더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쉽사리 깨달을 수 있었다. 일정한 룰도 바운더리도 없이 그냥 좋은 어른이라니... 상황과 장소와 만나고 어울리는 이들에 따라 기준도 잣대도 달라지는 그 ‘좋은어른’이라는 것은 선문답 속에 오고 가는 스님들의 화두처럼 알듯 모를듯 그렇게 내 주변을 맴돌며 어느새 마흔중반을 기어가는 내 나이에 턱하니 걸쳐져 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인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멋대로 키우는건 아닌지가 제일 고민이 된다. 

 

그래서 자주 아이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배운다. 얘네들의 세상을, 물론 나도 어쩔수 없는 모성애 강한 한국 아줌마인지라 윽박지를 때도 많다. ㅎㅎ얼마전 딸아이와의 대화에서 칡뿌리처럼 다시 곱씹고 곱씹고 할때마다 끄덕끄덕 단맛이 나는 대목이 있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새로 산 바지와 점퍼를 입고 한껏 멋을 낸 딸아이 난생처음 굽이 있는 워커까지 신고 나오니 숙녀가 따로 없다. 너무 예뻤다. “딸 딸 우리딸, 너무 너무 예쁘네. 진짜 이쁘다”울컥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어 눈물까지 날뻔 했던 주책맞은 엄마인 내가 말하니 “엄마, 난 이쁘다는 말보다 쿨하다는 말이 더 좋아”하고 답하는 딸아이. “왜? 예쁘다는 말이 더 좋 지 않아?”하고 되물으니 “예쁜건 정말 예쁜 사람들이 들을 때만 칭찬인데 난 뭐 내가 생각해도 그렇게 예쁘지는 않으니까 대신 멋있다는 말을 듣는게 더 공감이 가고 기분이 좋아”이러고 조잘댄다.  

 

얼마나 깜찍한 생각인가... 난 썩 좋은 어른으로 자랐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녀석에게는 좀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있는 사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모와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칭찬, ‘멋있다’. 외모가 멋스러울 때, 하는 일에서 카리스마 뿜뿜거리며 열심히 일할 때,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공공의인의 역할자를 만날 때, 모두가 피하는 것을 혼자서 끌어안을 줄 아는 사람을 볼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을 챙피해 하지 않는 사람에게 등등 우리는 멋있다는 표현을 쓴다. 

 

한송이 꽃을 볼때는 예쁘다는 말을 하지만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이 으드르르하게 우거진 수풀림에 둘러싸인 어느 호숫가 풍경을 보면 멋있다는 표현이 나온다. 

 

나는 좋은 어른이 꿈이었지만 나의 아이는 멋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밖보다 안을 더 잘 볼 줄 알고 외모가 아닌 스스로의 자신감에서 카리스마로 메이크업을 할줄 알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슴벅차는 감동을 줄 수 있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에 당당할 수 있으며 자존감을 잃지 않아서 삶의 무게 중심을 놓치지 않는 그런 ‘멋있는 어른’. 

 

그러면서 생각해봤다. 나는 예쁘다는 말보다 다른말이 더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 

 

생각해 보니 있다. 그것두 두 개나 있다.‘어려보여’,‘ 살 빠졌어’ 

 

아.. 급 개 슬퍼진다. 나는 정녕 이런 푼수같은 말에 베시시 웃음이 나올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코끼리 아줌마가 된건가.. ㅎㅎ 

 

제인의 자녀교육 팁 1개 - 아이 스스로의 색깔을 지켜줘라. 모든 색을 다 섞으면 검정색이 되어 버리는 논리는 물감 팔레트에만 있는게 아니다.

 

■NZICON: Jane Jo, thejanejo@gmail.com


36d8f73927917319b84b007a09ecdbd1_1542280890_082.jpg

도둑이 싫어 하는 집, 도둑을 부르는 집

댓글 0 | 조회 3,066 | 2018.11.27
뉴질랜드에 오래 사신 분들은 도둑이 극성을 부린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특히 다가오는 여름이나 긴 휴가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하지만 앉아서 당할 수 … 더보기

“텔미”야! 같이놀자, 우리가 뛰거든...

댓글 0 | 조회 1,939 | 2018.11.27
“너도 날 좋아 할 줄은 몰랐었어 어쩌면 좋아 너무나 좋아...”귀가 간지럽게 민망하고 깜찍한 노래다. 가사를 가려 듣기에도 번거로운 빠른 템포는 또 어떻고...… 더보기

깨끗한 피부를 원하세요?

댓글 0 | 조회 1,837 | 2018.11.27
사람의 피부는 내부 기관을 보호하고 몸 내부의 불순물을 땀이라는 형태로 배출시키며, 피부 혈과의 확장과 수축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한 피부는 몸의 … 더보기

넣는자 못 넣는자

댓글 0 | 조회 1,737 | 2018.11.27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1번 티박스로 향한다. 뉴질랜드에서 힘들게 골프를 쳐 왔던 우리 일행들은 오랜만에 캐디의 도움을 받아 너무도 편하게 라운드를 즐긴다. 거리… 더보기

공부 외에 꼭 필요한 기술(3)-글쓰기

댓글 0 | 조회 1,838 | 2018.11.27
지난 호 칼럼을 통하여서 대학에서 정규 과목들 외에 신경 써서 습득해야 졸업 후 성공을 위해 유리한 기술들 중에 대화 기술에 대하여 말씀 드린 바 있다.이번 주에… 더보기

김치 宗主國의 김장문화

댓글 0 | 조회 1,808 | 2018.11.24
최근 우리나라 사계절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여름은 지나치게 빨리 와서 늦게 떠난다. 한편 가을은 너무 늦게 오고, 그리고 너무 빨리 떠나 우리를 아쉽게 한다… 더보기

탈모, 자가치료하다가 ‘골든타임’ 놓쳐, 전문적인 치료 받아야

댓글 0 | 조회 2,582 | 2018.11.24
– 남성 노년층 질환이라는 인식과 달리 30대, 여성 환자 비중 높아– 서구화된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탈모 환자 늘어나– 샴푸나 음식 등의 자가치료 효… 더보기

[포토 스케치] 오클랜드 하버의 낚시꾼

댓글 0 | 조회 2,130 | 2018.11.20
▲ 오클랜드 하버의 낚시꾼

사랑의 변주곡

댓글 0 | 조회 1,456 | 2018.11.18
김수영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사랑을 발견하겠다도시의 끝에사그러져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강이 흐르고 그 강건너에 사… 더보기

크로스리스, 단순소유권 아님 유닛타이틀?

댓글 0 | 조회 3,586 | 2018.11.16
최근 크로스리스 (Crosslease, 교차임대권) 타이틀 (주택 소유권등록증)을 단순 소유권 (Fee simple) 타이틀로 바꾸려는 고객의 문의가 많이 있었습… 더보기

공부 외에 꼭 필요한 기술(2)-대화술

댓글 0 | 조회 1,866 | 2018.11.16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이루어져 나가는 주제에서 벗어나서 횡설수설 해서도 안 된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전략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고 또 그 … 더보기

하이누웰레 소녀 3편

댓글 0 | 조회 1,229 | 2018.11.16
하이누웰레 소녀소녀의 시신 조각들에서는 당시 아직 지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 이후 사람들의 주식이 된 식용 구근들이 생겨 났다.하이누웰레의 위는 커다란 단지가 … 더보기
Now

현재 예쁘다 VS 멋있다

댓글 0 | 조회 2,114 | 2018.11.16
집안 상을 당해 고향집에 갔을 때 문상오신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물으셨다.“그래, 니 생각에 썩 괜찮은 어른이 된거 같니?”초상집에 와서 뜬금없는 질문이… 더보기

성 능력 얼마나?

댓글 0 | 조회 1,650 | 2018.11.16
운동선수들은 정력이 셀까. 답은 ‘대체로 그렇다’이다. ‘파트너의 성적 능력 불만 표시’에 ‘거의 없다’ ‘ 전혀 없다’가 70.63%로 일반인(62%) 보다 높… 더보기

빈치(Vinci) 마을의 천재, 레오나르도

댓글 0 | 조회 1,984 | 2018.11.15
프랑스 VS 이탈리아 (II)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화가일 뿐 아니라 위대한 발명가였다. 자동차, 비행기, 헬… 더보기

“내 꿈 꿔”

댓글 0 | 조회 1,905 | 2018.11.15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가 ‘꿈’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에게 꿈이 있다”또는 TV 광고문구 중 한때 유행어가 된 “내 꿈 꿔”라는 말을 들으면 … 더보기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댓글 0 | 조회 2,133 | 2018.11.15
나의 주말의 일과는 영화로 시작된다. 최근 개봉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 대상이다.영화를 보면서 줄거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번역에 대해서도 관심도 많다. 원어를 번… 더보기

자기 분수를 아는 게 중요하다

댓글 0 | 조회 4,852 | 2018.11.15
■ 守分知足자기 분수를 알아야 합니다. 나는 그릇이 어느 정도인지, 큰 그릇인지 아니면 작은 그릇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분수가 작은 그릇인데 여기에다… 더보기

10개월간의 태아와 엄마와의 치열한 생존경쟁

댓글 0 | 조회 1,989 | 2018.11.15
임신과 출산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사건이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의 지속적인 축복과 응원이 필요한 엄마와 아이간의 10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과정”입니다… 더보기

피그말리온, 스티그마

댓글 0 | 조회 1,527 | 2018.11.15
피그말리온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한 나라의 왕이라는 체면에도 불구하고 볼 발그래한 10대 소년이나 매료될법한 어여쁜 조각상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자… 더보기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요

댓글 0 | 조회 1,837 | 2018.11.15
화병은 말 그대로 격렬한 감정이나 마음의 흥분이 심장이나 간에 쌓여 화기가 일어나는 병을 뜻한다. 과거에는 화병 환자들이 주로 시어머니와 갈등이 오래 지속되거나 … 더보기

베트남 여행기 1

댓글 0 | 조회 1,740 | 2018.11.15
다시 만났다. 2년만에 우리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재회를 한다. 서로 설레이는 마음이 얼굴로 나타날 정도로 들떠 있는 분위기이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받은 어린아이처… 더보기

공주병, 왕자병

댓글 0 | 조회 1,578 | 2018.11.14
공주병, 왕자병 걸린 사람들 있죠?그 얘기 들어 주기 굉장히 힘들죠. 참 인내가 필요한데 그냥 들어 주면 되거든요. 그렇게 공주이고 싶어서 그러는데 못 들어 줄 … 더보기

저가 수입상품에 대한 GST부과

댓글 0 | 조회 1,833 | 2018.11.14
이번호에는 지난 10월 18일에 국세청장 Stuart Nash가 공개한 저가 수입상품에 대한 GST부과에 대해서 소비자 입장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지난 5월초에도… 더보기

지금의 나보다 어린 사진속의 엄마

댓글 0 | 조회 1,831 | 2018.11.14
내 방에는 액자 안에 사진이 하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진을 보이는 곳에 두고 기억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그런 내가 작은 액자 속에 넣어서 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