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갑은 없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영원한 갑은 없다

0 개 1,444 수필기행

나는 대체로 ‘갑’이었다. 자유직업인 탤런트들은 오로지 드라마에 출연해 출연료를 받아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연출자들은 ‘갑’이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탤런트들은 보편적으로 ‘을’이다. 그러나 인기 스타가 되면 그때는 달라진다. ‘갑’이 된다. 작품을 골라 출연할 수 있고 개런티도 본인이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비스타들은 일반적으로 연출의 선택을 받아야만 한다. 스태프들도 작품 당 계약을 한다. 그래서 그들도 선택받는 직업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특별히 기술이 뛰어난 스태프들은 연출자들이 서로 같이 작업하려고 경쟁하는 수도 있다. 이때는 그 스태프들도 ‘갑’이 된다.

 

그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연출은 캐스팅 권한으로 인해 ‘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기 있는 작품에 출연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으며,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용할 양식을 구할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도 역시 연출자다. 그래서 연기자들은 연출자들을 보면 커피 한 잔이라도 같이 마실 수 있었으면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시선을 잡아두려고도 한다.  연출자들에게 유혹은 늘 있기 마련이고, 또 엉뚱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운동권 출신의 모 국회의원이나 항공기를 회항시킨 모 재벌 딸처럼 시건방진 ‘갑질’을 일삼는 PD도 있고, ‘금품수수와 여자탤런트와의 스캔들’로 패가망신한 연출자도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 많이 정화되었지만 이로 인해 연출자들에 대해 탤런트들 등이나 쳐 먹고 사는 나쁜 이미지가 형성된 시절도 있었다. 어쨋든 연출자가 탤런트들의 생계를 쥐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갑’인 연출자들은 거기에 따른 책임이 있다. 누구라도 캐스팅할 수 있고, 어떤 작품이라도 할 수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 그는 ‘갑’의 위치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러나 ‘을’인 탤런트들에게는 그런 책임이 없다. 작품이 잘되든 못되든 상관없이 많이 출연만 하면 된다. 그것이 생계수단이 되니까.

 

그러나 갑은 갑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의 중요한 덕목을 잃게 되고 비아냥과 경멸이 따른다. 영원한 갑은 없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탤런트 P와 J는 주로 단역만을 해왔다. 젊었을 때는 연출자들을 따라다니며 이런저런 잡심부름도 하며 놀이 삼아 별 불만 없이 어영부영 지냈지만 나이가 들고 자식들이 커가면서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벌이는 시원찮고 머리도 희끗희끗해져 가면서 그런 단역을 하기에는 남들 보기에도 창피할 뿐더러 자식 같은 연출자에게 굽실거리기가 뭐하니까,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술집 같은 걸 했다. 실내에 젊었을 때 사진도 붙이고,  단역이지만 드라마 스틸로 실내를 도배하다시피 하며 시작을 했지만, 초기에 누구누구 소개로 한번씩 들여다보고는 끝이었다. 빚만 지고 말았다. 그러다 그는 끝내 연기다운 연기, 배역다운 배역 하나 못 맡고 타계했다.

 

여자 탤런트인 경우는 대체로 얼굴만큼은 평균 이상이 되니까 시집만 잘 가면 자존심을 살리면서 살 수 있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참 난감해진다. “이게 아닌데…….” 하고 후회하고 깨닫는 순간, 이미 때는 늦는다. 직업을 바꿀 수도, 장사를 할 수도 없는 늦은 시간인 것이다. 평생 누군가에 의해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의 비애다. 예능 계통은 원 오브 뎀(One of them)은 곤란하다. 온리 원(Only One)이 생존이 가능하다. 적자생존의 본보기다.

 

그러함에도 탤런트를 모집하면 수백 명이 몰려온다. 모두들 찬란한 꿈을 안고 남들은 안 되어도 나는 될 것이라는 가망 없는 희망을 안고.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이벤트조차 없다. 무슨 무슨 기획사니 엔터테인먼트 회사니 하면서 전문적으로 탤런트들을 키운다. 이제는 그들이 ‘갑’이다. 그들은 투자해서 키운다. 얼굴도 고쳐주고 의상도 마련해 주고 차도 사준다. 연출자들도 그들에게 캐스팅을 의존한다. 과거에는 길거리 캐스팅이라 해서 우연히 연출자에게 발탁되어 탤런트가 된 사람도 있지만 방송국에서 뽑는 탤런트시험에 합격해 연기자의 길을 들어선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방송국에서 뽑으면 방송국에서 교육시키고 자국 프로에 출연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준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제도는 없다. 처음부터 매니저가 붙어다니며 첫 출연부터 로비로 시작한다.

 

건전한 드라마를 만들 의무가 있고 그 기본이 되는 우수한 연기자를 키워야 하는 의무가 있는 방송국이 이런 기초인력 양성마저도 자본의 논리에 맡기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흥행의 논리다. 드라마 역시 문화의 논리가 아니라 자본에 의해 결정된다. 시청률을 올려도 돈 많이 버는 연출자는 명장이라고 치켜세우고 작품성 운운하는 연출자는 도태되고 만다.

 

앞으로는 ‘스타’는 있어도 ‘배우’가 없는 시대가 올 것이며, ‘드라마’는 있어도 ‘작품’은 없는 시대도 올 것이다. 벌써 그런 조짐이 뚜렷하다. 연출자는 이제 더 이상 ‘갑’이 아니다.

 

325da1e56685662bb9710f49ad67b298_1553659908_8813.jpg 

-----------

■ 장 기오 

- KBS 대PD 드라마국장 역임

- TV문학관 ‘금시조’, ‘홍어’, ‘길은 그리움을 부른다’, & 대하드라마와 특집드라마 47편 연출

- 제 1회 프로듀서상, 제 25회 백상예술대상, 1989년 독일 Futra상, 제10회 상하이 TV 페스티벌 백목련상 등 다수 수상

- 2004년 현대수필 등단, 국제펜문학 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 신곡문학상, 윤오영문학상 수상

<<나 또한 그대이고 싶다>, <<사라지는 것은 시간이 아니다. 우리다>>, <<누구에게나 마음 속의 강물은 흐른다>>, <<장기오의 드라마론>>, <<TV드라마 연출론>>, <<TV드라마 바로보기, 바로읽기>> 등이 있다.

 

 

출산율 재앙

댓글 0 | 조회 2,199 | 2019.04.06
2018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한 ‘출산율 1명 미만’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동향조사 출생ㆍ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 더보기

중년의 통과의례 갱년기....

댓글 0 | 조회 2,185 | 2019.04.06
대처에 따라 중년 이후 건강 좌우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갱년기 몸의 변화 잘 체크해야– 변화에 그치지 않고, 건강에도 직결될 수 있어 주의성인에게 찾아오는 ‘… 더보기

[포토 스케치] Castlepoint Lighthouse

댓글 0 | 조회 1,562 | 2019.04.02
Castlepoint Lighthouse

BESOS LATINOS

댓글 0 | 조회 1,836 | 2019.03.28
BESOS LATINOS 레스토랑은 라틴 어메리카 전문 레스토랑이다. 뉴질랜드의 신선한 육류와 생선으로 전문 요리를 선보인다. 매운 요리는 매뉴판에 표시가 되어 … 더보기

보험가입이 안되는 도시

댓글 0 | 조회 2,449 | 2019.03.27
호주, 뉴질랜드에서 화재보험사로는 최대 규모인 IAG 보험사가 웰링턴의 CONTENTS INSURANCE(이하 가재보험) 가입 중단에 이어 HOUSE INSURA… 더보기

효도계약서라도 써야 하는가

댓글 0 | 조회 1,956 | 2019.03.27
지난 30년 동안 인간사회에는 뜻밖의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 노령화도 그중 하나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국가채무가 급증한 것도 눈에 띄는… 더보기

유틸리티 주식에 주목하라

댓글 0 | 조회 3,470 | 2019.03.27
불황기에 대비한 투자전략 (3편)벼랑끝 대결, 뿔이 엉겨붙어 해결이 쉽지 않다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암암리에 미북간에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3월 7일 베… 더보기

4월1일 이후 변경내용

댓글 0 | 조회 3,071 | 2019.03.27
Payday Filing오는 4월1일이후 지급되는 직원급여신고는 PAYE신고대신 Payday Filing으로 대체된다. Payday Filing 이란 ‘직원급여 … 더보기

정말 얼마나 즐기고 있을까?

댓글 0 | 조회 2,315 | 2019.03.27
사람들은 하루를 살면서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 중에서 어떤 말들을 더 많이 사용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부정적인 말들이 입에서 좀 더 쉽게 나오지않… 더보기

‘렌’을 처음 만나던 날

댓글 0 | 조회 1,938 | 2019.03.27
주말오후 말동무 오랜지기와 나란히 카페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늘 그렇듯이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급환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나왔다는 친구의 얼굴이 많이 수척해… 더보기

먼지의 무게

댓글 0 | 조회 1,444 | 2019.03.27
시인: 이 산하복사꽃 지는 어느 봄날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워 밥을 지었다.쌀이 익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저녁노을 아래 밥이 뜸 들어갈 무렵강 건너 논으로 물이… 더보기

발기의 비밀 ‘산화질소’ 남성의학 미래 ‘파란불’

댓글 0 | 조회 2,242 | 2019.03.27
2007년 노벨 의학상은 심혈관계에서 산화질소(NO)의 역할을 규명한 미국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재미있는 사실은 노벨은 산화질소 덕분에 다이나마이트란 화약… 더보기

2019년 1/4분기 최신이민정보

댓글 0 | 조회 3,414 | 2019.03.27
이민부는 주로 이민법무사 및 이민관련 전문가들을 위한 뉴스레터를 준비하여 정기적으로 고지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들에게 정기 이메일을 보내는 동시에 이민부 사이트에도… 더보기

기간제 (fixed term) 근로계약

댓글 0 | 조회 2,175 | 2019.03.27
근로계약서가 특별한 날짜 또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만 근로계약이 유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경우 그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로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 더보기

개구리왕자 5편

댓글 0 | 조회 1,282 | 2019.03.27
양서류 개구리들에게 포유류 개구리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하여 사죄하며나에게는 A라는 친구가 있다. 누구보다 바르고 성실하며 선량하고 어떻게든 밝게 살아보려고 애쓰는… 더보기

행복으로 가는 1단계

댓글 0 | 조회 1,784 | 2019.03.26
세계 최초로 대학교에 코칭 심리학과를 개설한 앤소니 그란트(Anthony Grant) 교수는 호주 ABC TV와 함께 초대형 심리프로젝트인 ‘행복한 호주 만들기’… 더보기

이민와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댓글 0 | 조회 2,621 | 2019.03.26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정치인 한분이 대통령 선거유세중에 사용했던 구호가 한동안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국민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필자에게 살림… 더보기

3월 4째주 주간조황

댓글 0 | 조회 1,632 | 2019.03.26
지난주 추천해 드린 파키리, 망가와이 비치 밤낚시, 마스덴, 포트 와이카토 하류, 와티푸, 모스키토에 출조해 보셨습니까? 코리아포스트 낚시방 회원중 한분이 모스키… 더보기

바위 이야기 3

댓글 0 | 조회 1,424 | 2019.03.26
많은 세월이 지난 어느 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이 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주위에 서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이 작은 바… 더보기

[포토 스케치] 별담은 호수

댓글 0 | 조회 1,486 | 2019.03.26
별담은 호수

‘걸어다닐 수 있는’ 지역 꾸준히 인기 증가

댓글 0 | 조회 2,463 | 2019.03.26
종종 투자용 부동산을 선택할 때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듣게 되지요. 하지만 무엇이 좋은 장소를 만들까요?많은 요소들이 그러한 장소를 만드는데 기여를 하지만… 더보기

손발과 아랫배가 차고 분비물이 많나요?

댓글 0 | 조회 2,031 | 2019.03.26
여성 환자를 진료할 때는 부인과적인 질환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생리와 분비물의 상태를 진단에 참고한다. 일반적으로 여성 성기의 분비물을 통틀어서 냉대하라고 하는… 더보기
Now

현재 영원한 갑은 없다

댓글 0 | 조회 1,445 | 2019.03.26
나는 대체로 ‘갑’이었다. 자유직업인 탤런트들은 오로지 드라마에 출연해 출연료를 받아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연출자들은 ‘갑’이다. 선택을 받아… 더보기

정당한 유산

댓글 0 | 조회 1,986 | 2019.03.26
지난주는 지구 남반구의 조그마한 섬나라인 뉴질랜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한 주 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놀라셨고 또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했던 어처구니 없… 더보기

미국의 보딩스쿨

댓글 0 | 조회 2,019 | 2019.03.26
보딩스쿨은 아마도 미국 현지에 있는 교포 여러분에게보다 한국에 계신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훨씬 더 많이 잘 알려진 학교의 형태일 것이다. 오늘 칼럼을 통해서는 보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