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mediation)과 중재(arbi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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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mediation)과 중재(arbitration)

0 개 611 강승민

소송변호사로서, 저한테 오신 고객분들과 상담을 해드리다가 보면 마치 진행을 하자마자 소송이 시작되고 재판이 내일모레 이루이질 것처럼 두려워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셨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소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먼저 상대방과 서신을 통해 우리의 클레임을 주장하고, 상대방이 어떤점에서 반대하는지 알아보고, 서로 원하는 바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도 하고, 혹은 서류를 서로 요청해서 받아보고 하는 과정들을 거치는게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완전히 묵묵부답을 해버리거나 긴급한 경우라면 바로 소송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상대방이 소송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변호사비용과 법원비용을 발생시키는건 엄청난 리스크이고 현명한 방법은 아니니깐요. 



 

소송 시작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는 소송의 내용에 따라, 고객님이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에 따라, 또한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짧은 경우 몇달, 길면 몇년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재산분할의 경우 소송 시작때까지 3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보통은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소송 없이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또한 소송이 불가피하게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재판이 당장 잡히는게 아닙니다. 일반 민사의 경우 우리쪽에서 소장을 접수하고, 그게 법원에서 1-2주일 걸려서 처리되고, 상대방한테 송달한 날짜로부터 25 working days가 주어지고, 상대방이 반소장을 제출하고, 그 내용에 따라 다양한 절차적인 신청 (interlocutory application) 및 재판들이 약식으로 잡히기도 하고, 양측이 서로 자료공개를 충분히 하고, 그 다음에 서로 합의시도를 충분히 해보고, 그리고 나서 보통 최후의 수단으로서 재판이 잡힙니다. 그러면 소송 시작한 날짜로부터 3-4년은 쉽게 흘러가 있고, 이미 사건 발생일로부터 5-6년이 흘러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만큼 양측의 변호사비는 부지기수로 올라가 있을거구요.


그래서 판사들도 양측 당사자들에게 소송 이외에 합의해 볼 수 있는 대체적인 분쟁해결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을 권장합니다. 가장 흔한게 조정 (mediation)입니다. 


조정은 양측 당사자들과 조정인 (mediator)이 만나서 당사자들이 최대한 합의점에 이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건에 따라 대개 반나절이나 하루를 잡습니다. 보통 처음에는 다같이 모여서, 먼저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 사건 설명을 30분-1시간정도 하고, 반대편에서 반박을 30분-1시간정도 합니다. 조정인은 결정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정인을 ‘설득’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조정인과 상대방을 이해 (납득까진 아니더라도 주장의 이해) 시키는게 중요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보통 흩여져서 조정인이 양쪽에 왔다갔다 하면서 어떻게 합의를 할건지 계속 조율을 합니다.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의계약서를 작성하고, 합의계약만 이행하면 그대로 문제가 끝나게 됩니다. 


조정의 가장 큰 장점은 합의에 성공하면 시간 및 비용절약이 크다는 점입니다. 빠르면 1-2개월만에 끝날수도 있어서, 5-6년 걸린다는 소송과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을 엄청나게 아낄 수 있습니다. 또한 조정에서 언급된 내용은 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어서, 그만큼 얼굴 마주보고 앉아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합의에 이르기가 쉽습니다. 재판에 가면 제3자 (판사) 가 결정을 해버리는 것에 반해 조정에서는 당사자들이 어느정도 통제권을 갖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단점은 상술했듯이 조정인이 결정권자가 아니라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당사자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대로 끝입니다. 물론 조정을 몇번이고 다시 할 수는 있지만, 서로의 이해차이가 너무 크다면 다시 반복하는 의미는 없을 것입니다. 즉, 그 경우 조정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은 회수도 안되고 낭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 전체의 비용과 비교해 봤을 때 조정은 한번쯤은 꼭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송에 따라서 조정과정이 거의 필수인 경우가 있는데, 고용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 (최저권리 위반 제외) 소송 시작 전에 반드시 MBIE에서 마련해주는 조정에 참석해야 하는데, 조정인도 무료이고 통역관도 무료입니다. 지방법원 민사나 가정법원의 경우 판사주재 조정미팅 (Judicial Settlement Conference)이 많은 경우에 거치도록 되어있고, 거의 같은 기능을 하며, 판사가 직접 조정인의 역할을 합니다. 그 역할을 한 판사는 당연히 재판에 참여할 수 없구요. 반나절 기준으로 총 $2000정도의 신청비를 신청인 쪽에서 납부합니다 (국선인 경우 면제). 고등법원은 사건 자체가 35만불이 넘는 걸 다루기 때문에 보통 당사자들이 직접 사설 조정을 하도록 되어있고, 그 경우 조정인은 유명한 변호사이거나 전관판사 등이 맡아서 하루 조정에 $10,000 plus GST내외를 청구합니다. 양측이 기본적으로는 반반 부담을 하구요.


조정 외에는 중재(arbitration)도 대체적인 분쟁해결로 보는데, 사실 이건 소송과 많이 비슷합니다. 유명한 변호사나 전관 판사들이 결정권자인 중재자(arbitrator)가 되어서 재판을 통해 결정을 내립니다. 법원에 들어가는 각종 신청비 및 재판비만큼 중재자의 비용도 양쪽이 나누어서 내야하기 때문에 비용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일반 소송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빠르면 3-6개월 안에) 또한 판결문이 전체공개가 될 수 있는 일반 민사소송과 달리 당사자들에게만 공개됩니다.


또한 민사의 경우 최대 3번의 추가 항소로 인해 항소때마다 1-2년씩 추가될 수가 있고 비용도 그만큼 늘어날 수가 있는데, 중재로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항소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고등법원에 항소를 하기 전에 사전신청 격인 ‘leave’ 부터 신청을 해야 하고, 법원에서도 웬만하면 중재자들의 결정을 존중하여 심각한 법리 위반이 아니면 항소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소송을 염두해두신 독자분들께서는 위와 같은 분쟁해결 방법도 같이 고려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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