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단호한 냉정이 필요하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한반도, 단호한 냉정이 필요하다

icn
0 개 720 명사칼럼

d5aa91183ff28a06fd9823c41b1e00d8_1692653118_3662.png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3년 7월27일, 북한 인민군과 유엔군은 상호 교전을 잠시 멈추고 더 이상의 후속조치를 멈추어버렸고 그 뒤로 한반도에는 70년 동안 전쟁도 평화도 아닌 ‘비교전’이라는 모호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적지 않았으나 정작 정전 70주년인 올해의 한반도 정세는 점입가경이다. 이제는 명실상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갖게 된 북한은 거듭된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무력시위로 날을 지새우는 모습이고, 남한 정부는 한·미·일 동맹을 통한 대북 강경대응 기조 속에 남북평화론자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몰고 북한흡수통일론자를 통일부 장관으로 앉히는 등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남북 대화협력의 기조를 바닥부터 뒤엎을 태세이다. 한반도는 평화체제는커녕 냉전체제가 해체된 지 언제인데 다시 열전 직전의 상태로 회귀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는 그 언제보다도 냉정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뜨거운 대립이건 따뜻한 대화협력이건 어떠한 온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차라리 적당한 냉기와 적절한 거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쟁 직후에야 피차 적대적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으니 통일도 흡수통일, 적화통일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냉전체제가 해체되는 국제적 추세까지 더해서 대화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이 서서히 남북관계의 기조로 자리 잡아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1972년의 7·4공동성명 이래 반세기 동안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1991), 세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2000, 2007, 2018) 등을 거치면서 더디고 때로는 위태로우나마 평화와 화해를 향한 행로가 진행되었고 그것은 어느 정도 불가역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의 황당한 결렬을 통해 이런 인식은 매우 순진한 것이었음이 판명되었다.


한반도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북-미 관계 변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부차적 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8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남북 화해 모드가 미-소, 미-중 간의 탈냉전 화해 모드의 부록처럼 주어진 것처럼,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남북 간의 어떤 접근도 미국의 승인 없이는 결실을 맺지 못한다. 따라서 정전 이후 70년 동안 북한을 적대시함으로써 동북아의 적절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적합하다는 미국 주류 세력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남북 간의 화해협력은 말할 것도 없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남북 간의 협력만으로 한반도 상황을 전환시키려면 남한의 정권이나 지도자가 국제적 파장과 고립을 감수하고 파격적인 대북 경협이나 투자 결정, 교통망 연결과 실제 운행, 상호 대표부의 개설 같은 모험을 저지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하지만 현재 한반도 남쪽에는 미국의 뜻을 거스르며 그런 모험을 할 만한 어떤 주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갑자기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이 일어나 친북한정책이 미국의 이익에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미국이 전격적으로 북한과 수교를 하고 획기적인 협력을 추구하는 ‘미친 전환’을 하는 것 외엔 다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북한 역시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을 받고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에 핵무장을 한다 탄도미사일을 쏜다 하며 미국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남북협력을 통한 어떤 시도도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북한은 이제 절대로 미국의 뜻을 거스르는 자주적 결정을 하지 못하는 남한 쪽과는 대화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사우스 패싱’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항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지금처럼 북-미 관계의 동향만을 바라보며 속수무책이거나 현 정부처럼 미국의 대북강경책에 장단을 맞추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을까?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면 발상을 바꾸면 된다. 지난 70년 동안이나 지금이나 한반도 문제는 결국 북-미 간의 문제라고 한다면, 남한이 과감히 한반도 문제에 손을 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봉쇄 해제건 종전이건 평화협정이건 아니면 전쟁이건 미합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둘이서 알아서들 해보라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북-미 문제이므로 대한민국은 손을 뗀다고 전세계에 선언하는 것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몇가지 대담한 선택이 필요하다. 먼저 북한을 공연히 국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이웃 나라로 인지할 것. 따라서 대한민국의 국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하는 헌법부터 개정하고, 당연히 국가보안법도 폐지할 것. 그러면 한반도는 공식적으로 남쪽에 대한민국(한국), 북쪽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이라는 두개의 국가가 공존하는 공간이 되며, 현재의 휴전선은 그대로 두 나라의 국경이 된다. 미군 철수도 불가피하다. 다음, 북한에 우호적인 이른바 평화세력은 ‘우리 민족끼리’ 같은 감상적 통일론을 벗어버리고, 반공반북세력들 역시 세습왕조니 인권이니 하는 내정간섭이나 흡수통일 주장 같은 것을 더 이상 하지 말 것. 이미 북한 쪽에서는 이제는 남측, 남조선이라는 명칭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기왕이면 ‘윤석열 역적패당’ 같은 내정간섭적 용어도 사용하지 않기 바란다.


그리하여 한반도의 남과 북에 있는 ‘한국’과 ‘조선’은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서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 나라로서 서로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불필요한 충돌을 삼가면서 서로에게 적절한 거리와 예의를 지켜나가면 된다. 그러다가 시간이 가면서 서로 신뢰가 쌓이고 북-미 간에 어떤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다면 그때 가서 교류협력, 평화체제, 통일 같은 묵은 이야기들을 새로 시작해도 된다. 되지도 않을 불가능한 공염불을 하며 애를 태우는 것보다, 그리하여 정신적 물질적으로 막대한 낭비와 손실을 감수하는 것보다, 나는 이 방법이 훨씬 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몽상에 더 가까운가, 아니면 의지도 능력도 없으면서 지금 흡수통일을 해야 한다거나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거나 말하는 게 더 몽상에 가까운가. 지금 한반도에 필요한 것은 지루한 열정이 아니라 단호한 냉정이다.


*출처: 한겨레 신문


d5aa91183ff28a06fd9823c41b1e00d8_1692653072_6737.png
■ 김 명인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문학평론가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838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도박장에서도 도박자를 보호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739 | 2023.09.12
9월 4일자 뉴스에서 스카이 시티가 카지노 라이센스를 특정 기간동안 사용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카지노에 Host responsibil… 더보기

야뇨증

댓글 0 | 조회 632 | 2023.09.12
야뇨증이란 잠잘 때 꿈을 꾸는 것 같은 상태에서 소변을 보는 증세를 말한다. 낮에도 소변이 저절로 배설되는 증세를 ‘주간 유뇨증’ 이라고 하는데, 이것과 비교해서… 더보기

쌀의 날

댓글 0 | 조회 534 | 2023.09.08
가수 진성이 부른 <보릿고개>는 우리의 가난했던 과거를 회상케 한다.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 더보기

이래저래 다 축복이다

댓글 0 | 조회 1,159 | 2023.08.23
유은이의 남동생이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보다 일주일 늦게 태어난 아기. 새카맣고 긴 머리카락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 아빠를 꼭 빼다 박은 모습이다. 사위의 꿈… 더보기

어떠한 비즈니스 비용을 세금 공제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댓글 0 | 조회 1,268 | 2023.08.23
비용 발생은 사업 운영의 불가피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비용을 세금 공제로 청구할 수 있고 어떤 비용이 세금 변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 더보기

Waste Disposal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댓글 0 | 조회 1,066 | 2023.08.23
분쇄기(Food Waste Disposal 또는 Garbage Waste Disposal)에 관해 소개하려 합니다.제가 뉴질랜드로 이민온지가 벌써 20년이 넘었습… 더보기

학생들에게 좋은 수면의 중요성 및 수면 향상 방법(2)

댓글 0 | 조회 585 | 2023.08.23
이번 호에서는 지난호에 이어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취해야 할 몇 가지 단계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규칙적인 수면 및 기상 스케줄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 더보기

40대, 50대여 운동하라!

댓글 0 | 조회 1,053 | 2023.08.23
나잇살 빼주는 10분 복근 운동전 30대 중반부터 서서히 느꼈던 건데요, 하루 이틀 좀 많이 먹고 운동을 게을리해도 아랫배가 볼록 나오더라구요. 그만큼 예전보다 … 더보기

발 동동 4시간....

댓글 0 | 조회 1,684 | 2023.08.23
맹_꽁이 멍_청이.내가 스스로에게 붙여 마땅한 조롱이고 별명이다.바로 며칠 전의 일이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망서리다가 햇볕이 반짝 보이길래 산책 나갈 채비를 서둘… 더보기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댓글 0 | 조회 700 | 2023.08.23
시인 김 광규4 · 19가 나던 해 세밑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반갑게 악수를 나누고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하얀 입김 뿜으며열띤 토론을 벌였다어리석게도 우리… 더보기

뭬야?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댓글 0 | 조회 693 | 2023.08.23
늦은 밤, 하루종일 이어지던 수업을 모두 마치고서 터벅터벅 밤길을 걸어 차에 올라탔습니다. 날이 추워서인지 마음이 추워서인지 움츠러든 어깨를 부스스 떨며 시동을 … 더보기

오르막 옆 라이와 내리막 옆 라이

댓글 0 | 조회 678 | 2023.08.23
오르막 옆 라이(Uphill Side)1. 약간 볼에 멀리 서며 스탠스를 취한다.정상적으로 스탠스를 취하게 되면 볼이 상당히 가까이 놓이게 된다. 스윙이 불편해지… 더보기

통과된 노동자 착취 근절법

댓글 0 | 조회 1,070 | 2023.08.22
작년 칼럼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용법과 이민법 위반에 대한 고용주의 … 더보기

코 풀기와 코 세척하기

댓글 0 | 조회 897 | 2023.08.22
축농증이나 비염으로 코가 안에 많이 고일때는 쉴새없이 코를 풀게 된다. 계속 흘러내리는 코를 풀지 않으면 금세 꽉 막혀서 코로 숨을 쉴 수가 없기 때문이다.이것보… 더보기

천년을 세우는 날, 천년간 숨겨진 염화미소 만나리

댓글 0 | 조회 468 | 2023.08.22
“서라벌에는 17만 8936호가 모두 기와집으로 줄지어 있었는데별을 뿌려 놓은 듯 절이 많았고, 기러기가 줄지어 가듯 탑이 많았다.”​『삼국유사』에서 일연 스님이… 더보기

오늘에서야 속속들이 알아버린 E-visa

댓글 0 | 조회 1,998 | 2023.08.22
세상은 늘 변합니다.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겠구요. 제가 뉴질랜드 이민업무를 시작한 때는 1990년대 말이었습니다. 그 시대는 절대다… 더보기
Now

현재 한반도, 단호한 냉정이 필요하다

댓글 0 | 조회 721 | 2023.08.22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3년 7월27일, 북한 인민군과 유엔군은 상호 교전을 잠시 멈추고 더 이상의 후속조치를 멈추어버렸고 그 뒤로 … 더보기

마중 가는 길

댓글 0 | 조회 521 | 2023.08.2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내가 귀국하는 날데리러 공항 가는 길아내 없는 동안 물 한번 주지 않은아내의 화분에 물도 주고먼지 앉은 피아노도 닦아 놓으니성가신 집안 일… 더보기

맑으면 선을 베풀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92 | 2023.08.22
탁기를 많이 받다 보면 그걸 견디는 힘이 생깁니다. 단련이 되면 어떠한 강 탁기도 무찌를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저절로는 안 되고 계속 훈련을 해야 합니다. … 더보기

코로나19 재유행?

댓글 0 | 조회 2,940 | 2023.08.18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Omicron)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바이러스인 EG.5를 스파이크(spik… 더보기

Covid19 업데이트 - 모든 Covid-19 관련 규제 해제

댓글 0 | 조회 1,369 | 2023.08.18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82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내가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일본인, 일본 역사

댓글 0 | 조회 972 | 2023.08.09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토기를 만든 나라. 토기를 처음으로 발명한 것은 일본인이다. 그들은 빙하기가 끝나자 곧 토기를 사용했다. 조몬(繩文) 토기가 그것으로 규슈… 더보기

7월을 보내며

댓글 0 | 조회 562 | 2023.08.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반듯하게살고 싶었습니다사람들 마음에 들려고거짓 웃음 짓지 않는그런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고개 숙인 자 앞에서나도 아무것도 아니라며상처 주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