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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0 개 2,307 조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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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에 있는 대학의 국제 영어교실에는 여러나라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찾아 온 학생들로 법석인다. 중국 한국 일본에서 온 동양인이 주를 이루지만 스웨덴 루마니아 같은 유럽에서, 남미 브라질에서 또한 인도 출신도 빠질 수 없다. 스피킹 시간에는 삼삼오오 서로 섞여 그룹별로 아주 활발하게 자기의 발음을 뽐내려 한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면 모두들 뿔뿔이 헤어져 다시 모이게 된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제는 출신 나라별로 테이블을 가르면서 다시 그룹이 형성된다. 중국 친구들은 그들 나름대로 중국 스타일의 도시락으로, 유럽에서 온 학생들은 키위 스타일의 메뉴로, 한국 출신들에게는 김밥에 미소 수프가 인기 메뉴다. 이런 점심 모임에는 자기들의 정보교환이 주를 이루기도 하지만 점심 먹거리에 대한 공감대를 나눌 수 있어 편안하다. 모두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함께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점심 한끼라도 자기들이 선호하는 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네덜란드 에데-바겐닝엔에 있는 유리온실 전문 교육기관의 점심시간이다. 스페인 바르셀루나에서 한 무리의 연수생들이 온실재배에 대한 실습중이다. 아직은 학생 신분으로 모두 검소하게 자신들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챙겨왔다. 물론 샌드위치용 빵이야 현지 마트에서 구입했겠지만 올리브 기름과 치즈는 고향에서 가져온 것들이다. 자기들의 고향산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이기에 챙겨 왔단다. 내가 보기에는 올리브 기름은 이탈리아나 그리스 제품이 더 나아 보이고; 치즈는 여기 네덜란드 산도 좋지 않냐고 말하자 그들은 아니란다. 자기 나라 사랑의 표현으로 생각되지만 자신들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가상스럽게 느껴졌다. 이때 필자는 호텔에서 싸준 샌드위치 도시락 점심이었다. 이것 만으로는 아무래도 허전해서 온실에서 따온 빨간 파프리카를 고추장을 찍어 씹어본다. 그래 조금은 위안이 되었던 기억이다. 

 

이런 점심시간의 형태에는 그들이 추구하는 메뉴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유럽같은 서양인에게는 치즈와 올르브유, 한국인에게는 김치와 고추장 같은 장류가 찾게되는 의미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나라마다 재료는 달라도 그들마다 즐겨 찾는 전통의 발효식품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들 식품에는 공통의 원료와 함께 쉽게 달라 붙는 균주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식품을 주기적으로 섭취함으로써 그들의 장기속에서는 이들이 번성하게 된다. 여러분도 잘 아는 바와같이 우리의 장기 속에는 셀수없을 정도로 많은 균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유산균으로 표현해 왔었으나 이제는 Probiotics로 말해진다. 현대 의학에서도 강조하는 것과 같이 이들 장내 균들의 우리 몸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균들이 균형을 유지할 때 우리 몸의 건강이 담보 된다는 설명이다. 그리하여 이들 균들이 잘 번식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씨간장’ 이란 말이 있다. 새색시가 시집을 갈때 친정의 간장을 한 단지 챙겨간다. 이 간장은 새로운 장을 담글 때 균주로 활용하면서 새살림을 꾸려 나가는 얘기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대를 이어가는 몸속의 균주 관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이런 균주관리에 대하여 어떠한 노력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가? 예전에는 해외출장에 김치를 챙겨가고, 여유가 있을 경우는 고추장과 된장도 빼놓지 않았다. 이제 한식의 세계화로 표현되는 한국음식의 산업화 노력으로 해외에서도 수월하게 우리 식단을 접할 수 있게 되리라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유명 식품회사의 한국식품이 남극기지를 포함하는 세계의 오지까지 공급망을 늘리고 있다니 아주 고무적인 일로 느껴진다. 

 

필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영어 능력평가 시험인 LATT를 여러번 치러야 했다. 이 시험의 인터뷰 시간에 원어민 시험관의 질문에는 이런 것이 있었다. ‘당신은 어머니가 준비한 밥상과 와이프가 마련한 식탁 가운데 어느 것을 더 좋아 하는가?’ 질문에 대한 의도를 명쾌하게 파악치 못한 채로 더듬거리며 대답을 했다. 아무래도 어머님이 준비해준 밥상이 나에게는 더 편안했었고,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아직은 어머님 손맛이 더 정겹다’ 라고 답은 했었다. 혹시 내가 이 질문에 대하여 잘못된 답을 하지나 않았나하는 걱정을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져 아주 늦게까지 그 어머님의 손맛을 그리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게다. 그리고 그 다음세대의 자식들은 신혼초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새로운 어머니의 손맛에 길들여지게 되고 말이다. 여기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음식문화로 표현하는 식습관은 무척이나 보수적이라 생각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식생활은 바꾸기가 무척 힘이든다. 서양채소를 비롯한 식품들이 영양가가 높다 손 치더라도 우리가 적응해 내는 데는 오랜시간 필요하게 된다. 우리의 뇌를 포함한 몸이 그렇게 진화해 온 것이다. 

 

그렇다. 요즈음 어머니는 일상생활에 무척이나 바쁘다. 또한 자식들 옆에서 함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상당수의 수퍼맘은 자식의 점심 도시락을 챙겨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리하여 많은 식구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준비하는 단체 급식에 의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는 대형몰의 푸드코트에서 날마다 점심 사냥을 해야한다. 우리에게 손쉽고 영양가가 풍부한 햄버거를 고르든, 간단하게 요기를 떼우기 위해 월남국수집을 찾던지, 아니면 우리가 갈망하면서 헤매어 새로운 맛집을 발견해 내든지. 그도 아니면 세프가 아닌 내손으로 직접 점심을 마련하든지 간에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런 선택으로 우리의 입맛을 달래고 포만감을 얻어야 한다. 또한 그로 인해 우리의 속이 편안해야 한다. 여러분은 오늘 점심시간 어떤 음식을 사냥하려드는지요? 

[포토 스케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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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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