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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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기가 막혀!

0 개 1,739 조기조

코로나 바이러스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산물이기도 하다. 비말(飛沫)을 막으려니 서로 간에 멀리 떨어지거나 마스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회적 거리두기란다. 접촉을 해서는 안 되니 청중 없는 공연, 관중 없는 경기, 학생 없는 강의를 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참 싱거운 일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앞으로 박물관, 갤러리도 이런 식으로 운영될 것이다. 심지어 불공이나 예배까지도! 이런 현상은 내가 이미 ‘아다다(ADADA)로 살기’란 주제로 즐겨하는 강연의 단편이다. 아날로그로 살게 되어 있는 인간이 심신관리와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해서 건강하게 살도록 실례를 들어가며 설명하는 것이다.

 

우리는 해 보고 싶어도 못하는 것들을 간접 체험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오지 탐험이나 극한 직업의 체험, 시간과 돈, 품이 많이 드는 여행 대신에 소위 ‘걸어서 세계속으로’로 대리 만족하고 있다. 먼데서 일어난 운동경기나 공연, 사건 사고는 현장에 다 가볼 수가 없어 중계를 본다. 앉은자리에서 현장에 있는 것처럼 해주는 중계 기술이 가관이다. 수중이나 지상의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여러 대의 드론에 카메라를 달아 전후좌우 상하에서 찍는다. 심지어 매의 눈, 비디오 판독으로 승부를 정확히 가린다.

 

최근에 뜻밖에도 14,000피트 고공 낙하를 했다. 해발 4,300미터 가까이 올라간다. 고소공포증이 아니더라도 잘 못되면 뼈도 추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자 도무지 뛰어 내릴 수 없었다. 시속 200 킬로로 낙하하다 6천 피트에서 낙하산을 펼쳐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서 교관에게 같이 낙하산 줄을 당기자고 신신당부를 했다. 어쩔 수 없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하는 생각으로 허공에 몸을 내던지고 나니 저 아래 펼쳐진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새가 된 느낌이다.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카메라맨은 헤드캠과 바디캠, 핸디캠으로 무장해 내 주위를 유영한다. 나를 보고 사지를 뻗고 웃으라한다. 웃음이 나오겠는가? 

 

다이빙을 못하는 사람은 아이맥스 극장에서 3D 영화를 보면 된다. 어쨌거나 아찔한 체험을 하게 되니 말이다. 오래전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백 투 더 퓨처’를 보고 진땀을 흘린 기억이 생생하다. 뒤에 나온 ‘아이언 맨’을 보면서 반쯤 까무러쳤다. 가상현실, 증강현실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이런 기술은 나날이 더 발전하니 이런 걸로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한 달 전에 적잖은 돈으로 션윈(神韻) 공연 표를 샀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안된다고 취소되었다. 아쉽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기 때문에 공연을 하거나,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관중 없이 공연을 하고,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고 편집해, 오히려 현장에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름답고 풍부한 장면들을 보게 한다. 현장에서 어떻게 여러 연주자들의 현란한 손놀림을 다 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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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서는 함성이나 분위기만 즐기지 투수나 타자의 표정, 구질 등은 중계화면에서 해설을 들어야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다. 중계란 소위 VOD를 TV나 OTT로 보게 하는 것이다. 또 유투브나 SNS로도 보게 한다는 것이니 시간 날 때 두고두고 보는 편리함과 즐거움이 있다. 제공자는 다수의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더 벌고 이용자는 싸고 편리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단된 공연과 운동경기는 언제 열릴지 모른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이제 선수들만 건강하다면 관중 없이 경기하고 중계하는 것도 좋겠다. 개학을 했으나 캠퍼스를 닫은 대학은 사이버 강의를 하고 있다. 동영상을 잘 만들면 반복해서 들으니 효과적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말이다. 신정에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영화 보듯이 극장에서 실황중계로 보았다. 안 그러면 어찌 비엔나에 가서 보겠는가? 모든 공연과 경기를 이렇게 디지털로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호소할 데가 없었다. 

 

이력서의 종교란을 비워두는 나도 간절히 기도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 입장을 바꾸어 나라도 나 같은 인간의 청을 들어주겠는가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다. 이웃에 베풀고 도운 적이 없으면서 내 욕심만 차리고는 또 간구(懇求)한다면 염치없는 일 아니겠는가? 예배당이나 불당은 눈감고 경건하면 거기에도 있을 것이다. 마치 양심이 내 안에 있듯이. 꼭 우리 예배당, 우리 절에 오라기보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쉽게 영접할 수 있는 사이버 연결, 중계는 어떤가? 그러면 이제 내‘아다다로 살기’는 쉬워질 것이다. 아날로그로는 거리를 두더라도 디지털로 기막히게 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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