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필자가 아직 카메라나 사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지인들에게 가끔 받고는 한다. 사진이나 카메라에 대하여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독자들은 ‘누가 저런 질문을 물어보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초지식이 없이 사진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향후 카메라 구입을 할 때 조금이나마 선택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이 질문은 필자가 쓰면서도 ‘그럼 펜탁스나 올림푸스 등 다른 브랜드들은 곁다리 인가’라고 생각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쉽게 주변에서 접하게 되는 카메라 브랜드가 캐논과 니콘이고 가끔 TV나 잡지에 나오는 프로 사진가들이 사용하는 브랜드가 캐논과 니콘이다 보니 나오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실제로도 일반 대중을 위한 DSLR을 생산하는 업체 중 캐논과 니콘이 양대 산맥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상 없다. 두 브랜드의 카메라들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또 두 브랜드 모두 최상위급 기종들은 단점을 찾기 힘들만큼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해서는 각 브랜드의 카메라들에 대한 장단점을 몇 가지 말하고자 한다.
일단 사진을 시작하자마자 따지게 되는 ‘색감’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흔히 캐논이 색감이 진하고 니콘은 물빠진 색감이라고 말한다. 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완전히 동의하기 힘든 답이기도 한데 DSLR을 사용하게 되면 의례적으로 후처리를 하게 되고 후처리 과정에서 카메라가 가진 색감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양사의 주력 기종을 두고 보자면 필자가 보기에도 니콘이 캐논보다 완성도가 높은 카메라를 만들어 낸듯싶다. 이 시점에서 독자들이 자꾸 필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하고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할 듯 한데 사실 맞다. 색감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는 난감한 부분이다. 색감에 관해서 짧막하게 결론을 내리자면 지금까지는 캐논이 원색과 피부톤을 니콘에 비해 잘 살리는 느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은 사진을 후처리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카메라에서 바로 뱉어내는 결과물에서 캐논이 색감이 좋다라는 인식이 생긴것 같다. 그런데 필자는 지금까지도 도대체 사람들이 말하는 ‘색감이 좋다’라는 말은 이해 못하고 있다. 색감이 색감이지 색감이 좋다는 것은 어떤 말인지.
두번째로 Auto Focus에 대하여 두 브랜드를 비교하자면 니콘이 항상 Auto Focus 능력에서는 앞서고 있었다. 최근에 나온 두 브랜드의 최상위급 기종에서는 그 차이가 상당히 좁혀진 듯 한데 캐논의 최상위급 기종이 아직 실제 발매가 지연되고 있어 선뜻 결론을 내리기는 무리가 있다. 보급 기종에서도 보자면 캐논에 비해 니콘이 자사의 기술을 후하게 보급기종에 넣어주는 편이기도 하고 캐논은 보급 기종에 쓰이는 저렴한 기술을 여러 기종에 사골을 우리듯이 우려내서 사용자들의 원성을 많이 사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캐논이 사용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새 사골국을 끓이기 시작한 듯 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Auto Focus 능력이 크게 상관 없기는 하나 아빠 사진가들에게는 쉴새없이 움직여 다니는 아이들을 찍기 위하여 빠르고 추적 능력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카메라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렌즈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카메라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렌즈의 성능이나 렌즈 선택의 폭 또한 매우 중요하다. 수동 필름카메라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니콘의 렌즈들이 캐논의 렌즈들에 비해 훨씬 좋은 평가들을 받았는데 Auto Focus가 가능해지고 많은 기능들을 지원하는 카메라들이 나오는 시대에 접어 들어서는 캐논의 렌즈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렌즈의 선택 폭에서도 니콘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두 브랜드 모두 다양한 렌즈군과 우위를 다투기 힘든 고가의 렌즈들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렌즈군에서는 캐논이 사용자들로부터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카메라가 마음에 안들어도 렌즈 때문에 캐논을 떠나지 못한다는 사용자들도 상당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두 브랜드 모두 반도체 생산이나 의료 장비에 쓰이는 렌즈 기술의 집약체라고 부를만한 렌즈들도 생산하고 있으므로 어느 브랜드가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니콘은 캐논이 발을 들여놓지 않은 대형판 카메라에 쓰이는 렌즈들을 생산하기도 한다.
마무리를 지으며 하고 싶은 말은 위에서 언급된 것들 외에도 수많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카메라를 구입하기 전에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기능을 갖춘 기종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자신의 카메라가 가진 단점을 실력으로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