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와 왕자들 1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멍청이와 왕자들 1편

0 개 1,362 송영림

큰언니는 하늘이 낸다?

 

이번에 다룰 켈트족 옛이야기 ‘멍청이와 왕자들’은 처음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제목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번역상의 제목일 테지 싶어 원제를 찾아보려고 이곳저곳 뒤적이며 마음 한 구석을 그저 이야기 안에 가만히 담가 두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제목이 맘에 들어와 꽂히게 되었고 더 이상 원제를 찾고자 하던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 왜냐하면 이야기 속 멍청이가 나 자신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멍청이야말로 나를 표현하기 가장 적절한 말, 나를 바라보는 타인들 특히 동생들이 나에 대해 느끼는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얼마 전 오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큰언니는 하늘이 낸다!”는 말을 들었다. 지인은 8남매로, 누가 봐도 참 부러워할 만한 남매애를 자랑한다. 맏언니를 시작으로 언니가 무려 5명이고 오빠 1명과 남동생 1명을 가진 지인은 자매들 중 막내이다. 그런데 맏이가 딸이고 자매가 많은 집안을 보면 신기하게도 남매간 의리가 있고 잘 뭉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 당장 나의 어머니도 맏이인데 이모들, 외삼촌들과 참으로 화목하다. 또 언니 셋에 오빠 하나인 집안의 막내 우리 올케네도 그러하고, 문단에서 가장 친한 언니도 밑으로 여동생만 셋인데 그렇게 의가 좋을 수가 없다. 

 

몇 년 전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간 종합병원 대기실에서 삼사십 대 정도의 남자들이 모여 앉아 하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는데 예전과는 사뭇 다른 자녀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둘째를 가져야 돼.”

“우리는 딸이라 하나만 낳고 더 안 낳아도 되는데.”

“얼마나 좋아? 우린 아들이라 둘째는 꼭 딸을 낳아야 해.”

“또 아들이면 어쩔라고?”

“안 돼!”

 

이런 내용의 대화를 들으며 이제 우리가 남아선호사상에서 벗어난 듯하다는 표면적인 생각도 스쳤으나, 사실은 딸들의 더욱 무거워진 어깨에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결국 부모나 한 집안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딸들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무겁게 가슴을 내리눌렀다. 

 

맏딸인 나는 내가 봐도 어떤 부분 동생들과 다른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잔신경을 많이 쓰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꼭 살이 쪄서만은 아닐 텐데 늘 팔과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집안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실제로 별 도움이 안 되면서도 그 허둥대며 마음 쓰는 것만큼은 집안의 어른 못지않다. 

 

더구나 나보다 더 잘 살고 있는 동생들이나 조카들의 걱정을 괜히 붙잡아 하고 있고, 세상 맘 편해 보이는 어머니도 하지 않는 걱정을 내가 다 싸 짊어지고 있기도 하다. 내가 동생들에게 아무것도 해주거나 도움 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애들이 결혼을 한 후 왠지 꼭 해야 할 숙제를 다 마친 것처럼 안도의 마음이 드는 심정 그리고 최근에는 사촌동생으로부터도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많은 세월을 함께해 온 사촌동생이 있다. 그는 숙부의 아들로 외동이지만 우리 삼남매와는 친남매나 마찬가지이다. 나와는 띠동갑 이상의 나이차가 나기 때문에 농담 반으로 내가 업어 키웠다고 주절거리기도 하는데 실제로 내가 중학교 시절 어린 아가였던 녀석을 안고 찍은 사진을 보다가 180cm가 훌쩍 넘는 키로 자라나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는 녀석을 생각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게 다가온다. 어릴 때부터 나름 맘고생도 많았고 외로움도 컸을 환경이었는데 보고 있노라면 늘 밝고 쾌청해서 기특하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9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3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5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43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