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香氣)를 잃으면 독(毒)이 된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향기(香氣)를 잃으면 독(毒)이 된다

0 개 2,119 피터 황

화학약품의 조합으로 실험실에서 와인이 만들어지고 콘크리트 빌딩에서 컴퓨터로 채소와 과일이 만들어진다. 덕분에 우리의 식탁은 향을 잃은 식재료들로 채워져 가고 있다. 더구나 대량생산을 위한 품종개량은 영양소를 지닌 향(香)을 희석한다. 향이 떨어져 본연의 향미를 잃은 음식이 되는 것이다. 그 빈자리를 잘 만들어진 조미료가 채우며 혀의 감각을 마비시킨 채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 향을 통해서 음식을 선택하는 인간의 기호를 속인다는 얘기다. 결국 이것은 현대인들에게 과식과 비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음식의 역사가 맛의 역사이고 식품의 성패는 맛에 달려있고, 식당의 성패도 맛에 달려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은 맛있는 음식은 넘쳐나고 요리사는 늘어나는데 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은 많아지고 있을까? 이제 음식은 오직 소비하는 데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10c86b0ab47c1240874c5980b0a5d08d_1552451682_7618.jpg
 

감기에 걸린 사람이 맛을 잘 볼 수 없듯이 우리가 맛을 느낄 때 향(香)은 역시 후각이 중요하다. 향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필수 영양소와 관련이 있다는 데 있다. 즉 암을 예방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리활성을 가진 식물성 화학물질들이 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향이 좋다는 건 곧 몸에 좋다는 신호다. 향이 좋을수록 많은 영양분을 품은 건강한 열매라는 것은 이미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와인을 마실 때 또한 후각은 중요하다. 우리가 맛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사실 향기인 경우가 많다. 포도가 나뭇잎에 가려 햇볕을 덜 받게 되면 풀잎향기가 강해지거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 향이 옅어지는 경우와 같이 와인의 향기는 재배지와 품종, 포도의 익은 정도 그리고 제조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좋은 와인은 색(色)과 향(香) 그리고 맛(味)의 조화로움이 필요하다. 특히 와인의 색과 향의 조화는 좋은 와인의 핵심적인 요소다. 

 

레드와인의 경우는 껍질의 색소량이 얼마나 녹아 있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며 같은 조건에서 색(色)이 짙다는 것은 포도가 농축되어 수분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추운지방은 밝은 색을 띠고 따뜻한 지방은 색이 진하다. 또한 숙성될수록 색상이 옅어지는데 잉크색, 자주색에서 벽돌색, 오렌지색, 갈색으로 점차 변해간다. 이렇게 잔에 따라놓은 와인의 중심부와 가장자리의 색을 통해 생산지와 숙성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색이 진할수록 블랙베리의 향이 나고 색이 밝을수록 라즈베리향이 나며 그 중간쯤은 블루베리향이 난다. 

 

화이트와인에서는 맑기와 밝기, 숙성단계에 따른 색상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추운지방은 초록색 계열이 강하고 따뜻한 지방은 노란색이 강하다. 갈색계통의 황금색이 강하면 강할 수록 오크숙성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한다. 화이트와인은 숙성될수록 색상이 진해지는데 녹색기운을 띤 노란색에서 레몬색, 그리고 점차 갈색으로 변해간다. 녹색이 강할수록 감귤류나 풋사과향이 강하고 노란색이 강할수록 서양배나 복숭아향이 나다가 더욱 짙어지면 열대과일향이 난다. 

 

품질이 좋은 와인은 매우 풍부한 향을 가지고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향이 평이하다. 향은 포도가 어디에서 재배되었고 얼마나 익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소비뇽블랑의 경우 뉴질랜드산과 프랑스의 상세르지역의 향이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그리고 면적당 생산되는 양이 많을 수록 향은 옅어지고 기온이 시원한 재배지 일수록 향이 더 상쾌하고 진하다. 양조과정을 통해서 부드러운 유제품과 바닐라 계열의 향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와인은 꽃, 식물, 과일, 광물질, 가죽이나 모피(동물성), 향신료, 말린 과일, 커피와 담배 같은 탄 향기 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결점이 있는 와인은 화학적인 향기를 갖게 되는데, 변한 사과, 씁쓸한 캐러멜, 시큼한 식초, 매니큐어 액, 그을린 성냥, 썩은 달걀, 타는 고무, 마늘, 양파, 곰팡이 등의 향이 난다.

 

인생이 짧으니 맛있는 것만 먹자는 생각이 대세인 듯하다. 그래서 음식의 가장 큰 미덕은 ‘맛있는 음식’ 이고 맛집으로 등극하면 밤새워 줄을 서서라도 먹고 인스타그램에 자랑을 해야 할 정복의 대상이 되었다. 혼밥족을 위한 인스턴트식품의 종류도 놀랄 만큼 다양해지고 그에 발맞춰서 기계화를 통한 대량생산도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향기(香氣)로 먹는 음식이 건강하다. 고유한 음식의 재료가 가지고 있는 향미의 차이는 영양소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또한 몸과 마음 그리고 음식은 어떤 관계인가? 이것은 자연과 인간, 음식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혀의 맛을 좇아가는 삶이 아니라 음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조율하며 균형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음식은 곧 생명, 먹는다는 것은 곧 산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You are what you eat. 오늘 내가 먹는 것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275 | 3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84 | 3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99 | 4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23 | 4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85 | 5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477 | 5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394 | 10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44 | 10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4 | 10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60 | 1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36 | 1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45 | 1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2 | 1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6 | 1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09 | 1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6 | 1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08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6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48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9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18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8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2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4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