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 니어링 부부와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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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니어링 부부와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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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is astonishing how many people there are in the cities of Korea who have a longing to get back into a quiet country place, to own a bit of the soil of the earth, and cultivate it. (조용한 시골로 돌아가 조그만 땅을 사서 일구며 살고 싶은 갈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의 대도시들에 얼마나 많이 있는가는 놀랄 만한 일이다.) 1970년대 경제 개발 시대에 시골을 등지고 서울로, 대도시로 몰려 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 둘 전원 주택지로 빠져나가고 있고, 나 같은 이들은 더 멀리 바다 건너 이 곳 뉴질랜드까지 이민와서 살고 있다.

  8년 전 관광차 이 곳에 왔을 때 나와 아내는 한 눈에 뉴질랜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고, 한국으로 돌아가자 마자 이민 수속을 밟았다.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로 내려 가서 니어링 부부(Helen Nearing & Scott Nearing)의 'Living the Good Life'와 'The Making of a Radical' 책 두 권을 사서 읽었다. 그들이 뉴욕을 떠나 버몬트 숲으로 들어가서 'Living the Good Life' 했던 것처럼, 우리도 서울을 떠나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음으로 한 장 한 장을 꼼꼼히 읽어 나갔다. 이민 생활 7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요즈음 그들과 우리 부부의 삶의 차이점을 가끔씩 되새겨 보게 된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이라고 한국에 소개된 책의 원 제목은 'The Making of a Radical'이다. 영어 단어 'radical'은 '근본주의자, 급진주의자, 또는 과격 주의자'라는 뜻이다. 이 세상의 모순을 미봉책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인간의 사상적 제도적 변화를 통해 바꾸기를 꿈꾸는 'a radical'으로서의 그의 면모는 다음과 같은 글 속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호 울타리 없는 절벽 밑으로 차가 떨어진 사고 현장으로 구급차를 운전해 가는 사람들은 사회 사업가고, 울타리를 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a radical'이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구급차 기금을 기부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차츰 울타리를 치는 쪽으로 생각과 행동이 옮겨졌다.”

  그러나 "나는 독점 자본주의를 거부하지만 정통 마르크스 주의자는 아니다."라는 그의 선언처럼 그는 한국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불온 시 해 왔던 '급진적, 좌경 분자'는 아니었다. 그의 사상적 스승들은 소크라테스와 부처와, 노자와 간디, 예수, 공자와 헨리 데이빗 소로, 휘트먼과 마르크스와 빅토르 위고와 로망 롤랑에까지 이어져 왔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존 러스킨의 말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고백하기도 한다. "나는 살아 있는 생명은 어떤 하찮은것도 죽이거나 해치지 않고 아름다운 것은 파괴하지 않겠으며, 미물의 생명까지도 소중히 지키고 가꾸며, 세상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펜실바니아 대학 교수로 있던 스콧 니어링은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것에 반대 운동을 하다 해직되었고, 톨레도 대학으로 옮겨 강단에 서던 중 세계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전쟁을 일으 키는 것에 반대하다 또 다시 강단에서 쫓겨 났다. 그 후 그는 스무 살 연하의 동반자 헬렌 노드(헬렌 니어링)를 만나 버몬 트 숲으로, 그리고 후에는 메인 주 시골로 들어가 자급 자족적 생활을 하며 농사와 여행과 강연과 저술로 세월을 보냈다. 1983년 8월 24일 100 세의 나이에 스스로 곡기를 끊고 그는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귀천했다. 1995년 그의 동반자 헬렌도 그를 따라 하늘로 돌아갔다.

  헬렌 니어링의 말처럼 그들은 뉴욕을 떠날 때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불황을 타지 않는 자급자족적 독립 경제를 이루자. 그 수단으로 그들은 단풍 시럽과 단풍 설탕을 생산한 돈으로 생활비를 해결했다. 그들은 1년에 필요한 최소한의 현금을 미리 계산해 액수를 정한 후, 목표액이 채워지면 생산을 중단하고 휴식했다. 즉, 그들은 잉여 재산을 축적하는 삶을 거부했다. 헬렌 니어링은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고, 그 일을 즐겼다. 자유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며, 그 시간을 누리고 즐겼다.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을 할 때, 우리는 구슬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코 악착같이 일하지는 않았으며 필요이상 더 많이 일했다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우리에게는 감독관이 없었다." 두 번째 목표는 건강한 삶을 위한 육체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유기농법으로만 직접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해결했고,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육체적 건강도 유지해 나갔다. 그들이 세운 세 번째 목표는 사회를 생각하며 올바르게 사는 것이었다. 그들은 끔찍한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 되도록 많은 자유와 해방을 누리고자 했다. 그래서 그들은 여가와 휴식과 여행의 기쁨을 누리는 데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정원에 심은 감귤류 나무들과 함께 봄을 기다리다 언덕 위에서 쉬고 있는 무지개를 바라본다. 저 무지개 너머 하늘 위에서 니어링 부부가 바라보는 나의 삶은 아직도 얼마나 물질 문명적 소유가치에 찌들어 보일까? 어쩌면 그들은 나에게는 감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열심히 언덕 위까지 달려가 보면 어느덧 사라져 버리는 무지개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있기에 그러한 무지개가 있음을 가끔이라도 되새겨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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