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기다림의 미학

0 개 1,492 Jane Jo

띠링띠링 하루에도 수십개의 알림이 모발폰에서 열심히 문자며 메일이며 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딜갔는지 슬픈지 기쁜지를 발빠르게 실어 날라다 준다. 

 

주말이어서 대청소를 하다가 먼지가 꾸덕꾸덕 쌓인 상자하나를 찾았다. 오래된 메모, 편지, 카드, 말린꽃잎들이 켜켜이 쌓여있는 상자는 얼마전 잃어버린 아이들의 사진상자를 대신해줄 만큼은 아니지만 생활비가 똑 떨어진 어느날 안 입던 자켓속에서 찾아낸 비상금 만큼이나 반가웠다.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입혀진 빛바랜 칼라톤과 냄새.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추억들로 잠시나마 웃었다 글썽였다를 반복하며 멈추어진 시간여행을 즐겼다.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인가? 빠른게 무조건 좋다좋다 하던것이 이제는 지나간 것, 좀 더디게 즐기는 것들이 좋아진다. 

 

기다려야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주는 기쁨은 언제나 돈만있으면 가질 수 있는 것 들과는 다른 기다림의 미학을 지니고 있다. 

 

4e0bf36ec08a2da74a922a5ce70133b7_1547502607_3058.jpg
 

며칠을 숙성해야 제 맛을 낼 수 있는 냉장고 안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내 양념장들, 실처럼 늘어지게 잘 부풀라고 곁눈질로 계속 노려보며 반나절을 기다리는 빵 반죽, Boxing day 까지 기다려서야 열어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쌓여있는 선물들, 가는데 며칠 그리고서 다시 돌아오기까지 며칠이 걸리는 손편지, 멀리 떠난 가족이 집으로 올 날을 세어가는 달력...

 

새것=좋은것이라는 생각도 변해간다. 세월이 묻어나는 물건들을 보면 이상한 아지랑이가 이렁이렁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내것이면 그 안에 올곧이 녹아 내려있는 내 생이 지문감식기 스캐너처럼 머리속에 홀로그램을 그려내고 다른이의 것이어도 적당히 잘 식은 다과상의 찻잔같은 따뜻한 미온이 느껴진다. 

 

기다림은 그 길 끝에 무엇이 있어서라기보다 기다림 그 자체가 가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기다리는 동안 느끼는 그 설렘과 바램, 설령 그것이 안타까움이나 아픔이어도 기다리는 동안 다듬어지고 보듬어지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10배는 빨라진 세상에 살면서 웬 청승이냐 싶은 이들도 있겠지만 갈수록 급해지는 사람들 성격에 스마트폰도 일조를 한다고 본다. 편지보내고 며칠을 기다리고 보고싶어 얼굴 한번 보려면 몇시간씩 버스를 타고 가야하던 시절과는 다르게 문자보내면 바로바로 안 읽는다고, 읽었으면 바로 답 안 보낸다고 조바심내고 서로 만나서 밥그릇 술잔 부딪히기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화상채팅을 하는 세상에 살다보니 사람들은 이제 뭐든 최고속이어야 만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좀 느긋이 기다림을 즐기는 법을 익히고 싶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정말로 늘 거북이가 이긴다는 사실을 아는이가 몇이나 될까. 

 

하루에도 몇번씩 조바심을 내는 내 마음에 기다림의 미학을 한그루 심고 싶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292 | 4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89 | 4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01 | 5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27 | 5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90 | 5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497 | 5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395 | 10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47 | 10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4 | 11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62 | 1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37 | 1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47 | 1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2 | 1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7 | 1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0 | 1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08 | 1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09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86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48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0 | 9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18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9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5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