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 the Unfinished Revolution(미완의 혁명) 이한열과 어느 방위병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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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the Unfinished Revolution(미완의 혁명) 이한열과 어느 방위병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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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저녁 the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상임 지휘자였던 Leonard Bernstein이, 연주가 끝난 후 한 fan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Mr. Bernstein, what is the most difficult instrument to play?”
(“번스타인씨, 연주하기에 가장 어려운 악기는 무엇입니까?”)
그러자 Bernstein은 재빨리 대답했다.

“Second fiddle. (“제 2 바이올린입니다.)  

I can get plenty of first violinist,
(나는 수석 바이올린 연주자는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but to find one who plays second violin with as much enthusiasm
(그러나 그만한 열정을 가지고 제 2 바이올린을 연주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

or second French horn or second flute, now that's problem.
(또는 - 수석 연주자가 갖고 있는 만큼의 - 그만한 열정을 가지고 제 2프렌치 혼이나, 제 2 플룻을 연주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 지금은 그것이 문제입니다.)

And yet if no one plays second, we have no harmony.”
(더욱이 만일 아무도‘제 2' 를 연주하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화음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50명이 정원인 학급에서 시험을 보고 등수를 매기면 1등부터  50등을 한 학생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 사회의 현실이다. 언제나 1등을 하는 학생은 학창 시절의 그 반 학교 시험에서만 1등을 했던 것인데도 사회에 나가서도 인격이나 모든 것에서 1등으로 대우를 해주었고, 또 자신도 그것을 당연시 여겼던 것이 우리가 살아온 한국 사회였다.  그런 사회에서는 1등 주연만이 돋보이고 나머지는 모두 들러리일 수 밖에 없다. 빛나는 2등, 뛰어난 조연 조차도 허락할 수 없는 사회인 것이다.  하물며 궂이 등수를 매기자면 35등, 40등, 49등인 사람들의 인격이 어찌 존중될 수 있을 것인가?

  1987년 6월 그 해 초여름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거리에서는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남대문 시장의 김밥 장수 아줌마들과 넥타이 부대 모두가‘호헌철폐, 독재타도!’
라는 구호만으로 부당한 권력, 군사 독재의 폭압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그 당시 신참 현직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내 뒤틀린 청춘의 혀는 자유와 민주를 노래하지 못하고, 꽃빛 햇살 가득한 복도 저 끝까지 쇠사슬로 쩌렁 뒹굴며 포복하고 있었다.
침묵하는, 부러져 침묵하는 백묵 조각을 흔들어 깨워, 칠판 위에서 칠판 속 철망 위에서 눈 먼 어둠 속에서 다시 한 번 자유의 돛을 펴기 위해 나의 억눌린 청춘은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 해 6월 9일‘독재 타도'를 외치다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연세대학생 이 한열 군의 이름을 통곡하며 동료 교사들도 거리로 뛰쳐나갔다. 옆자리 여교사 한 선생 마저 책상을 정리하며 거리로 나가려 할 때, 온통 이 한열군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신문의 한 모퉁이 1단 짜리 기사가 나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강원도 시골 면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한 방위병이 고참들에게 기합을 받다 숨졌다는 기사였다.  민주를 외치다 영원한 청춘으로 우리의 머리 속에 각인되어버린 이 한열군의 죽음 앞에서야 무슨 요설을 늘어놓을 수 있겠는가 마는, 똑같이 꽃다운 나이에 국가의 명을 받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부당한 폭력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똥바우'의 죽음은 스쳐 지나가는 1단 짜리 기사의 무게 밖에 안나가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민주는 무엇이고 인권은 무엇인가? 군사 독재가 청산되고, 우리 손으로 직접 대통령과 국회의원 을 뽑을 수 있는 민주의 그 날이 오면‘똥바우'의 죽음도 조명 받을 날이 올 수 있을 것인가? 그 날 교무실을 나올 때 내 눈을 후벼 파는 햇빛이 너무나도 어지러웠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지난 6월 9일 연세대 민주 광장에서는‘이 한열 열사 17주기 추모제'가 열렸었다고 한다. 그 당시 연세대 총학생 회장이었던 우 상호 청년은 열린 우리당 국회의원이 되어‘그 날'을 기렸다고 한다. 그 당시 학생운동‘지도자(?)'들이 이번에‘금 배지' 를 많이 달며 민주 역사의 새 장을 연‘정치혁명'을 이루었다고 주장하는데, 무엇이 Democracy이고 무엇이 Revolution인가? 과연 지금 한국은‘이 한열 열사'의 죽음과‘강원도 산골 똥바우'의 죽음의 무게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 사회일까?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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