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飮酒文化)와 과음(過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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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문화(飮酒文化)와 과음(過飮)

0 개 1,514 박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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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보건협회 산하 서울시보건협회(회장: 남철현 대구한의대학교 명예교수)가 <건강증진시대 금연ㆍ절주사업의 어제,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세미나를 지난 12월 8일 서울대 의대 학생회관에서 개최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가 ‘금연사업’에 관하여, 그리고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손애리 교수(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장)가 ‘절주사업’에 관한 주제 발표를 했다. 그리고 전문가 6명의 토론이 이어졌다. 

 

12월 송년회, 1월 신년회, 그리고 2월 설날 등‘술자리’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특히 12월이 되면 한해를 보람차게 갈무리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우자는 뜻에서 직장, 동창회, 향우회 등 다양한 조직과 모임에서 송년회를 마련한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4%가 송년회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대개 술자리는 과음(過飮)을 하게 되므로 술을 슬기롭게 마셔야 한다. 

 

즉, 빈속에 술은 금물이므로 음주 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이런저런 술을 섞어 마시지 말고 한 가지 술만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특히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를 섞은 폭탄주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 중에 틈틈이 물을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하도록 하며, 음주 다음날 숙취(宿醉)해소를 반드시 해야 한다. 과음으로 손상된 간(肝)세포가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일이므로 연속 술자리는 피해야 한다. 

 

술로 인해 간(肝)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적정 음주량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에 알코올 20g 이내이므로 소주로 따지면 2-3잔, 맥주는 3잔, 와인은 2잔 정도다. 그러나 적정 음주량이라도 간염(肝炎) 보유자나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한국인의 음주량이 점점 늘어나 2015년 현재 15세 이상 한국인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9.14리터(L)를 기록했다. 순수 알코올 소비량 9.14리터는 알코올 도수 21도짜리 소주로 계산하면 1년에 121병, 캔맥주(알코올 도수 5도)로 따지면 500ml짜리 366캔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사람의 알코올 소비가 증가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혼자 마시는 ‘혼술’과 집에서 마시는 ‘홈술’ 음주문화가 퍼지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인기 수입 맥주를 묶어 싼값에 파는 공격적 마케팅이 한국인에게 먹혔다고 본다. 아울러 포도주를 즐기는 와인족(族)들이 늘면서 수입 과실주 소비도 증가했다. 또한 과일맛 소주 등 리큐르(liqueur) 알코올음료 소비량도 폭증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통계로 발표되는 ‘고(高)위험음주율’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여성 5잔) 이상이며, 2회 이상 음주하는 것으로 남성 20.2%, 여성 5.8%이다. 그러나 연간(年間)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2015년 기준 남성 23.8%, 여성 7.6%로 나타났다. 이에 연간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코올 중독자 유병률은 평균 6.2%(남성 10.3%, 여성 2.2%)로 세계 평균 4.1%보다 높으며, 일본(2.8%), 독일(5.4%)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5년 한국인 사망통계를 보면 알코올로 인한 사망자는 총 4746명으로 매일 13명이 술로 인하여 숨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ㆍ경제적 비용은 9조4524억(2015년)에 달한다. 

 

전국의 중독(中毒)관리센터 50개소에서 2016년 중독문제 조기 선별검사 53,266건, 상담 및 단기 개입 44,397건, 지역사회연계처리 5,209명, 중독예방교육 49,374명을 시행했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의 특성상 지속적 관리를 실시해야 하므로 현장에서는 관리 인원이 누적되는 반면, 완치율은 매우 낮다. 이에 중독으로 진입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예방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경찰이 지난해 9월 11일부터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주폭(酒暴ㆍ주취(酒醉)폭력범)과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특별단속 기간에 검거된‘주폭’은 총 1만7210명으로 전체 폭력사범(5만 6984명) 중 30.2%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 상해 등 폭력 행위가 72.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재물 손괴 13.1%, 업무방해 10.5%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50대 중년층이 52.8%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로 조사된 우리나라는 술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술’에 대해 관대하다. 술에 대해 관대한 문화는 술을 권하는 술자리 문화, 술에 취해서 행한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한 문화 등으로 이어져 알코올 남용의 문제가 증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알코올 중독자(中毒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주취감형(酒醉減刑)이란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형벌을 줄여주는 것이다. 즉, 형법(刑法) 10조 “심신장애(心身障碍)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벌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는 조항에 근거로 한 것이다. 예를 들면, 2008년 초등학생에게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조두순이 술로 인한 심신미약을 이유로 징역 15년에서 12년으로 감형선고를 받았던 사건이 ‘주취감형’이 적용된 판결이다.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법원도 적용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지만,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르면 형이 줄어드는 판결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주취감형’은 형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인 책임이 없으면 형벌도 없다는 책임주의(責任主義)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주취감형이 술을 마셨다고 무조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음주로 인해 사물 변별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음주를 했다고 감형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014-15년 자살자 121명의 유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결과에 따르면 음주상태에서 자살을 감행한 사례가 39.7%로 나타났다. 또한 각종 불법과 사고 등도 음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음주운전이 지난해 1만9769건이 발생하여 481명이 사망하고 3만44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음주문화(飮酒文化)의 유형을 일상 속의 음주(식사 때 반주)와 일과 후의 음주(주점에서 음주)로 나눌 수 있다. 일상 속의 음주(wet culture)는 음주 빈도는 많으나 음주량은 적으며 사교가 목적이며, 남유럽의 와인 문화가 대표적이다. 일과 후의 음주(dry culture)는 음주 빈도는 적으나 음주량이 많고 취하도록 마시는 북유럽의 맥주문화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음주문화의 특징은 음주규범이 일관되지 않고, 지배적이지 못하다. 음주 연령은 성인에 한정되지만, 미성년자 음주도 상당한 수준으로 청소년 10명 중 남학생 1.7명, 여학생 1.1명이 음주자이며, 증가 추세이다. 일과 후 음주가 일반적이지만 음주공간의 엄격한 분리가 안 되어 있다. 소통과 집단 문화로서의 음주이지만 최근에는 ‘혼술’이 증가하고 있다. 음주행위에 대한 도덕적 요소가 약하여 과도한 음주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공공장소에 대해 음주를 규제하도록 했다. 이에 2017년 5월 기준 전국 244개 지자체(地自體) 중 서울 15개구를 포함해 53개 지자체가 금주구역에 대한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공원 등 직영하는 22개 공원을 ‘음주청정구역’으로 지정 예고했다. 이곳에서 주취자의 난동에 대해서는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2016년에 지정했다. 한국인의 음주폐해는 매우 크고 다양하여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음주를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음주에 대한 심각성 인식을 높이고, 일상생활에서 건전음주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대국민캠페인을 펼쳐야 한다. 

 

음주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비용은 흡연, 비만보다 더 많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음주 폐해를 막기 위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여야 한다. 최근 발표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 등 절주(節酒)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고, ‘생활 속 절주 실천 수칙’을 확산 보급하여야 한다. 즉,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고, 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으며, 원샷을 하지 않는다. 폭탄주를 마시지 않으며, 음주 후 3일은 금주(禁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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