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되어 버렸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엄마처럼 되어 버렸다

0 개 1,828 여디디야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스토리텔링 기업 주식회사가 있다.‘기억의 책’프로젝트라 하여 이 회사의 전문 스토리텔러가 의뢰인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부모님의 삶에 대하여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가족소장용 책을 만드는 것으로 각박한 이 세대에 참으로 귀하고 훌륭한 프로젝트인 것 같다. 부모님이 살아온 삶의 지나온 발자취를 글과 사진을 통하여 읽고 보며 이를 통하여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시간이 허락된다면 살며시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부모님에 대하여 써 놓았던 짧은 글 몇 편이 메일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을 것 같은 데 찾아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들기도 하는 요사이 엄마의 삶이 나에게도 배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 * ~ * ~ ~ * ~ * ~

 

며칠 전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일을 시작하였다. 그 일은 딸에게 스커트를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 주는 것으로 옷본을 이용하여 옷감 재단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는 데 두 가지의 다른 재질의 옷감을 준비하여 놓은 후, 자세하게 설명을 하며 천을 똑바로 맞추는 것으로 시작하여 옷본을 올려 놓고 재단을 한 후 천을 가위로 잘라 놓았다. 다른 옷감은 혼자 해 보라고 했더니 순서대로 잘 기억하기도 하고 꼼꼼하게 잘 하는 것을 보며“오호! 곧잘 하네, 가르쳐 줄 맛이 난다”하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85d86c3cf6140aee1eef5d6449619e8a_1497321736_4745.jpg
 

미싱으로 가끔 주방이나 샤워실 또는 방 창문의 간단한 커튼은 만들곤 하였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된 것은 Wellington에 며칠 다녀온 후 부터이다. Cuba street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스커트를 발견해서 하나 사 가지고 왔는 데 집에 와서 이리 저리 보니 내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종이에 대고 스커트 모양 대로 그린 후에 집에 사 두었던 천에 재단을 하고 미싱으로 만들어 보니 그럴 듯 한 것이 입을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Spotlight에 가서 옷본을 사다가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는 데 나의 경우 관심이 있는 분야인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면 종종 독학으로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워 포인트로 만든 PPT 만드는 기법을 알게 되어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에 기뻐하며 얼마나 좋아했던가! 글씨체의 다양성과 배경 화면으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넣을 수 있고, 게다가 글을 넣을 수 있어서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기에 여러 작품들을 만들 수가 있었으니..

 

아무튼 미싱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다보니 점점 진도(?)가 나가기에 언젠가 상의 베스트와 스커트를 세트로 만들었을 때는 내가 만들고 내가 마음에 들어서“와!! 이것은 완전 Smith & Caughey’s에서 파는 수준인 것 같다”하며 좋아한 적도 있다. 다섯 살 때부터 인형 옷을 만들었다고 하는 원단 가게에서 일 하는 분이 내가 만든 옷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였는 데 사실 나는 남에게 배워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독학으로 하는 것으로 이는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지혜를 주시기에 만들 수 있음을 많은 체험을 통하여 알고 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장 5절)

이 나라에서 옷 하나 장만하려면 나의 몸에 맞는 사이즈라 해도 옷들이 어깨가 조금 크거나 팔이 조금 긴 경우도 있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너무 고가라서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미싱으로 간단히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는 나로서는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한 후로는 색상이나 옷감 재질을 다르게 선택하여 같은 패턴으로 만들어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마치 예전에 영어를 가르치던 키위 여 선생님이 항상 똑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는 데, 그녀의 특징은 옷을 구입시 항상 같은 스타일로 단지 옷 색깔만 달리하는 것이다.

 

옷 중에서 특히 편안하게 정이 가는 옷들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항상 같은 옷을 입으시기에“엄마는 다른 옷들이 많이 있는 데 왜 그 옷만 입으시느냐?”고 하며 어머니께 새 옷을 사 드리면“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 데 있는 옷으로 충분하다”고 하시며 같은 옷을 즐겨 입으시던 엄마처럼 나도 다른 옷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에 편안하게 잡히는 그 옷들 몇 점을‘교복’처럼 즐겨 입곤 한다. 

 

마치 엄마처럼 말이다. 엄마는 옷을 맞추시고 찾아오시면 그 옷을 교회에 가실 때 맨 처음으로 입으시곤 하셨는 데 그 모습을 보고 나 역시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여서 그렇게 한다. 수중에 있는 것들 중 희안하게도 몇 종류가 특히 마음에 편하고 늘 손길이 가는 같은 것으로 치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제서야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보니 엄마를 닮은 것이 한 가지 더 생각이 난다. 지난 번에 코리아포스트에서 김장을 하기 위한 배추와 무우를 판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하여 김치를 담궜는 데, 좋은 품질의 배추랑 무우를 구입하게 되어 생각지도 않게 김장을 하게 되어 김치 담그는 일을 한참 잊어버리고 살아도 될 것 같다.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엄마는 항상 포기 김치를 담그시곤 했다. 큰 언니는 결혼 후에 5 남매를 두어 한창 자랄 때 아이들이 먹새가 커서 배추를 사 가지고 오면 항상 칼로 배추를 숭덩숭덩 잘라서 막김치를 담그곤 했는 데, 하루는 큰 언니가 포기김치를 담그시는 엄마더러 손이 많이 가서 힘들지도 않으시냐고 묻기도 했지만 엄마는 아버지를 위해 항상 나박김치와 포기김치를 만들어 놓곤 하셨는 데 나도 역시 엄마처럼 포기김치를 담근다는 것이다.

 

부연해서 하나 더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이야기를 하자면, 엄마랑 나는 식사할 때 조금 빨리 먹는 편이고 특히 엄마는 예전에 아버지랑 같이 여러가지 사업을 하셔서 식사를 굉장히 빨리 하시는 분이었다. 셋이 함께 식사를 할 때면 항상 엄마가 일등, 내가 이등, 그리고 위가 약해서 식사를 천천히 하는 큰 언니는 꼴등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럴 때면 큰 언니 왈,“전쟁 났느냐! 왜 그리들 빨리 먹느냐”고..^^

 

옷을 만드는 방법을 딸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재단을 하다가 그리고 김치를 담그다 보니 항상 같은 옷을 즐겨 입으시던 엄마, 꼭 포기김치를 담그시던 엄마!

아마 알게 모르게 닮은 것이 더 있을 터인 데, 문득 생각나는 것을 적으며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긍정적인 표현으로 나도

“엄마처럼 되어 버렸다”(^^)

 

 

나이 들면 뭐가 중헌디?

댓글 0 | 조회 720 | 3일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더보기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

댓글 0 | 조회 903 | 8일전
1.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장이 회복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약 66일간만 노력하면 습관이 들어 (뇌 습관 회로가 바뀜), 쉽게 평생 좋은 식습관…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309 | 2024.05.15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322 | 2024.05.15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153 | 2024.05.15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이그런 길이 있다.분명 긴 시간을 내야만 도착지에 이를 수 있는 길인데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길.길에 오르기 시…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131 | 2024.05.15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내게로 온다짓눌렸던 평온을 쓰다듬어희망의 늦잠을 깨우며거리엔 청소 끝난 하수를 흘려 보내듯그 눈물로 긴 여정 끝의 내 더러운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503 | 2024.05.15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그에 걸 맞는 비자상태를 득한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 접하게 되는 순간, 소위 …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523 | 2024.05.15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셔츠데이(Pink Shirt Day) 입니다. 핑크셔츠데이는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을 근절하고자 만든 날입니다. 뉴질랜드…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470 | 2024.05.15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었다니까요~ 잔소리는 이제 그마~~안~~’누가 선생이고 누가 학생인지 헷갈릴 정도로 Y의 목소리는 평온했습니다. 이미 이렇게 …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877 | 2024.05.14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유익균은 주로 섬유질을 좋아한다. 유익균은 섬유질을 분해하여 다른 좋은 물질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충분한 섬유질을 먹지 않으…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537 | 2024.05.14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고 서경식 일본 도쿄경제대 명예교수. 한겨레 자료사진지난 4월20일 오후에는 2023년 12월18일 세상을 뜬 재일 디아스포…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59 | 2024.05.14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功)이 있습니다. 외공이란 기운을 밖으로 발산해서 무술을 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하는 것으로서 기공(氣功)은 거의 다 외공입니…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962 | 2024.05.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들리려는 밤쓰레기통 내어 놓다가밤하늘이 고와그대로 먼 길 떠나한 사흘쯤 걸어얼기설기 사립문발끝걸음 들어서면토방에 놓인 신발 …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408 | 2024.05.14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또는 ‘지출’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큰 규모의 가족 사업이건 소규모 신생 기업이건 비용, 경상비 및 공급업체 청구서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77 | 2024.05.14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며, 힘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며, 매우 신경질적인 아이를 말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튼튼하지만 물렁물렁한 …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42 | 2024.05.11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맨발걷기에 좋은 계절인 4-5월을 맞아 전국 …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99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38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686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61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64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59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18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311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61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