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 믿고 즐기는 축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할로윈 - 믿고 즐기는 축제

0 개 2,080 한 얼

할로윈이 왔다 갔다. 고작 24시간, 하지만 정말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한국에서 살았을 때 할로윈은 생소하기 짝이 없는 명절(?)이었다. 기껏해야 영어 학원에서 과자나 사탕을 나누어 받던 날 정도로 인지하고 있었는데, 뉴질랜드로 오니 차원이 다른 축제성을 자랑해 당황하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10월이 되기도 전부터 온 사방을 치장하는 해골과 거미줄 장식하며, 벌써부터 할로윈 때 입을 코스튬을 고민하는 사람들. 그리고 호박, 호박, 또 호박! 처음엔 할로윈이 호박을 죄다 추수해버리는 날이었던가,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할 정도로 8월부터 호박이 사방에 널려 있어 넌더리를 낸다. 하다못해 동네 카페에 가도 ‘펌킨 스파이스 라떼’를 팔 정도니 말 다한 셈이다. (실제로 먹어본 적은 없다. 호박에 딱히 유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할로윈. 모든 성인의 축일 (All Hallow’s Eve). 성야제.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오는 날에서 기원했다는 전승만 조금 알고 있을 뿐, 그게 현대에 들어서는 그저 또 하나의 축제가 된 과정은 평범하면서도 신기하다. 사람들은 역시 뭐든 놀기 위한 소재로 잘 활용한다는 감탄, 그리고 거기에 담긴 낭만주의와 쾌락주의가 뿌듯하게까지 느껴진다는 것 정도.

 

하지만 솔직히,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 은 처음 뉴질랜드에 왔던 내겐 곤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코스튬을 차려입고 사탕이나 과자를 얻으러 다닌다니. 그것도 초면인 집에, 아이들만 따로 다니면서 (물론 이 부분은, 후일 너무 어린 아이들은 보호자와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납득했다)? 그 과자나 사탕 따위에 뭘 넣었을지 어떻게 알고? 거기다가 할로윈이면 꼭 벌어지는 검은 고양이 학대 사건이니, 사탕을 깠더니 면도날이 나왔다느니 하는 반은 루머, 반은 실제인 흉흉한 소문을 보고 기가 차기도 했다. 물론 뉴질랜드에서야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겠지만.

 

유희를 즐기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순진성, 그리고 무조건적인 믿음이 필요한가보다.

 

트릭 오어 트릿은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받는 것도 조금은 무섭다. 낯선 사람들이 집에 찾아오는 건 곤욕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탕을 주지 않는 집에 날계란(!)을 던지는 아이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지레 겁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첫 할로윈이 그랬었다. 사탕이며 과자를 준비해놓고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조금씩 주었지만, 그래도 모자랐던 건지 오후 3시쯤 되자 다 동이 나버렸다. 하필이면 그날은 평일이었고, 그래서 학교가 끝난 아이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압권이었던 건 (당시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있었다) 거실 창문에서 보이는 길거리의 끝까지 가득 메운 아이들의 행렬이었다. 사탕은 다 떨어졌는데, 마침 집에는 나 혼자였고...

 

결국 모든 커튼을 치고 창은 다 닫은 뒤 문도 굳게 걸어잠그고, 필사적으로 집에 아무도 없는 척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교실 둘은 꽉 채울 법한 머릿수가 우수수 달려와 문을 두들겼지만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건지 금방 돌아갔다.

 

좀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였고, 그 뒤로 할로윈이나 트릭 오어 트릿에 대한 반감은 좀 남았지만 요즘엔 개인적인 이유나 종교적인 믿음 때문에 할로윈을 축하하지 않는다고 써붙이는 집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계란을 던지기보단 그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서일까. 무조건 남을 믿는, 그런 축제마저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것은.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49 | 14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7 | 14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42 | 15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3 | 15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8 | 15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2 | 15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1 | 21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1 | 21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6 | 21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8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2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1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4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9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2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0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6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3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6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1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6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1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6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9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