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 침묵을 채우는 방법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라디오 - 침묵을 채우는 방법

0 개 2,392 한얼

라디오를 원래 자주 켜놓는 성격은 아니었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는 대개 불쾌하게만 느껴졌고, 그런 목소리들이 아무래도 좋을 문제로 떠들어대는 걸 가만히 참으며 듣고 있을 성질은 못되기 때문이다. 보통 라디오, 혹은 오디오 기기는 내게 있어서 음악 CD를 틀어놓을 매개체 정도밖에 되지 못했고 그건 아주 최근까지도 변치 않았다.

 

음율에 맞춰서 미리 정해진 가사를 부르는 게 대화보다 듣기 편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은, 특히 낯선 이들 간의 것이라면, 어딘지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됨과 동시에 거슬리는 구석이 있다. 까닭 모를 적의 비슷한 것이다. 길을 걸으면서 내내 이어폰을 귀에 꽂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소리는 세상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이고, 허락 없이 주변 공기를 침범하는 바깥의 소음은 말 그대로 침입자 그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존재와 요소를 배제한다.

 

한국에 살 때는, 자동차에 USB를 꽂아 노래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 당시 내 기준으론 - 매우 충격적이기 짝이 없는 첨단기술(?)이 있어서 아주 행복했다. 출퇴근 내내 남의 목소리보단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간혹 USB를 잊어버릴 때가 있었고, 그럴 땐 가끔 기분 전환으로 라디오를 틀어보기도 했지만 이내 견디지 못하고 꺼버렸다. 출퇴근 시간의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광고들은 무척이나 방정 맞고 경박했다. 차라리 나레이터의 목소리 없이 음악만 24시간 내내 틀어주는 채널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주파수가 있다면 찾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물론 모든 성우들의 목소리가 싫었던 건 아니었다. 가장 기억에 깊게 남은 건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퇴근 시간이면 제일 쉽게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빠가 좋아하는 방송이었다. 여자 DJ라면 보통 높은 소프라노일 거라던 내 편견을 깨부숴준 프로그램으로, 나레이터의 음성은 원숙하면서도 낮고, 침착하고, 깊이가 있었다. ‘듣기 쉬운 목소리’ 라는 것이 따로 존재하는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듣기 좋을 뿐만이 아니라 어쩐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목소리. 고르는 음악들도 대체로 옛날의 흘러간 팝송들이어서 거부감 없이 청취할 수 있었다.

 

뉴질랜드에 돌아오고 나서는 다시 라디오를 거의 듣지 않는 생활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내가 일하는 직장에선 영업 시간 내내 라디오를 틀어놓기 때문에 반강제로 그 소음들을 견뎌내야만 한다. ZM의 시끄러운 방송, 세 명의 남녀 DJ가 웃고 떠들고 가끔은 어깨를 움츠리게 만드는 꽁트를 주고 받는다. 그들의 목소리는 물론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는 아니다. 꽤 견디기 힘들 정도로 항상 에너제틱하고 감정의 모든 세세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따금씩 한 마디를 던지고선 박장대소를 하는데, 머리 위의 스피커들이 우렁우렁 울릴 정도로 시끄럽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이 방영할 때가 되면 항상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DJ들이 떠들지 않을 때면 광고와 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보통 최신 유행곡들이나 빌보드 차트 순위에 오른 음악들이지만, 요즘 들어 10여년 전까지도 거슬러 올라가 옛날의 히트곡들을 틀어준다. 가끔은 70~80년대의 음악이 나올 때도 있다. 그렇다보니 좋든 싫든 최신곡들에 대해선 아주 잘 알게 되었다.

 

라디오를 듣다 보면 음악이, 불과 내가 어렸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도 얼마나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걸 곰곰히 생각하면서, 음악은 변하는데 사람은 역시 쉽사리 변하지 않는구나, 란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8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1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2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3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6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9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7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5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6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0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