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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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 6편

0 개 1,652 송영림

■ 공존 

 

문득 35년 지기 나의 친구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늘 1등을 달렸고 항상 반장을 도맡아 하던 친구. 좋은 대학, 좋은 직업, 좋은 남편 만나 아이들 낳고 평탄하게 잘 살고 있는 친구이다. 물론 그 친구가 그렇게 사는 데에는 무엇보다 본인의 노력과 부지런함 그리고 긍정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십대 초반이던가? 어느 날 나는 그 친구가 뛰어나서 부러웠고 그 친구에 비해 난 너무 보잘 것 없어 부끄럽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 친구에게서 돌아온 말은 그 친구 역시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였던 친구가 설마 나를 부러움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을 줄이야! 친구의 부러움이 나에 대한 아주 작은 일부분이었다 하더라도 나의 놀라움은 너무 컸었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 만한, 더구나 그 완벽해 보이는 친구의 부러움을 살 만한 어떠한 것도 내가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나 자신을 사랑하기가 참 힘들다. 부족한 부분, 채워지길 원하지만 채우기 힘든 부분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런 자신마저 사랑할 수 있으면 참 좋으련만 아직도 어렵다. 그래서 외면은 온쪽이나 내면이 반쪽이인 사람은 정작 나 자신임을 깨닫곤 한다. 곧잘 누군가와 비교하며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얻지 못하여 포기하는 일도 허다하다. 주변에서 때로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줘도 정작 나 스스로는 나에 대한 신념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형들을 쫓아오는 막내 동생, 나 역시 어린 시절 동생이 쫓아오는 것이 귀찮아 친구네 집에 가며 따돌린 적이 있다. 그러나 어느새 몰래 쫓아와 갑자기 나타나선 짓궂지만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놀라고 짜증나게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동생이 쫓아오는 게 참 귀찮았고 내 놀이의 방해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동생이 참 외로웠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맏이인 나만이 알 수 있는 감정들을 동생들이 알 수 없듯 나 역시 그들의 감정을 알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 동생들을 가르치려 하거나 된통 핀잔을 주기도 했던 것이 어쩌면 반쪽이의 형들처럼 내가 온쪽이인 줄 알고 잘난척하며 동생들을 부끄러워한 데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변명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보다는 좀 더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맏이로서 갖는 동생들에 대한 사랑과 욕심이기도 하고. 어쨌든 동생들을 있는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며 진정한 사랑일 것임은 분명하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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