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열린 어머니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귀가 열린 어머니

0 개 2,094 김지향

80초반의 어머니께서 몇 년 전부터 소리를 잘 못 들으셨다. 그러시다가 얼마 전에 아예 귀가 들리지 않으셨던 것이다. 

 

어머니 옆 동네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어머니를 모시고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는데, 의사가 어머니 귓속에서 엄지손톱 만한 귀지를 꺼내어 보여주었다고 한다. 짧은 순간 그 귀지를 쏙 잡아 빼고 나니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이 시원하게 들리게 된 것이다. 

 

귀마개처럼 귓속을 꽉 막고 있었던 커다란 귀지를 보면서 동생은 많은 생각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 생각 중 노인네를 제대로 잘 챙겨주지 못했었던 자신의 반성이 제일 컸었다고 한다. 태평양 건너 지구 반대쪽에 살고 있는 불효자인 나로서는 그저 눈물 섞인 호탕한 웃음을 전화선을 통해 보낼 수밖에 없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귀지가 소리를 꽉 막아버릴 때까지 전혀 모르고 계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니던가? 그나마 어머니께서는 귀가 안 들리는 원인을 찾아 내셨지만, 난 아직도 내 심장의 기능이 왜 일반인들의 반에도 못 미치는지 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을 찾아 내기 위하여 검사하기를 시작했으니, 나 역시 조만간 그 원인을 찾게 될 것이다. 

 

의학적인 원인을 찾느라 병원의 스텝들이 노력하는 동안 난 내 자신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주치의가 내 준 숙제인 매일마다 몸무게를 체크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며, 몸이 마음에 경고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나 자신을 스스로 관찰해 나가고 있다.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로 나는 반성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의사들과 병원 스텝들의 환자들에 대한 그들의 소명감을 가슴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도 아닌 환자의 몸을 위한 그들의 사랑과 배려를 보면서, 앞으로 내 몸을 위해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더 굳히게 되었다.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김장 준비를 했다. 올해는 김장을 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탐스러운 한국 배추와 무를 보니 김장할 욕심이 앞섰다. 조금이라도 김장을 해둬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아서 배추 6포기와 무 5개를 샀다. 

 

이렇게 몇 개 안 되는 배추와 무를 사두긴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아 며칠 동안 신문지로 하나하나 싸두고 있다가 김장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양의 김장을 했다. 김장을 하기 전까지 신문지 옷을 입은 채 누워 있는 배추와 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대로 둔 채 몸 상태가 좋아지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저께 밤에 배추를 절여서 어제 김장을 마쳤는데, 그 덕분에 배추 겉절이를 먹을 수가 있었다. 맛있게 먹어 주는 가족들 덕분에 행복한 내 마음이 건강을 회복해 가는 환자들을 바라보는 병원 스텝들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나를 잘 보살피면서 살아가는 게, 나만 위하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를 잘 챙김으로 가족들이 행복해지고, 더 나아가서 그물처럼 얽혀 있는 세상이 행복해지는 일인 것이다. 

 

어제는 많이 울었다. 아직도 울고 있다. 그냥 눈물이 쏟아졌고 지금 역시 눈물이 쏟아지고 있다. 비바람이 몹시도 거세게 몰아치는 을씨년스러운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여러모로 눈물이 갖고 있는 복합적인 감정이 물밀듯이 올라와서 일 것이다.

 

사랑에 대해 뭐라고 규명하기 힘들듯, 눈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냥 사랑하듯, 그냥 눈물이 쏟아졌다. 한 드라마에서 손녀 딸이 90 노인인 할머니한테 인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인생은 그냥 사는 거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눈물 역시 그냥 나오는 것이었다.

 

그냥 사는 인생 속에 80 초반의 어머니께서 귀가 열려 소리들을 선명하게 듣고 사실 수 있게 되었듯, 나 역시 막혀 있는 내 마음의 귀가 활짝 열려 나 자신과 세상의 행복에 귀 기울이면서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6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0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0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2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4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26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6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5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6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0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4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6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