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 달콤한 한의 선율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재즈 - 달콤한 한의 선율

0 개 2,444 한얼

재즈를 좋아한다. 음악 장르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귀에 하도 익숙해져서, 요리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 때처럼 몸에 익어 딱히 생각이 필요 없을 일을 할 때면 항상 재즈를 배경음악으로 삼는다.

 

재즈의 3-5-7 반음 낮춤과 불규칙적인 비트는 언제 들어도 신선하다. 생활이, 사는 것 자체가 1-2-3-4의 리드미컬한 박동에 익숙해져서 일까,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선율의 신호 같다.

 

가장 즐겨 듣는 스탠다드 재즈는 블루 문(Blue Moon)일 것이다. 여러 가지 버전을 들어보았지만 제일 좋아하는 버전은 역시 줄리 런던(Julie London)이 부른 커버일 것이다. 제일 처음에 들었던 블루 문이었고, 그런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 외로운 기타 선율에 커피 같은 (들어보면 안다. 굳이 비유하자면 줄리 런던의 목소리는 설탕과 우유를 조금씩 넣은 부드러운 커피 같은데, 블루 문에선 유독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진한 블랙 커피 같다) 여성 보컬. 감미롭다, 같이 평범한 표현 밖에 쓸 수 없음이 작가 지망생으로서 몹시 모멸스러울 정도로 그 목소리는 아름답다. 듣기 쉽고, 듣기 좋아서 상냥하고.

 

Something’s Gotta Give도 매우 좋아하는 재즈곡 중 하나인데, 이건 단연코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버전만을 고집한다. 경쾌하면서도 너무 빠르지 않아 부드럽게 귀에 소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 특유의 밝은 분위기는 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잔잔함과 동시에 그런 발랄함을 살릴 수 있는 보컬이라 경탄스럽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특징이다. 목소리 자체엔 변함이 없는데도, 노래의 곡조와 박자에 따라 분위기를 기가 막히게 살려낸다).

 

반대로 격렬함을 느끼고 싶을 땐 무조건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다. 그야말로 기타 리프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처럼 엄청난 기교와 음량을 뿜어내는데, 듣다 보면 저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리게 되면서도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그 압도적인 가창력이라니. 인간 관악기라는 표현을 이해 시켜 주고픈 사람이 있다면 우선 엘라 피츠제럴드의 원 노트 삼바(One Note Samba) 라이브 공연을 보라고 할 정도로 그녀는 내게 있어 존경의 대상이다. 그 어떤 음도 절대, 함부로, 허투루 내뱉지 않는 아름다움이.

 

캡 캘러웨이(Cab Calloway)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여성판 같은 느낌이다. 기교나, 목소리의 분위기가 비슷해서이리라. 대체로 단조이면서도 음울함과 흥겨움이 공존하는 느낌의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그가 부른 곡들 중에선 세인트 제임스 인퍼머리 블루스(St. James Infirmary Blues)를 제일 좋아한다. 느릿느릿하고 언뜻 보면 죽은 연인을 애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떠나간 연인을 비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가사가 일품이다.

 

디나 쇼어(Dinah Shore)의 성숙하면서도 싱그러운 목소리, 페기 리(Peggy Lee)의 시니컬한 기교까지 재즈의 황금기에 나왔던 목소리들은 - 특히 여성들은 -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빅 밴드와 스윙 재즈도 그렇고. 현대의 재즈는 결코 흉내낼 수 없을, 혹은 흉내를 내려면 매우 힘들 어떤 정서나 한이 서려 있기까지 한 감동을 준다. 단순히 그 시대의 사회상이 끼친 영향이라기엔, 그 너머의 무언가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강렬한 떨림과 달콤씁쓸함이 동시에 들어간 음성. 가끔 음질이 좋지 않은 녹음본을 그대로 들을 때면 지직거리는 잡음과 안개 같은 겉소리가 끼어 있지만 그것도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만들어준다.

 

재즈에 대해서라면 몇 페이지고 쓸 수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쓰기엔 여백이 너무 부족하므로,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58 | 15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9 | 15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43 | 16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3 | 16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8 | 16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3 | 16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1 | 22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2 | 22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6 | 22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8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2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1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4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9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2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0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8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5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9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4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8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2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7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0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