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I)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정원 딸린 주택에 사는 팔자 (I)

0 개 5,295 한일수

 

ad10513f48bdc03df91a6ca6a1bf5401_1458691023_2283.jpg

 

조물주는 세상에 똑 같은 모습이나 개성을 지닌 인간을 만들지 못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좌우 대칭이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심지어 얼굴도 자세히 보면 좌우가 다르다. 이렇게 다른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20세기 중에 범람했던 인간에 의한 대량생산 방식이 획일적이고 일사불란한 방식의 물품이나 건물을 마구 쏟아냈던 것이다.

 

오클랜드는 지형 자체가 신(神)이 창조해낸 걸 작품 같이 오묘하고 경관이 다양하다. 그 위에 세워진 건축물들은 실로 개성적이어서 주택을 구입할 때 어떤 집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한국에 있을 때 아파트 문화에 익숙했던 사람은 적응하기 힘든 요소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극성을 부리던 아파트 생활의 파급에 휩쓸리지 않고 단독주택을 고집하며 어리석은(?)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연인지는 몰라도 더 이상 단독주택 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된 시점에서 뉴질랜드 이민을 결행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았던 아차산 밑의 주택은 비교적 신개발 단지로 동네 분위기가 쾌적했고 덜 복잡해서 좋았었다. 그런데 입구에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나 둘 씩 집들이 팔리고 다세대 주택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집도 팔리더니 다세대로 둔갑하였다. 나는 계속 버티려니 하였지만 어느새 내 집은 다세대 주택에 의해 포위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신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70평(약 210제곱미터) 대지에 두 세대가 살 수 있는 2층 건물이 자리했고 마당에는 관상수 외에도 모과, 대추, 감나무가 있어 수확을 했다. 봄이면 자목련 꽃이 마당을 가득 채우기도 하였다. 뉴질랜드 단독주택 대지가 대개 250평에서 300평 내외인 것을 생각할 때 매우 좁은 대지였지만 사실은 서울에서 그 정도 대지의 집은 큰 편에 속했다. 대지 200평이 넘는 집은 재벌들이나 소유할 수 있는 규모이다. 결국 이민 올 때 나도 그 집을 다세대 건설업자에게 팔게 되었다. 우리 집이 헐리던 날 동네 사람들이 가을이면 붉게 익어가던 우리 집의 감나무를 회상하며 탄식을 했다고 한다. 

 

뉴질랜드가 개척되기 시작할 때 영국에서 뉴질랜드 이민자를 모집하면서 뉴질랜드는 기후가 환상적이고 누구나 정원이 딸린 단독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영국도 한반도만한 땅덩어리에 인구가 조밀해 서민들이 정원 딸린 단독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꿈이었다. 기후도 못 말리게 음습해 햇볕 좋은 땅에 내 집을 짓고 정원을 가꾼다는 꿈을 안고 이 나라에 들어 온 것이다. 런던 주위에 수용소 같은 건물이 많이 있는데 정부에서 지어준 집단 연립 주택이다. 환기 불순으로 일 년 내내 습기와 싸워야했고 겨울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견디면서 생활해오던 그들이었으니 얼마나 신천지에 대해서 꿈에 부풀었을까? 

 

2011년 새로 이사 와서 살던 옆집이 옥션으로 팔리고 있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오픈 홈 때부터 붐볐는데 옥션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800제곱미터 정도의 대지에 지은 지 오래된 집이지만 바이어들이 달려들었다. 결국 당시 시장 시세로는 비싼 값으로 체결된 거 같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두 배 정도 더 올라버린 상태이다. 젊은 부부가 어린 아들 하나를 데리고 이사를 왔는데 이사 와서 아들 하나를 더 낳았다. 집을 장만한 게 얼마나 행복했던지 시간 날 때마다 집안 손질을 멈추지 않았다. 애들을 위한 온갖 시설들을 갖추어 마당에서 마음껏 뛰어 놀도록 풀어 놓고 부모들도 같이 놀아줄뿐더러 동네 친구들을 초청해 같이 놀게 했다. 자기 이민 선조들의 꿈을 실천하고 있는 듯싶다. 한국의 아파트에서 한국적 자녀 교육방식에 길들여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과 비교되는 바가 크다. 

 

남한 인구 5천 만, 뉴질랜드 인구 450만. 남한 면적 10만 제곱킬로미터, 뉴질랜드 면적 27만 제곱킬로미터로 놓고 볼 때 인구밀도는 약 30배 차이가 난다. 그만큼 뉴질랜드에서는 넓은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인 이민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던 1992년과 비교하면 24년이 지난 지금은 뉴질랜드 땅 값도 엄청 오른 상태이다. 특히 오클랜드 시내 땅 값은 서울 교외 대지 값과 비교될 정도로 올라 있다. 1000제곱미터 대지를 100만 달러로 볼 때 평당 3천 달러(250만원), 서울 근교 대지 값도 평당 500만 원 정도이니 두 배 차이가 난다. 그러나 1992년 당시로 돌아가 오클랜드 땅 값과 서울의 땅 값을 비교하고 현재 시세와 대비해보면 오클랜드 땅은 서울의 몇 십 배 올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환율 인상 폭 까지 대비해보면 더욱 격차가 발생한다. 지나간 얘기지만 이민 와서 교민들이 오클랜드 주변 농장주택이나 시내 주택이라도 땅 큰 부동산을 확보했더라면 현재 더욱 탄탄한 교민 경제 기반이 형성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인들이 무서울 정도로 돈이 될 만한 농장주택이나 풀 섹션 단독주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두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키위들은 팔고 중국인들은 사들이고, 집 팔아 거금을 손에 넣은 키위들은 시골로 가고 도시는 점점 중국인들로 채워지고……. 키위들은 그들의 조상들이 물려준 부동산을 잘 관리하고 있다가 시절이 좋아 그걸 처분하니 큰 부자가 되어 노후를 여유 있게 보내게 되었다. 우리 한인들도 기왕이면 넓은 대지의 집을 사서 집을 가꾸고 정원을 가꾸는 것을 취미로 삼아 재산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땅을 확보한 자가 지배하기 마련인데 …….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59 | 15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29 | 15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43 | 16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3 | 16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08 | 16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3 | 17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1 | 22시간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2 | 22시간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6 | 22시간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78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2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1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4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29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2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0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18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5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59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4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28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8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2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7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