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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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내 집 찾기 (I)

0 개 3,401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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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뷰 (Sea view)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민을 준비할 때부터 집을 살 때 바다가 보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집은 그만큼 가격이 비싸고 바다가 보이는 정도, 해변까지의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것도 이민 와서 실감했다. 

브라운스 베이(Browns Bay) 지역의 언덕 빼기에 작지만 새집이고, 좀 멀기는 하지만 바다가 제법 눈에 들어오는 집을 사서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바다 시야를 좀 더 확보하려고 눈동자를 굴리기도 하고 베란다에서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 바라보기도 하였다. 앞집의 정원 나무들이 키가 커져가는 걸 보고 안타까운 나머지 앞집 주인에게 가지 트리밍(Trimming)을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평생에 한 번이 될 내 집을 내가 지어 살아보겠다는 꿈을 실현해보겠다고 집 지을 섹션(Section)을 하나 구입했다. 브라운스 베이가 내려다 보이는 산등성이에 개발된 단지인데 바다가 보일까 말까 하는 위치의 섹션하나를 선택한 것이다. 앞에 부쉬(Bush)가 있어 마당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지만 집을 짓고 나면 2층 베란다(Veranda)에서는 바다가 제법 보일 듯도 하였다. 

어느 날 이스트 코스트 베이스(East Coast Bays) 지역구 의회에서 편지가 왔다. 앞에 말한 부쉬의 오래된 나무가 강풍에 쓰러져 그 옆집 지붕을 덮쳤으며 앞으로의 대책을 의회에서 논의하는데 주변의 집이나 땅 주인들을 참석시켜 의견을 물어보겠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순간 좋은 일이 생길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회의에서는 의원들이 돌아가며 발언을 하는데 앞으로 ‘나무 점검을 확실히 해서 사고를 방지하자’, ‘부근 집들을 덮칠 염려가 있는 문제가 되는 몇 나무들을 제거하자’, ‘부쉬를 보호해야 되니 함부로 나무를 제거할 수는 없다’는 등 갑론을박(甲論乙駁)하다가 방청석 참가자들한테도 발언권을 주게 되었다. 잘못하다간 표결로 들어가 미온적인 처리로 결정될 위기감도 있었다. 나는 주제넘게 내가 생각한 바를 발표하였다. 

‘여러 의원님들! 그대들은 그 부쉬를 산책한 일이 있습니까? 그 부쉬를 가로질러 베이로 가는 산책로가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만일 오래된 나무들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덮칠 경우 얼마나 많은 희생자를 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오래된 나무는 잘라내면 되고 새로 나무를 심으면 부쉬는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부쉬 단지 안에 있는 늙은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리도록 해야 합니다. 조치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 날 회의는 더 이상 다른 의견 없이 끝났다. 한 달 쯤 지나 그 부쉬를 지나봤더니 큰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버렸었다. 내 섹션에서 베이 쪽을 바라봤더니 바다가 제법 많이 보였다. 집을 지어 2층 베란다에서 차 한 잔하며 하우라키 걸프(Hauraki Gulf)의 바다를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살던 집을 팔아서 집을 지을 생각으로 시장에 내 놓았으나 생각 외로 팔리지 않고 시간만 끌었다. 섹션에 집을 짓는 일이란 건축 경험이 없는 비전문인으로서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더군다나 이민자로서 뉴질랜드의 건축 사정을 모르고 덤볐다간 낭패를 당할 수도 있는 일임을 파악하고 꿈을 접었다. 나중에 생각해도 그 일은 잘 결정한 일이었다. 대개 집을 짓다보면 설계를 변경할 일이 생기고 원래 예산보다 훨씬 초과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평생 살 것도 아닌데 나중에 팔 때는 투자한 액수를 회수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안 팔리던 집이 갑자기 임자가 나타나 팔게 되고 이사를 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2002년 하반기, 당시는 집값이 오름 새로 돌아서는 시점이었고 렌트(Rent)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였다. 노스쇼어 지역에서 다시 구입해볼만한 집도 없고 렌트로도 들어가 살 집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역을 바꿔 변화를 시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데어리 플렛(Dairy Flat) 지역을 답사하다가 우연찮게 내 집을 발견하였다. 좀 멀기는 하지만 실버데일 인터체인지 부근이고 도로망이 좋아 어느 지역으로든 출입이 편리한 장소였다. 노스쇼어 풀 섹션 주택 한 채 값으로 살림집이 딸려 있으며 노스쇼어 주택의 50배가 넘는 땅을 확보할 수가 있는 집이었다. 1970년대 초에 오클랜드 인구가 증가하자 변두리 농장 지역을 분할해서 라이프 스타일 주택으로 허가한 10 에이커(약 40,470 제곱미터, 약 12,100평) 정도의 섹션이다. 

이사 후 여기 저기 널려 있는 잡목들을 절단해냈다. 플라타너스(Platanus), 포플라(Poplar) 등, 나무들이 강풍에 가지가 꺾기거나 통째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여 위험하기도 하다. 초기에 집이 허전하여 이것저것 마구 심어놓은 모양이다. 집에 놀러 온 어느 교민이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어! 저기 바다가 보이네.’ 나에게 집을 팔았던 키위 부자(父子)가 놀러 왔는데 마찬가지로 놀랜다. ‘어! 저기 바다가 보이네. 우리는 이 집에서 8년을 살았으면서도 바다를 못 보았는데…….’ 

손바닥 만 한 바다라도 보이는 것하고 안 보이는 것하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바다를 생산할 수는 없지만 씨 뷰는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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