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그 카페

0 개 2,023 오소영
예전에는 혼자서만 쓸 수 있는 호젓한 시간이 참 많이도 아쉬었다. 이젠 남는게 시간밖에 없는데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가 없으니 사람 살아가는 이치가 그런건가? 허허로운 생각이 든다. 
 
다른 욕심 그만두고 이렇게 여유롭고 조용한 시간에 책이라도 맘껏 읽고. 신문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코메디 프로에서 잠깐 본적이 있다. “눈 감고 귀 닫아...” 남장(男裝)으로 사뭇 거칠게 행동 하면서도 자기 남친에게만은 그런걸 보이고 싶지 않다는 여성스러움의 애교적인 부탁이다. 

난 지금 그 누구에게 부탁받은 일도 없는데 귀 굳건히 잠그고 눈도 편치않은 상태에서 매일을 살아간다. 이제 남은건 무료함 뿐일까? 하지만 내겐 아직도 건강하게 남은게 더 많으니 절망하기엔 이르다.
  
걷는 것만은 자신있는 두 다리가 아직 쓸만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나가서 할 수 있는 골프가 있다.

사실 난 젊었을 때부터 장수(長壽)같은 건 욕심도 없었다. 명(命)이 짧다는 생각으로 오래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라고 하면 허약한 체질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요행이랄까. 청정의 나라에 와서 맘놓고 푸른 풀밭을 밟을 수 있는 운동 골프 덕에 덤으로 잘도 견디어내고 있어서 참으로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또 하나 내 맘을 지극히 편케 해 주는 곳. 그래서 참새 방앗간처럼 싫증 안 내고 드나 드는 ‘카페’가 있다.

언제부터일까? 그 ‘카페’에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쇼핑 몰 안에 오픈된 공간이 편해서였다고 생각되는데 사실은 커피 맛도 내 취향에 딱이다. 카드에 구멍 뚫으며 여섯개에 한 잔. 네  개에 또 한 잔. 열 개에 공짜 커피가 두 잔이다. 그 상술에 넘어갔을까 슬며시 단골이 되어버렸다. 이제 그 카페엔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깨 더깨 먼지처럼 쌓여가고 있다.  

내 ‘모빌 폰’을 누르면 ‘오랜지기’로 뜨는. 참말로 십 수년을 말벗 해 온 오랜 친구. ‘그와  함께’가 우리들이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 골프장에서는 아주 가까운데 위치 해 있어서 다니기도 쉽다. 운동하다가 비를 만나 도중에 나오게 되면 당연히 그 곳으로 가서 남겨진 시간을 채우고 돌아온다.

중국인 젊은 매니저나 종업원들 모두가 하나같이 사근사근 함이란 찾아 볼 수도 없다. 그냥 무뚝뚝하다. 벽에 좋은 그림이 걸렸다든가 아니면 멜로디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그럴만한 분위기도 아니다. 그럼에도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은 마치 우리처럼 평범함 그 자체가 특별하게 편해서일까? 
     
점심 때 간단하게 떼우려고 스시 도시락 하나 사서 들고 가면 앉을 자리가 없어 많이 서성대야 한다. 그동안 드나들면서 보고 익힌 이 나라 문화에 우리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음을 깨달으며 놀랜다.

어느 날. 느닷없이 당신 신발이 너무 멋지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있어 기분을 띄어준다. 이거 ‘made in korea’야 자랑하며 잠시 애국자가 되어본다. 때로는 우리들 옷 차림을 흘금거리면서 ‘당신들 사랑하는 사이냐?’고 거침없이 물어오는 키위 할머니도 있다. 물론 그들도 자주 얼굴 보는 사람들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받아드린다. “이 분은 내 파트너야” 그녀가 상대방 남자를 소개한다. 결국은 자기 자랑이 하고 싶었나보다. 우리가 보면 한참 아래일 것 같은데 또래로 보아 주는 모양이니 다행이랄까? (당신들은 좋겠다 젊어서... 슬프게도 우리는 사랑 같은 것 멀리 갔다 이해로 만나는 나이지) 속으로 뇌까리며 그래도 젊게 봐 주니 고마워서 허물없이 웃어준다.
       
주변에 세 개의 은행이 있고 ‘카운트 다운’도 앞에 있어서 벽에 붙은 긴 소파에 기대어 앉으면 사람들 구경이 심심찮다. 인종 시장을 방불케 하는 여러 나라 사람들 속에서 우리도 특징있는 한 몫으로 함께 하고 있으니 과연 이 나라는 다민족 국가임을 실감한다.  

요즘처럼 비가 자주 내리는 겨울철엔 춥고 축축한게 정말 싫다. 이 세상에 나만 홀로 버려진듯 인기척 하나 없는 고적함. 혼자서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고적감은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금방 울적해지기 때문이다. 주말엔 거의 남대문 시장만큼 붐비는 쇼핑몰은 그래서 더 좋다.

장난감 코너에 미니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며 공중을 나르는 헬리곱터 등 어린애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앙탈을 부리는게 너무 귀엽다. 가끔씩 나도 저런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다는 치기를 느끼며 애들과 노인은 동격이라는 말이 맞구나 라고 혼자 속으로 웃는다.

하얀 크림위에 정성으로 그려놓은 달콤한 초코렛 문양을 가볍게 먼저 걷어먹는 재미로 ‘카프치노’를 주로 시킨다.  

향긋한 커피 한 잔에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나누다 보면 훌쩍 시간이 가 버린다. 한국의 정치풍토를 성토하는 노익장의 눈빛에서 아직도 걸출한 청년의 패기를 볼 땐 괜스레 반갑다. 우리도 한 때는 피 뜨거운 젊음이 있었지. 그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다. 속물로 편케만 살겠다는 여인에게 정치 이야기는 멀기만 하지만 아는체 들어준다 그게 우리들 만남의 핵심 과제니까....   

그래도 가끔씩 의견이 엇갈릴 땐 다툼도 서슴치 않는다. 그것이 서로를 더욱 깊이 알게되는 계기가 된 것일까? 고달픈 인생살이 어려운 일 있을 때 들어주고 다독이면서 어언 십 여년을 훌쩍 잘도 지내왔다.

나이 먹어 가면서 많이 하는 말들이 있다. 속엣 말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꼭 있어야 한다고.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동성도 좋지만 이성 친구가 더 좋단다.

서로의 건강을 챙기는 골프 파트너로. 내 안에 하고 싶은 말 편하게 들어 줄 말 벗으로. 이렇게 찻 집에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며. 미운 정 고운 정을 수 놓아 가는 우리는 그래서 잘 늙어가는 삶인가.

“내일 안과 예약 잊지 말아요” 이번에는 내가 픽업 할 차례라는 암시다. 자식들 귀찮게 안 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서로 서로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우리들 스스로가 제일 맘에 드는 부분이다.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다. 따뜻하게 신경쓰라는 서로간의 안위와 먹거리의 정보도 나누면서 오늘도 카페 한 편에 또 한 장의 메모를 남긴다.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479 | 18시간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36 | 18시간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157 | 19시간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186 | 19시간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10 | 19시간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09 | 19시간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02 | 1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53 | 1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87 | 1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781 | 2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57 | 2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52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96 | 2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31 | 2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14 | 2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11 | 2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20 | 2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98 | 5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64 | 7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95 | 10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30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59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13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7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52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