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완벽주의

0 개 1,853 김준
받을 수가 없었다. B는 계속 받으라 했지만 그래도 나는 받을 수가 없었다. 한 시간반의 수업 시간 동안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개인적인 우주개발 프로젝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구의 석유가 다 고갈된 후 막대한 투자손실을 야기할 송유관 설비를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의 공통적인 우상인 일론 머스크의 지난 활동에 대한 칭송과 앞으로 그가 계획하는 일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적 분석이 다 였다. 공부에 대해선 뭐 하나 이야기 한 것 없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정해진 시간을 채웠으니 수업료를 받는다는 건 양심상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B에게 그 돈으로 맛난거 사먹으라 말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B와의 수업은 그렇게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었다. 간식으로 챙겨주신 과일을 먹다가 그 과일에 함유된 특별한 성분에 대한 이야기로 잠시 주제가 흐르는 듯 하다가는 결국 봇물 터지듯 둘의 이야기 보따리가 풀려 한참 동안 과학수업이 경제, 역사 그리고는 미래산업분야까지 섭렵하는 그야말로 B와 필자의 역량을 총동원한‘지성의 파티’가 되고는 했다.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필자가 농땡이 치기를 좋아하는 한량기질이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B가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성적 사고를 했으며 거기에 더해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당시 오클랜드에서 ‘HOT’한 학생이었다는 이유가 더 컸다. 항상 무언가 더 알고 싶어 했고 그 알아낸 지식을 판단하고 정리하는 이상적인 학습태도를 가지고 있던 B는 AIC를 졸업한 후 본인이 그토록 원했고 또한 주변에서 경제학의 하버드라 칭송하는 Wharton school of Upenn에 합격했으니 대학진학도 성공적이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B와 지냈던 즐거웠던 수업시간을 기억할 때마다 언제나 떠오르는 한 단어가 있는데 바로 ‘완벽주의’라는 단어다. 

AIC 재학 시 B가 아주 출중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항상 화학 실험보고서에서는 만점을 받지 못했다. IB 코스는 학교 선생님들의 평가가 최종성적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과정이니 B의 노력이 부족 했을리는 없었을텐데도 당시 화학선생님은 꼭 최고점에서 한단계 낮은 점수를 주었고 이 점수는 B의 성적보다는 그의 자존심에는 더 큰 상처를 주고 있었다. 결국 선생님을 원망하며 그의 ‘완벽하지 않은’ 화학 점수를 인정해야 할 때쯤 선생님은 학생들에서 한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원하는 학생에 한해 마지막 한번 더 보고서를 쓸 기회를 준 것이다. 당시 B의 실험보고서 점수는 12점 만점에 11점. 최종성적에 1%의 영향을 미치기도 모자라는 1점을 위해 시험준비 막바지의 그 귀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손해가 될 수 있는 일 이었다. 그런데 B는 그 기회를 잡았고 보고서 점수 1점 향상을 위해서 주말을 포함해 4일가량의 시간을 투자했으며 일반 실험보고서의 네배 분량인 4400 words 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빽빽하게 타이핑하면 A4 사이즈 종이로 8~9 page가 되고 보고서 형식에 맞추어서 적으면 15page 정도가 되는 양인데 IB 코스에서 학생들이 아주 힘들어 하는 Extended essay 의 word수가 4500 words 이고 이 essay를 작성하는데 할당되는 시간이 6개월인 것을 생각하면 B가 4일동안 어떤일을 해 냈는지 가늠할 수 있을 듯 하다. 실제로 필자가 이 소리를 들었을 때 벌린 입을 다물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B는 4400 words 의 보고서를 쓰기 위해 그 몇십배 되는 자료를 읽었을 것이다. 

학교의 화학선생님은 이 보고서를 받고는 B를 따로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다. 

“지금까지 선생님을 하면서 받아본 중에 최고의 실험보고서였다. 너에게 12점 만점을 주도록 요청하는 것은 물론 이 보고서의 복사본을 한 부 기념으로 가지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가르칠 학생들에게 보고서는 이렇게 쓰는 거라고 보여주었으면 한다. 정말 고맙다.”

그 동안 B가 왜 그토록 노력을 하고도 보고서에서 만점을 받지 못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B는 그 문제를 해결했고 또한 선생님으로부터 최고의 칭송을 받았으며 거기에 더해 스스로가 대학생활을 잘 해 나갈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자세가 삶을 더 피곤하게 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가슴속에 간직한 꿈이 꿈틀대는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그 피곤하고 얻을게 없어 보이는 완벽주의에 빠져봄직도 하다. 지독하게 힘든 그 한번의 경험이 평생 뇌리에 남아 스스로를 못할게 없는 SUPER HUMAN으로 변신하게 할 수도 있으니..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8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1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3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4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57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5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49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6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0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