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Vintage), 타이밍의 미학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빈티지(Vintage), 타이밍의 미학

0 개 2,413 피터 황
542.jpg

8090년대 거대한 문화복고의 열풍이 한국을 휩쓸었다. 쇼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옛 가수들의 콘서트가 불씨가 되어 영화, 음식까지 청년세대뿐 아니고 장년층까지 어려웠던 시절을 추억하게 하고 장소를 끊임없이 찾게 했다. 이러한 복고의 열풍을 두고 힘들었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서 어려운 현실을 위안해 보려는 심리라고들 한다. 하지만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삶을 통해서 이만큼 와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과거를 돌이켜 현재의 자리를 확인해 보는 것은 다시 힘을 내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도움이 된다. F. 실러는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간다.’고 했다. 결국 영원을 꿈꾸는 것은 미성숙한 이들의 허무한 바램이다. 모든 것은 소멸한다. 

와인을 오래 보관할 수록 숙성이 되어 맛이 좋아진다고 믿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최적의 숙성시기가 있다. 그때가 와인을 즐길 타이밍이다. 와인이 생산된 연도를 빈티지(Vintage)라고 한다. 같은 포도원에서 생산한 동일한 와인일지라도 생산한 년도에 따라 맛과 가치는 달라진다. 그래서 와인을 선택할 때는 산지와 품종 외에 빈티지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왜냐하면 와인은 다른 술과 달리 물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는 과일만으로 만든 양조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생산된 와인마다 보관이 가능한 기간(Cellar Potential)이 있다. 와인을 숙성시켜 먹는 것은 초기의 떫고 시었던 맛이 부드럽고 원만해지며 와인에 복합적인 맛과 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와인이 숙성에 의해 맛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와인의 생명주기에 따라 마실 시기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마실 최적의 타이밍을 놓치면 맛은 점차 시들어진다. 

와인의 품질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무엇보다도 포도의 숙성과 발육을 결정짓는 날씨에 따라 스타일이 결정된다. 그러다 보니 심술궂은 자연의 시샘으로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면 큰일이다. 포도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에 불어 닥치는 혹한이나 서리, 한창 포도 알이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시기에 찾아온 병충해, 수확기의 지나친 강수량 등은 포도의 품질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적절한 타이밍과 알맞은 강우량, 충분한 일조량 하에서 생산된 와인의 품질은 당분, 산, 타닌이 조화를 이루고 아로마와 부케가 풍부하다. 그러므로 우수한 와인 생산에 있어서 적합한 날씨는 절대 조건이다. 어느 해에 생산했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은 물론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는 것이다. 

빈티지는 포도 수확 당시 포도 품질의 상태를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의 품질이나 성격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 항상 빈티지 차트를 참고하여 와인을 구입한다. 빈티지 차트는 전세계와인의 품질과 숙성도 안내서(A General guide to the quality and drinkability of the world’s wines)라고 할 수 있다. 

빈티지 차트에는 와인을 마시기에 적절한 시기를 나타내는 숙성도가 컬러로 표시되는데 그것은 품종, 제조방법, 생산지역에 따른 와인의 전성기를 알려준다. 예를 들면 보르도에서 생산된 카베르네 소비뇽처럼 장기숙성와인(김장김치와 같은)이 있는가 하면 보졸레에서 생산된 보졸레 누보(겉절이김치와 같은)와 같이 와인의 숙성기간이 짧은 와인이 있다. 이렇듯이 오랜 침용과정을 거치고 오크통에서 충분한 숙성을 필요로 하는 복합 미를 추구하는 와인과 짧은 숙성기간을 보낸 상큼하고 풋풋한 햇 와인은 양조방법은 물론이고 보관기간까지 다르다. 그러므로 와인은 무조건 오랫동안 묵혀서 마시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와인에 따라 최적의 숙성시기에 마셔야만 그 품종과 지역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가 있다. 즉 오래 두고 묵혀서 병 숙성을 해야만 잠재적인 맛이 우러나오는 와인이 있는 반면 오래 두고 마시면 식초가 되어 버리고 마는 와인도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을 하나의 예술로 여겨왔고 주어진 환경과 자연에 순응하고 의존하여 와인을 생산했기 때문에 빈티지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래서 전통적이고 자연친화적인 생산방법과 테루아(Terroir, 토양, 기후 등 자연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유럽의 구 대륙 와인은 빈티지에 따라 와인의 맛이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신대륙 와인(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호주, 뉴질랜드)은 발달된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응용하여 지속적으로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고 날씨의 변화가 유럽대륙처럼 심하지 않아서 빈티지를 중시하지 않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아무리 예쁜 꽃도 열흘 동안 붉은 법은 없는 법이다. 그렇게 좋던 시절은 한 순간에 훅 간다. 결국 괴테의 말처럼 ‘평범하지만 오직 오늘 만이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는 이미 이순간 늙어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하다. 어쩌면 오늘 이 순간 온 힘을 다해 화려함을 뽐내는 분홍 꽃은 지기 때문에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49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3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3 | 3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48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62 | 9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15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3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8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