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또 한 해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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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또 한 해를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0 개 2,885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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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계절이면 왠지 마음이 들썽거리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오랜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신학기 까지는 여유가 많으며 2월에는 구정까지 끼어 학년말이 끝나는 2월 말까지는 학창 시절에 가장 부담이 없었던 시기였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또한 기뻤다. 그러나 먹는 나이를 아쉬워 할 때쯤이면 이미 철이 들고 만다. 

크리스마스 훨씬 전부터 휴가 계획을 세우고 트리를 장식하는 이곳 키위들을 보지만 도대체 느낌이 없다. 눈이 오기는커녕 한여름 뙤약볕에 해수욕장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가 실감이 날 수가 없는 노릇이다. 새해 기분도 그렇다. 그저 달력을 새로 걸으며 ‘나이를 한 살 더 먹어가는 구나’ 하고 자책할 뿐이다. 잘못하면 속절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아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월이 빨리 흐른다고 하지만 금년 한 해는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이렇게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가다가 허망 되게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그러나 살아서 한 해를 보내고 또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돌이켜보면 오늘의 내가 존재하기 까지 많은 사람들의 보살핌이 있었으며 지난 세월 여러 역경을 헤치고 무사히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신의 은총으로 여길 만하다. 더욱이 한반도에서 태어나 일제치하, 태평양 전쟁, 한국전쟁, 가난과 굶주림, 여러 차례에 걸친 정치 사회적인 격변을 뚫고 엄청나게 변한 과학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각종 사고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여기까지 온 것도 기특하다. 우리는 한국에서 생년월일시에 따라 어느 정도 정해진 운명을 타고 났다. 그러나 타고난 운명을 비켜서 계절이 반대이고 해가 떠오르는 방향도 반대이며 언어, 관습 심지어 자동차 운전방향도 반대인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허무주의에 물들고 자포자기적인 생활 습관에 젖기 쉽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인생을 내다보고 관점을 바꿔서 적극적, 도전적으로 죽을 때까지의 생애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이 세상의 모든 생물이 마찬가지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게 인생 이치이지만 자기관리하기에 따라서 건강을 도모할 수 있고 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자기 수명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기가 살아 갈 나이를 목표치로 정해놓고 창조적으로 생활을 설계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나이 역산법(逆算法)에 의하면 해가 바뀌면서 한 살 씩 나이가 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생애 중 해가 바뀌면서 한 살 씩 줄어드는 것이다. 곶감을 빼먹듯 한 살 씩 빼먹으니까 가는 시간을 아깝게 여기고 그러니 더욱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1985년 1월에 생애계획을 세우면서 95세까지 살아갈 목표를 설계했다. 그리고 1995년 말에 한국에서의 삶 만 54년을 마감하고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2007년 1월에 다시 생애계획을 수정하면서 108세까지 살기로 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편성했다.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노년기에도 할 일이 많으며 뉴질랜드 환경이 좋아 충분히 108년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54년 뉴질랜드에서 54년을 살게 되는 셈이다. 우연스럽게도 한국을 떠나던 그날은 만 54세가 되는 생일날이었다. 이제 뉴질랜드 생활이 만 20년에 접어들었으니 34년의 생애가 남아있는 셈이다. 

중국본토 태생으로 대만으로 피난 와서 영주하고 있는 자오무허(趙慕鶴)씨는 ‘유유자적 100년’이란 책을 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즐겁게 살다보니 오래 살게 되었다는 그는 66세부터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75세에 영어도 구사할 줄 모르면서 혼자 배낭여행을 다니고 87세에 대학 입학, 93세에도 병원에서 자원 봉사, 98세에 대학원 철학 석사 학위 취득 등을 이루어냈다. 서예 수련에도 힘써 타이완과 중국 유일의 조충체(鳥蟲體) 계승자가 되었으며 2011년에는 그의 조충체 작품이 영국 대영 박물관에 소장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의 나이 100세가 되는 해였으며 타이완과 중국을 통틀어 처음 이루어진 일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은퇴라는 나이 65세가 되어 2006년에 서예 붓을 다시 잡고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피아노를 배우려고 기초부터 정식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골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기초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배운 만큼 기량이 향상되고 기쁨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Arnold J. Toynbee, 1899-1975)는 문명의 추진력을 고차문명(高次文明)의 저차문명(低次文明)에 대한 도전과 대응의 상호작용에 있다고 하였다. 개인의 성장 추진력도 도전과 대응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도전했다가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도전과 대응의 과정에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며 도전이 두려워 시도해보지도 않는 다면 아무것도 이루어 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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