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0 개 2,656 김지향
우리 집 정원에서는 바람이 집 주위를 뱅글뱅글 돌때가 잦습니다. 바람이 유난히 불었던 그 어느 날 재활용 빈이 바람을 못 이겨 쓰러지면서 뚜껑이 열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 있었던 종이들이 밖으로 튀어 나와 바람과 함께 집 둘레를 돌고 있더라고요. 

종이들이 온 동네에 휘날리면서 날아다닐까봐 종이를 쫓아서 열심히 달렸었는데, 신기하게도 종이들이 우리 집 정원에서만 맴돌고 있더라고요. 

바람은 늘 한 순간 스쳐 지나가버리는 것인 줄 알았었습니다. 바람은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으로 거리낌 없이 움직이는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바람을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담이 없는 언덕 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삼 면으로 둘러싼 담 안에서만 돌고 있으면서, 거세게 부는 바람일수록 큰 소리까지 내면서 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집 정원에 들어 온 바람이 꼭 내 안에 들어온 감정과 비슷하네요. 감정이 이는 순간, 그 감정을 바로 스쳐 지나가게 하지 못하고, 그 감정이 마음을 휘저으면서 가라앉아 있는 조각조각의 감정들까지 일으켜 세워, 함께 그 안에서 맴돌고 있으니 말입니다. 

조금 전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인데, 마음이 심란하여 전화를 한 것입니다. 자신이 이기주의자인 것 같다면서 지금 자신을 뒤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이기주의자를 운운하나 했더니, 새로 시작한 일 때문에 남편과 작은 갈등이 생겨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상황 설명을 들어 보니,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정 때문에 일어난 갈등이더라고요. 두 사람의 생활 패턴이 새로운 일 때문에 갑자기 바뀌게 되어 그동안의 생활 패턴이 깨져버렸던 것입니다. 친구가 아침에 출근 준비로 바빠지게 되자 남편이 아침 준비를 하게 되었고, 저녁을 먹는 시간이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둥, 소소한 것들의 변화로 신경이 예민해진 것이었지요.

남편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하면서 속상해 했었습니다. 어떻게 다르냐고 했더니,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 행동은 그렇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행동이 예전과 다르다면서 아침에도 자신이 출근할 때보다 앞서서 출근하느라 평소보다 훨씬 더 일찍 나간다고 하고, 저녁에도 자신보다 늦은 시각에 집에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 모든 면들이 그녀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그의 말과 행동이 다르게 느껴져서 마음이 무척 우울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미소가 번졌습니다. ‘믿는 대로 보인다.’란 말이 생각이 나면서 지금 그녀가 남편을 자신의 믿음대로 생각대로 보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남편 역시 나와 비슷한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그녀를 예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데, 그녀가 그걸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내가 그의 말이 진심이라고 설명을 해주자 바로 알아차리더라고요. 무촌인 남편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이라고도 말하였더니, 수화기 안에서 밝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남편의 귀가 시간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집에 들어 올 때마다 그녀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휑하니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가기가 싫어서 늦게 집에 가는 것일 거라고 말했더니, 목소리가 더욱더 밝아지더군요. 

오늘 저녁에 일단 남편 말을 먼저 모두 다 들어주면서 남편의 생각에 대한 인정을 먼저 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남편을 먼저 인정해주고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면 남편도 그녀의 말을 인정할 것이며,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진 마음으로 그녀를 대하게 되니, 사랑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주고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감정이란 것이 참으로 신기해서 마음을 멋대로 마구 휘두르면서 처음 감정이 그대로 있지 않고 이런저런 감정들까지 함께 섞여서 오염이 되어 버리는데, 현명한 그녀는 내 조언 하나로 얼른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그녀는 나의 스승이네요.

남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 들여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그녀가 있기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녀가 나의 거울이기에, 나 역시 마음이 힘들 때, 나 혼자 해결할 수 없을 때, 그녀를 통하여 내 감정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떠나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네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0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7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68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0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0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4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4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