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서바이벌

0 개 2,067 박건호
지금은 묻혀버렸지만, 작년 11월쯤 한국의 엠넷에서 작곡가 서바이벌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었다. 티비를 안 보아서 홍보의 여부는 모르겠지만, 4회 만에 종영한 것으로 보아 일종의 파일럿프로그램이었던 듯하다.

당시 내가 작곡을 시작한지는 2013년 4월 무렵부터였으니 반년이 약간 넘어갔던 시점이었다. 일단 곡들은 꽤 많이 만들어 놓았었고, 이것으로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거의 반장난으로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내게 되었다.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 지원서라는 게, 참 많이 웃겼다. 작곡서바이벌이라면서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 부모님의 직업까지.. 개인의 많은 부분을 대중들과 공유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다. 물론 곡을 쓰든 글을 쓰든 자신의 인생이 배어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한 당연한 얘기지만, 이 프로그램은 어찌되었든 예능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위시하지 않으면 화제거리를 만들어낼 수 없는 예능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한 개인이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드라마를 원하고, 그것을 티비에서, 조금 더 사실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다. 그것으로 자신을 위로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용기를 갖기 위함인데, 나는 이것이 굳이 작곡가 서바이벌에까지 적용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가지고 지원서를 썼었다.

한 때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제프리 구루물 유누핑구이라는 통기타 가수가 있었다. 어보리진 원주민으로, 어려서부터 시각장애자였던 그가 여느 때처럼 버스킹을 하던 도중, 한 기획자(그는 후일 구루물 음악인생의 친구가 된다)의 눈에 띄어 캐스팅된다. 그는 원주민의 언어로 대부분의 노래를 불렀고, 이것은 그의 사연과 함께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의 노래를 들어보면, 개인적으로는 호주의 광활한 대지를 앞에 두고도 암흑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사람의 울림이 느껴진다. 그러나 통기타 한 대로 이끌어가는 음악이 그렇듯, 그의 음악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즉 1위까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드라마와 잘 어우러진 한 편의 위로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온 것뿐이다.

나는 저 정도의 드라마는 없기에, 지원서에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없다고 정말 솔직하게 적었고, 따라서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을 한 것이 아니라, 작곡가라는 절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지원한, 인생에 큰 드라마가 없는 평범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예전의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거짓으로 각색하여 지원서를 낸 사람도 있었다.

한 사람의 인생으로 한 사람의 스타성을 판단하는 것은 일종의 미디어카르텔에 지나지 않는다. 이 사람이 이렇게 했으니까 국민여러분, 당신들이 힘든 거 별 거 아니야, 힘내, 라는 “위로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그것을 “작곡서바이벌”이라는, 비교적 기술적인 힘을 겨루는 프로그램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서바이벌 예능이 힘든 것을 이겨내는데 방점을 둔다면 오히려 우리 삶을 지나친 서바이벌로 만들어낼 여지도 있다. 한국사회에서 유독 돈이 많은 사람이 이유없이 욕을 먹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본다. 돈이 많네, 힘든 일을 겪지 않았겠구나? 하는 결과주의가 역으로 팽배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어차피 서바이벌은 결과만 남기 때문이다. 돈은 그저 그 사람이 서있는 계단을 한 단계 올려줄 뿐, 그것이 100%, 일종의 드라마적 서사를 저해한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결국 사람은 누구나 드라마가 있고, 힘든 일들이 있다.

가난한 사람을 사회의 수면 위로 끌어올려줄 구조적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에, 로또와도 다를 바 없는 “인생역전 한 방의 기회”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혹은 예능이 -개인의 딱한 사연에 의한- 단순한 감성적 위로만을 하고 있는 이 사회가, 뭔가 뒤틀려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뉴스는 입을 다물고 예능은 오히려 역경을 이겨내라고 채찍질하는 모순의 미디어가 그 한장의 지원서에 들어있었다.

이제는 제 2의 폴 포츠 같은 편리한 수사학적 헤드라인은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저, 모두가 당당하게 제 1의 자신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오클랜드대 대학생물 BIOSCI107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320 | 22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BIOSCI107 (대학생물) A+ 팁과 노하우에… 더보기

11 Great Walks 600여km,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댓글 0 | 조회 554 | 4일전
1993년, 낯선 땅 뉴질랜드(New Zealand)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이 나라의 자연이 내 삶 깊숙이 스며들게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당시 환경… 더보기

추파카브라 전설

댓글 0 | 조회 155 | 4일전
— 공포와 현실 사이,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1990년대 중반, 푸에르토리코의 한 농촌 마을에서 시작된 이상한 사건이 있었다. 아침이 되자 농장의 염소와 … 더보기

뜰안의 민들레 꽃처럼 . . .

댓글 0 | 조회 203 | 4일전
달게 잘 잤는데도 깨어나면 기분이 깔끔하지가 않다. 나만 그런가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거의가 다 비슷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인가?어쨌든 또 하… 더보기

마지막 퍼팅의 압박 – 중요한 순간에 집중하는 법

댓글 0 | 조회 225 | 4일전
골프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라운드 내내 아무리 좋은 샷을 해도, 마지막 퍼팅 하나로 모든 결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1미터, 아니 50cm 퍼… 더보기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댓글 0 | 조회 141 | 4일전
시인 문정희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얼마나 모르고 있는지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나… 더보기

뉴질랜드 이민 삶 44년을 회고하며

댓글 0 | 조회 693 | 4일전
1982년, 키위 구두약의 나라 뉴질랜드에 첫발을 내딛다내 글의 변(辨): 나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며 이 글은 44년 뉴질랜드 이민사의 흔적 단면을 기록한 것… 더보기

뉴질랜드 입법부&행정부와 사법부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댓글 0 | 조회 417 | 4일전
예전에 한국의 계엄령 관련 칼럼을 다루면서, 뉴질랜드는 완전한 삼권분립이 되지 않는다는 주제도 잠깐 다룬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일단 3년마다의 선거를 통해 … 더보기

궁극적으로 괴로움을 없애는 유일한 길

댓글 0 | 조회 269 | 4일전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비 오는 조계사를 바라본다. 시내를 오가다 보면 불교신자든 아니든 한 번쯤 들르게 되는 활기를 가진 절이다. 한동안은 절 마당… 더보기

25. 마우이와 태양을 붙잡은 산 – 기스본의 전설

댓글 0 | 조회 100 | 4일전
기스본(Gisborne)은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도시로,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이곳은 마오리 부족인 Ngati Porou… 더보기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825 | 5일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480 | 5일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271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310 | 5일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50 | 5일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130 | 5일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125 | 5일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282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829 | 8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507 | 10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1,012 | 2026.03.16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67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71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26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89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