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어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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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벗어 던지다

0 개 3,075 김지향
요즘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운 체험들입니다. 하지만 칼럼에 그동안의 내 체험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칼럼을 쓰는 것은 자신을 그대로 들어내는 일인데, 가면을 쓰고 칼럼을 쓸 수는 없어서요. 그래서 오늘 과감하게 가면을 벗어 던지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 진정으로 ‘김지향의 자기사랑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7년 전, 나는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데, 갑자기 오른쪽 종아리가 마구 쓰라린 것입니다. 화상을 입을 때의 쓰라림이 일어났지만, 마침 보던 글이 있어서 참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참기 힘들어서 바지를 걷고 종아리를 보니 종아리에 가로 3cm, 세로 4cm 되는 E문양이 인두로 방금 지진 것처럼 갈색으로 변해 있었고, 글자의 코너 부분은 물집까지 동그랗게 올라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놀라운 현상이 일어 날 때, 나는 한 블로거의 슬픈 사연을 읽으면서 가슴 아파하고 있었거든요. 암 투병을 하고 있는 분인데, 생명력을 잃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그분의 생명력이 회생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역만리 머나먼 곳에 사는 내가 그분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력을 꽉 붙잡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부터 몇 달 살지 못하고 세상을 뜨게 된다고 합니다. 그건 암에 대한 두려움이 죽음으로 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제일 마지막에 나온 희망을 붙잡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내면을 장악하게 되어 어둠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삶과 죽음의 전쟁을 통하여 무의식 속에 숨어 있었던 부정적인 마음까지 마구 튀어 나오게 되는 데, 저항을 하면 할수록 부정적인 마음은 점점 더 내면에 응혈처럼 단단하게 뭉쳐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지요. 그 응혈 같은 무의식은 우리 마음에 흐르는 건강한 생명력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마음과 하나인 몸 역시 무기력한 상태가 됩니다.

종아리에 E문양이 새겨진 후, 보름이 지나고 나서야 우연적으로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지가 구겨져서 E문양으로 누른 데다 내 살결이 약해서 옷에 눌려서 덴 것일 거라는 생각이 보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보름째 되는 날 산책을 하다가 세상이 갑자기 너무 환하고 아름다워서 놀랐었던 것입니다. 그때부터 열흘 동안 방 안에 틀어 박혀서 먹는 것도 잊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소소한 일들과 예전의 힘들었었던 기억들이 일어나면서 감사와 감격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열흘 동안 하루에 한 롤의 휴지를 다 적셔가면서 울었습니다. 실컷 울고 나니 가슴이 좀 진정이 되더군요. 그때부터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산책을 통하여 자연과 접하면서 영성에 대한 책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온갖 삶들이 다 영성으로 느껴졌습니다. 삶 속에 녹아 있는 진리들이 우주의 법칙과 통해 있고 자연의 법칙과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지만, 그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법칙을 이해하게 되자 우리의 삶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지 인식하게 되더군요.

앞으로 내가 쓰는 이야기는 내면의 글입니다. 내 내면이 나에게 전해주는 글이지요. 영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매일 내면이 전해주는 글을 아침에 일어나면 쓰게 되는데, 거침없이 딱 잘라 말하는 단언이라서 그동안 내가 썼었던 형식의 글과 매우 달랐습니다. 그 글을 이곳에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지금처럼 경어체로 부드럽게 쓸 예정입니다.

내면의 글을 종교적인 글로 오해하지는 말아 주세요. 내 내면의 글은 종교적인 글이 전혀 아니며, 그저 일상의 삶을 통한 성찰 정도니까요. 성찰이라고 말하니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그냥 일상으로부터의 깨우침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주세요.

3개월 선고를 받은 암 환자였던 그분은 2년 반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내가 쓴 ‘뉴질랜드 이야기’와 ‘행복편지’가 온유를 담은 부드럽고 따스한 동화이야기 같아서 좋다고 하셨던 지식인이셨습니다. 그 분과의 인연 덕분에 나는 스스로 내 내면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으며, 삶과 영성이 하나로 느껴진 것입니다.

이제부터 제가 전하는 이야기를 그분이 좋아하는 따스한 동화이야기처럼 잘 풀어나가게 될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신껏 내면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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